▲ 부산 영도 하늘전망대 아래 갯바위에서 밤낚시를 즐기고 있는 낚시인들.

올해 부산권 볼락, 농어 조과는 대체로 부진했다. 볼락으로 유명한 기장, 해운대 일대와 다대포 일대의 조황이 모두 좋지 않다. 예년보다 수온이 높기 때문인지 냉수 어종인 볼락, 호래기, 농어가 잘 붙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던 중 부산의 영도와 가덕도, 부산과 접한 진해 일대에서는 꾸준한 볼락 조과가 나오고 있다. 사실 이곳은 매해 기복 없이 호황을 보이는 곳으로 부산의 낚시인들이라면 꼭 한 번 들러볼 포인트라 할 수 있다. 반가운 소식으로는 볼락과 함께 호래기가 비치는 곳도 더러 있으며 씨알 좋은 전갱이가 함께 낚여 손맛을 더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낚시인들은 겨울이 되면 갈 곳이 없다고 버릇처럼 말하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처럼 의외로 가까운 곳에 좋은 포인트가 많다. 영도는 볼락과 농어를 함께 노릴 수 있으며 가덕도와 진해는 볼락, 호래기, 전갱이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 또 씨알 좋은 쥐노래미도 함께 입질한다.

각 포인트의 특징을 간략히 설명하면 영도는 진입이 어려운 절벽 포인트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해안산책로가 잘 나있어서 쉽게 갯바위로 진입할 수 있어 접근성이 좋아졌다. 단, 많은 계단을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짐이 많거나 몸이 무거우면 힘들 수 있으므로 장비를 가볍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 가덕도는 거가대교가 개통되면서 육지와 연결되어 부산 연안의 여느 동네낚시터처럼 되었지만 아주 실속 있는 곳이다. 섬이기 때문에 거제도와 유사한 시즌 행보를 보이며 볼락, 전갱이 외에도 학꽁치, 보리멸, 쥐노래미 등 다양한 어종을 만날 수 있다. 방파제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낚시를 하기 좋지만 차박이나 캠핑을 하기도 좋은 것이 특징이다.

진해 역시 어촌개발사업으로 인해 마을과 방파제가 잘 정비되어 있으며 겨울이면 방파제 주변으로 해초가 무성하게 자라 볼락은 물론 호래기와 전갱이가 잘 붙는다. 낚시인들이 많아 다소 복잡한 것이 흠이지만 야간에 서너 곳을 정하고 차를 타고 돌면서 낚시를 하면 만족할 조과를 거둘 수 있다.

영도는 동서남북 전역에 낚시터가 있지만 특히 서쪽과 동쪽에 육로 포인트가 많으며 절벽으로 이뤄진 남쪽은 낚싯배를 타고 진입해야 한다. 그중 절영로해안 초입은 서쪽에서 진입하면 가장 먼저 닿을 수 있는 영도의 낚시터다. 농어가 잘 낚이며 볼락, 삼치, 전갱이도 낚을 수 있는 곳으로 주변의 몽돌해안을 포함하면 노릴 곳이 아주 많다. 절영해안산책로에서 바로 진입할 수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며 계단과 이어지는 갯바위와 주변 연안에서 낚시를 할 수 있다. 40~60cm 농어가 잘 낚이며 밤에는 가까운 곳까지 농어가 붙는다. 더불어 큰 씨알의 볼락도 입질하기 때문에 소형 미노우나 웜으로 공략하면 두 어종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 수심은 5m 내외.

하늘전망대 아래는 갯바위가 길게 이어져 있어서 조금만 걸으면 낚시할 곳이 아주 많다. 큰 바위가 있는 곳에선 모두 낚시를 할 수 있으며 낚이는 어종도 농어, 볼락, 전갱이로 다양한다. 절영산책로를 지나다가 산책로 가운데에 지점에 하늘전망대 아래로 내려가는 갯바위 진입로가 있는데 계단이 높아 오르내리기가 힘들므로 장비를 간편하게 챙기고 필요한 소품도 잘 챙겨 내려가야 한다. 하늘전망대에서 내려가면 좌우측 어디를 공략해도 좋지만 파도의 유무에 따라 원하는 곳을 선택하면 된다. 농어나 전갱이를 노린다면 파도가 치는 곳이 좋고 볼락은 파도가 낮고 해초가 많은 곳이 유리하다. 오후 피딩타임을 노리면

영도 남쪽에 있는 갯바위 포인트로 걷기엔 조금 멀지만 일단 진입하면 낚시여건이 뛰어나 종종 찾게 되는 자리다. 중리해녀촌을 지나 3km 길이로 형성된 해안산책로를 따라가면 갯바위가 나오는데 3km를 모두 걷는 것이 아니라 차를 타고 산책로 끝까지 가서 최단거리로 걸어가야 힘을 덜 들이며 포인트로 진입할 수 있다. 포인트는 조류 소통이 좋고 수심이 8m 내외로 깊기 때문에 볼락과 전갱이의 씨알이 크다. 북서풍이 불 때 바람을 피해 낚시할 수 있지만 서풍, 동풍, 남풍에는 취약하므로 날씨가 좋지 않다면 주의해서 낚시해야 한다. 주변에 불빛이 전혀 없는 갯바위라 무겁지만 집어등을 가져가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포인트가 협소 하지만 볼락의 씨알만 본다면 영도에서 가장 좋은 포인트다. 선착장에서 낚시를 할 수 있으며 갯바위를 원한다면 선착장과 이어진 갯바위로 들어가 낚시할 수 있다. 어느 곳이 더 좋다고 말하기 어려울 만큼 두 곳 모두 조과가 좋다. 단, 선착장의 경우 낮에는 여객선이 운항하기 때문에 낚시할 수 없고 밤낚시만 가능하다. 주변 수심은 6m 내외며 조류가 강하게 흐르기 가끔 큰 전갱이와 고등어가 붙어 손맛을 더해 준다. 지그헤드, 메탈지그, 미노우, 바이브레이션 등 다양한 루어를 준비해 다양한 어종을 노릴 수 있다는 것도 감지선착장만의 장점이다.

