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0일, 이제 막 시즌을 시작한 거제도권 타이라바 취재를 위해 테일워크 필드스탭 이창수 씨와 동행했다. 시즌 초반답게 30~50cm 참돔이 마릿수 호황을 보였으며 다양한 어종이 낚이는 거제도답게 광어, 쏨뱅이, 붉바리로 색다른 손맛을 볼 수 있었다.

▲ “우와~ 붉바리다!” 참돔을 노린 타이라바에 5짜 붉바리가 올라오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이런 녀석들도 팍팍 물어줍니다.” 이지윤(좌), 오상욱 씨가 예쁜 색깔의 어린 참돔을 낚아 인증샷을 남겼다.

▲ 거제 머살란트호에 승선해 출항을 준비하고 있는 낚시인들.

▲ 이창수 씨의 타이라바 장비. 테일워크 타이게임TZ에 다이와 솔티가IC 베이트릴을 사용한다.

▲ 오전에 거둔 참돔 조과. 날씨가 좋지 않았지만 시즌 초반이라 높은 활성을 보이고 있다.

▲ 5짜 붉바리를 낚은 김승현 씨.

11월 20일 새벽 4시. 전국에서 모인 낚시인들이 타이라바 출조를 위해 거제도 둔덕면 학산리에 있는 남포수산 앞 포구에 모였다. 강영안 선장이 운항하는 머살란트호를 타고 나가기로 했는데 이번 출조에는 특별한 이벤트도 있었다. 전국에서 모인 낚시인들은 이창수 씨의 지인들로 당일 낚은 참돔을 거제도 아동복지시설인 성지원에 기부하기로 한 것이다. 뜻 깊은 일이라 이창수 씨뿐 아니라 강영안 선장과 많은 낚시인들이 동참했고 기자 역시 봉사하는 마음으로 취재와 동시에 고기를 낚을 준비를 마치고 승선했다.

머살란트호는 거제도 둔덕면을 벗어나 남쪽으로 이동, 통영의 한산도와 죽도를 지나 거제도 남쪽에 있는 대덕도 일대에 도착했다. 포인트 수심은 60m. 조류가 느리게 흘렀지만 강한 바람으로 낚싯배가 순식간에 밀릴 것을 예상해 낚시인들은 120g 헤드를 사용해 낚시를 시작했다.

승선한 낚시인들의 채비는 다양했다. 일부는 타이바라에 지렁이를 꿰어 사용했으며 일부는 지렁이를 사용하지 않고 다양한 웜과 스커트를 달아서 낚시를 했다. 대체로 지렁이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강영안 선장이 “바람이 불고 주로 바닥에서 입질하기 때문에 거제권에선 지렁이를 쓰는 것이 조금 더 유리합니다”라고 조언했지만 대부분 자기 스타일대로 채비를 꾸려 낚시를 했다.

낚시를 시작한 직후 선두에서 입질이 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참돔 체장이 20cm가 넘지 않아 곧바로 방생. 두 마리를 연속으로 방생한 후 선미에 선 최종철 씨가 처음으로 30cm가 넘는 참돔을 낚았다. 양승원 씨는 오션88피싱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로 타이라바에 꼴뚜기 모양의 웜을 달아 참돔을 낚아냈다.

▲ 94cm 광어를 낚은 기자. 철수 때까지 잘 살려서 거제 성지원에 기증했다.

▲ “거제 타이라바는 이제 시작입니다.” 참돔으로 손맛을 본 김승현(좌), 양승원(엔에스 필드스탭) 씨의 기념 촬영.

▲ 강영안 선장이 운항하는 거제 머살란트호에 승선해 열심히 참돔을 노리고 있는 낚시인들.

▲ 작은 씨알의 참돔을 들어올리고 있는 양승원 씨.

▲ 미처 부레의 바람을 빼지 못해 뒤집어진 쏨뱅이. 가장 큰 것은 붉바리다.

▲ 테일워크, 카이루소 필드스탭 이창수 씨도 참돔으로 손맛을 보았다.

▲ 기부행사를 위해 서울에서 달려온 유영수 씨의 참돔 인증.

▲ 양승원 씨가 사용한 엔에스의 타이라바 전용대 퓨리어스 티타늄 보론 582RL.

▲ 계측자에 광어를 올리니 94cm가 나왔다.

▲ 이창수 씨의 타이라바 소품들. 헤드, 스커트, 넥타이, 바늘을 모두 따로 구비해 다닌다.

▲ 양승원 씨가 사용한 타이라바. 헤드는 120g 텅스텐이며 웜은 엔에스의 퓨리어스 라바 스퀴드.

