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타이라바 기부 출조 행사는 테일워크, 카이루소 필드스탭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창수 씨가 개인적으로 기획한 것으로 기부를 시작한 계기도 특별했다. 이창수 씨는 8년 전에 우연히 여수에서 많은 양의 참돔을 낚은 후 참돔을 처리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여수에 있는 아동복지시설 삼혜원에 기부한 적이 있다.

처음엔 손질하기 귀찮은 날생선을 받아주지 않으면 어쩌나 고민도 했지만 낚시인이란 이름으로 아동복지시설을 찾아가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의외로 흔쾌히 참돔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참돔을 전달한 후 삼혜원 원장으로부터 복지시설 아이들이 싱싱한 생선을 먹을 일이 적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아동복지시설엔 다양한 연령의 아이들이 있습니다. 갓난아이부터 미취학 아동 그리고 곧 성인이 될 중고교생도 있어요. 중고교생의 경우 한참 다양한 것을 먹을 나이지만 싱싱한 회나 참돔구이 같은 생선을 먹을 기회가 거의 없고 어린이들도 가끔 저렴한 생선구이를 먹을 뿐 육류에 비해 고급 생선은 귀한 식재료라고 합니다. 그 말을 듣고 꾸준히 기부할 것을 결심했고 처음엔 혼자서 적은 양이나마 전달하다가 4년 전부터는 본격적으로 뜻있는 낚시인들과 기부를 함께하고 있습니다.”“아이들이 싱싱한 생선을 먹을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이날 행사는 모두 낚시인들의 ‘내돈내산’으로 진행했다. 낚시인들 14명이 10만원씩 선비를 지불했고 낚은 고기를 전부 혹은 일부 기증했다. 그리고 강영안 선장이 선비 140만원에서 50만원을 쾌척해 복지시설에 필요한 라면, 간식, 화장지, 쌀을 구입했고 이창수 씨는 회원을 모으고 발품을 팔며 행사를 이끌었다.

작은 정성이지만 모이면 크다는 말이 실감났다. 낚시를 마치고 거제 성지원에 가서 직접 어린이들을 대면하니 기분이 달랐다. 사실 기자는 낚시업체가 주최한 기부행사를 통해 거제 성지원에 이미 두 번 방문했지만, 이번 행사는 낚시인이 자발적으로 나서 선행을 했다는 점에서 다르게 다가왔다. 내가 낚은 생선이 아이들의 식탁에 오를 것을 생각하니 왠지 뿌듯했다.

행사를 마친 후 이창수 씨는 “물품을 전달하고 집에 갈 때쯤이면 오늘 하루를 뜻 깊게 보냈다는 기분이 듭니다. 단지 그것뿐입니다. 어제와 똑같은 오늘이고 또 내일도 똑같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행복하게 살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낍니다. 처음은 어색하지만 기부를 멈출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오늘을 함께 살고 있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비단 저만 아니라 많은 낚시인들이 기부행사를 하고 있으니 관심이 있는 낚시인들은 꼭 한번 참여해보시길 권합니다”라고 말했다.

▲ 철수 후 거제 성지원을 방문한 낚시인들. 낚은 생선과 낚시인들이 보탠 기금으로 물품을 구입해 전달했다.

▲ 거제 옥포동에 있는 아동복지시설 성지원. 다양한 연령의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생각지 못한 곳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