차를 타고 가덕도에 진입하면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방파제로 주요 대상어는 볼락, 전갱이, 갑오징어, 호래기 등이다. 굳이 외항의 테트라포드에 오르지 않고 내항에서 낚시를 해도 조황이 뛰어나며 T자 형태의 방파제 내항을 부지런히 이동해 가며 볼락을 노리면 금방 마릿수 조과를 채울 수 있다. 방파제의 규모가 크고 정비가 잘되어 있어 야간 루어낚시를 하는데 최적의 장소이며 대형 주차장과 가까워 차박을 하기에도 적합하다. 내항에서만 낚시를 할 경우 발판이 좋기 때문에 가족낚시를 해도 좋다.

가덕도 남쪽에 있는 외양포엔 2개의 방파제가 있다. 두 방파제 모두 끝 부분이 포인트며 다른 곳과는 다르게 겨울에 호래기가 잘 낚여 유명해진 곳이다. 한동안 호래기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늦은 밤에 가끔 호래기가 출몰해 볼락을 노리는 낚시인들에게 걸려든다. 호황을 보이는 시기는 초겨울이며 볼락이 가장 잘 낚이고 시즌이 깊어갈수록 호래기가 잘 붙는다. 몽돌해안에서도 멀리 노리면 볼락을 낚을 수 있으며 방파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갯바위에서는 양태도 잘 낚인다. 군데군데 바닥이 모래로 이뤄져 있지만 수중여가 많기 때문에 밑걸림에 주의해야 한다. 외양포 항 주변에 주차하기 쉬우며 차박을 할 공간도 많다.

세바지방파제의 주력 어종은 감성돔이다. 겨울 감성돔 포인트로 아주 유명해서 겨울에는 매일 낚시인이 드나든다. 하지만 밤에는 감성돔이 잘 낚이지 않기 때문에 같은 자리에서 볼락을 노릴 수 있다. 방파제 외항의 테트라포드에서 낚시를 할 수 있으며 방파제 초입과 연결된 갯바위에서도 볼락이 잘 낚인다. 세바지방파제는 거가대교가 놓이기 전부터 가덕도의 대표적인 포인트로 꼽힐 정도로 조황이 좋은데 볼락 역시 25cm 내외로 마릿수 조과를 보여주는 폭발력을 지닌 곳이다. 겨울에는 학꽁치도 잘 낚이기 때문에 차박이나 숙박을 하며 하루 정도 머물며 낚시를 하기 좋다. 방파제 바로 뒤에 펜션이 있어서 숙박에는 문제가 없다.

얼핏 보기엔 별다른 특징이 없는 방파제로 보이지만 물속 지형이 의외로 좋고 해초가 무성하게 자라 겨울 볼락낚시 포인트로 유명하다. 진입하기 수월하고 주변에 장애물이 없어서 낚시하기 편한 것도 장점. 볼락과 쥐노래미가 가장 잘 낚이며 무성한 해초군락 뒤편을 노리면 큰 씨알의 볼락을 만날 수 있다. 원투낚시, 루어낚시, 릴찌낚시 모든 장르를 할 수 있는데 릴찌낚시를 하면 망상어와 숭어가 잘 낚이고 원투낚시에는 도다리, 쥐노래미 등 다양한 어종이 낚인다.

진해 명동과 진해해양공원이 있는 음지도를 연결하는 음지교 아래에 있는 방파제다. 예전부터 유명한 감성돔낚시터로 조류가 빠른 편이라 릴찌낚시를 하기 좋다. 채비를 흘리면 전방 20~30m 앞에 형성된 수중여 주변에서 감성돔이 입질을 한다. 해초가 많은 곳에서는 쥐노래미, 볼락이 잘 낚이며 루어낚시, 원투낚시를 모두 할 수 있다. 방파제가 100m 정도로 긴 편이며 전 구간에서 낚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낚시인들이 많이 드나든다. 가끔 겨울에 청어가 붙기도 하며 큰 전어도 몰려와 재미를 주기 때문에 진해 주변을 지난다면 가끔 들러볼 곳이다.

음지교를 건너면 음지도와 우도를 연결하는 또 하나의 다리가 나오며 다리를 건너 우도로 갈 수 있다. 예전에는 명동항에서 도선을 타고 드나들었는데 지금은 걸어서 진입할 수 있으며 예전처럼 도선을 이용해도 된다. 우도마을방파제는 마을 안쪽에 있는 방파제로 음지도와 우도 사이의 물골을 주로 노린다. 조류 소통이 좋고 여객선이 드나드는 자리인 만큼 수심도 10m 이상으로 깊기 때문에 겨울에도 감성돔을 노릴 수 있다. 그 외 볼락, 호래기, 쥐노래미가 낚인다. 원투낚시를 하면 도다리, 가끔 보구치, 성대, 붕장어도 노릴 수 있다. 우도에는 방파제가 여러 개 있기 때문에 도보로 다른 곳을 노려도 좋지만 가장 큰 마리나방파제와 다리에서는 낚시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