그 후에도 여러 자리에서 입질이 들어왔지만 큰 씨알의 참돔은 낚이지 않았다. 모두 기부를 할 마음에 조과가 풍성했으면 좋겠다고 바랐지만 기상이 너무 나빠서 큰 기대를 하기엔 사실 무리였다. 그나마 취재 당일 전날에 50~60cm 참돔이 무더기로 낚였다 했기에 희망을 가져볼 수밖에 없었다.

무심하게 시간이 흘러갔다. 그러다가 엉뚱한 곳에서 잭팟이 터졌다. 기자가 선미에서 낚시를 하다가 큰 고기를 걸었는데 올려보니 무려 94cm나 되는 광어가 올라온 것. 무게가 8kg이 넘어 무조건 미터가 넘는 광어라고 모두 소리쳤다. 광어의 몸통이 엄청 두꺼웠지만 아쉽게 미터는 넘지 않았다.

비록 90cm 오버지만 대광어는 선내 분위기를 바꾸기 충분했다. 낚시인들은 이것은 오늘 좋은 일에 쓰라고 용왕님이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하며 더 큰 참돔을 낚겠다고 서둘러 채비를 내렸고 거짓말처럼 50cm가 넘는 붉바리와 함께 40~50cm 참돔이 마릿수 조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 선두에 선 김대경 씨가 큰 참돔을 걸자 강영안 선장이 뜰채로 참돔을 올리고 있다.

▲ 큰 씨알의 참돔을 낚은 김철중 씨.

▲ 점심을 먹기 전에 행운상 추첨을 했다.

강영안 선장도 다른 배에 조과가 뒤질세라 열심히 포인트를 이동했다. 대덕도, 가왕도, 매물도 인근을 계속 오갔으며 다른 배와 교신을 하며 어디에서 참돔이 잘 나오는지 포인트를 놓치지 않았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강영안 선장은 더 나은 조과를 위해 지렁이를 꼭 사용하라고 권했지만 낚시인들이 잘 사용하지 않은 것이다. 강영안 선장은 오늘의 조과를 위해 지렁이를 무료로 무한으로 제공했는데 의외로 낚시인들이 잘 쓰지 않았다.

강 선장은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지렁이를 쓰지 않아도 좋지만 거제권처럼 다양한 어종이 낚이는 곳에서는 지렁이를 사용하면 더 나은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참돔뿐 아니라 바닥층의 다양한 고기를 낚을 수 있으며 특히 거제권은 수심이 60m 내외로 깊고 초겨울에는 참돔이 대단한 먹성을 보이기 때문에 빠른 입질과 많은 조과를 거두는 데는 지렁이가 효과적입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렁이를 사용한 낚시인들은 다양한 어종으로 꾸준한 조과를 거둔 반면 타이라바만 사용하는 낚시인들은 작은 씨알의 참돔을 올리거나 의외로 쏨뱅이가 먼저 달려들어 참돔의 입질을 받을 타이밍을 놓치는 일이 많았다. 지렁이에 대한 새로운 면을 경험하는 순간이었다.

출조는 오후 4시까지 진행했다. 평소라면 오후 5시나 6시에 철수해 항에 도착하면 깜깜한 밤이 되지만 이날은 특별히 낚시인들이 낚은 참돔을 거제 성지원에 전달하기 위해 조금 일찍 철수한 것이다.

철수하면서 낚은 조과를 확인한 결과 평소보다 2~3시간 낚시를 덜했지만 대부분의 낚시인이 7~8마리의 참돔을 낚아서 기부하기엔 너무 많은 양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조과가 좋았다. 물론 낚시인 중에는 잔챙이 참돔 한두 마리를 낚은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 골고루 손맛을 보아 순조롭게 취재를 마칠 수 있었다.

머살란트호의 이번 출조는 올해 두 번째 타이라바 출조로 강영안 선장은 지난 11월 17일까지 내만으로 갈치 출조를 하다가 11월 18일부터 타이라바 출조를 시작해 좋은 조과를 거두고 있다고 했다. 거제권은 12월 초부터 참돔 마릿수 조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대물도 잘 낚인다고 한다. 시즌은 3월까지 이어지며 12월과 음력 2월 영등철은 미터급 참돔을 노리고 출조하기 좋다.

▲ 머살란트호 강영안 선장. 참돔을 한 마리라도 더 기부하기 위해 새벽부터 진땀을 흘리며 고생을 했다.

▲ 이번 행사를 기획한 이창수 씨. 테일워크, 카이루소 필드스탭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우연히 아동복지시설의 상황을 들은 후 매년 꾸준히 조과를 기부하고 있다.

▲ 50cm가 넘는 참돔을 낚은 김대경 씨.

▲ 기부출조행사에 참가한 낚시인들의 기념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