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시리 선상 캐스팅은 11월 중순이면 급격한 수온의 하락으로 시즌이 종료되곤 한다. 제주도 일부 지역에서 낚시가 된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일반 앵글러들은 갈수 없는, 레저용 배나 집어등이 있는 어선 등을 타고 떠난 현지인의 거둔 조과가 전부다. 그것도 소문이 과장된 것이 많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큰 녀석만을 노리는 대부시리 선상 캐스팅은 11월 중순이 사실상 마지막 출조 기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겨울에도 수온이 높은 제주도 해역에서 이 캐스팅게임이 안 될 리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래서 한겨울에도 대부시리만을 노려 캐스팅게임을 할 수 있는 낚싯배를 몇 년째 찾고 있었다. 그러나 제주에선 동호인 인구도 적은 탓인지 상품화하는 시도는 잘 보이지 않았다.

▲ 지난 12월 1일, 필자가 가파도 해역에서 낚은 길이 150cm, 무게 30kg 대부시리를 품에 안자 함께 출조한 피싱그램퍼스 회원들이 축해주고 있다.

▲ 제주 사계항에서 출항하는 팀명성호. 팀명성호 손강석 선장은 필자와 함께 겨울 캐스팅게임 포인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나는 제주도 바다가 빅게임 필드로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낚싯배의 운영 경비, 시간 등의 이유로 대부시리 캐스팅 포인트가 아직도 잘 알려지지도 개발되지도 않은 상황이 무척 아쉬웠다. 그런 가운데 수소문 끝에 제주도의 도두항과 모슬포에서 출항하는 팀명성호의 손강석 선장을 알게 되었다. 손 선장은 대부시리 캐스팅게임에 매우 관심이 많았고 개발 의지 역시 확고했다. 드디어 오랜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제주도 가파도, 마라도의 캐스팅 포인트를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상품화다. 가파도나 마라도에서 그간 나오지 않던 부시리를 낚는다는 것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가서 선상에서 부시리를, 그것도 120cm가 넘는 대부시리를 낚을 수 있게 만드는 과정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두 가지를 준비하기로 했다. 첫째는 제주도에서 대부시리 선상 캐스팅이 상품화될 수 있게 일정한 조과를 나오는 포인트와 물때를 최대한 많이 알아놓는 것이다. 둘째는 11월, 12월, 1월, 2월, 3월에도 대부시리 선상 캐스팅이 가능한가에 대한 데이터를 쌓아두는 것이었다. 그렇게 10월 중순부터 제주도의 가파도, 마라도 포인트를 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소수의 낚시인들만 알고 있던 포인트를 알아내기는 쉽지 않았다. 우리만의 데이터를 갖기 위해서 가파도 전역을 물때에 따라 찾아 다녔다. 운이 좋았던 건지 아니면 원래 개체수가 많았던 건지 탐사를 하는 족족 루어에는 대부시리들이 화난 모습으로 바늘에 달려 나왔다. 탐사는 대성공이었다.

지깅이나 흘림낚시에는 종종 얼굴을 보여주던 대부시리지만 이렇게 두 달여 동안 캐스팅 낚시방법으로만 출조해서 조과를 보여준 낚싯배는 팀명성호가 처음이었다.

이런 탐사 과정을 통해 가파도와 마라도는 정말 대부시리가 많은 필드라는 걸 확인하게 되었다. 12월에도 폽핑을 할 수 있다는 사실, 심지어는 잘 된다는 걸 확인한 것은 큰 성과였다.

나는 12월 1일에 150cm 대부시리를 가파도 포인트에서 폽핑으로 올렸으며 11월 말에는 154cm(35kg) 대부시리를, 11월 중순에는 서지헌 군이 155cm(34kg) 대부시리를 배 위로 끌어냈다. 그리고 출항만 하면 120cm 오버 대부시리들을 하루에 3~10마리씩 낚아냈다.

120cm 이상의 대부시리는 개체수가 적기 때문에 마릿수로 올리기 정말 쉽지 않다. 한참 잘나오는 가을 시즌에도 하루에 3~4마리 나오면 대박 조과라고 할 정도인데, 한겨울 가파도, 마라도에서 쏟아지는 대부시리 조과는 정말 대단하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11월부터 12월 초에 이르는 동안 150cm가 넘는 대부시리가 5마리 나왔고 140cm 넘는 대부시리는 17마리 나왔다. 제주에서 잘 낚는다고 하는 배들이 한 해 140cm 넘는 부시리를 10마리 내외로 올린다는 사실을 놓고 보면 팀명성호의 조황은 놀라울 뿐이었다.지귀도, 우도, 범섬 등도 탐사 계획 제주도에서 겨울에 대부시리 캐스팅을 전문으로 출조하는 낚싯배는 팀명성호가 유일하며 겨울 시즌에는 모슬포항에서 출항한다. 캐스팅, 지깅 등 루어낚시에 최적화된 7.31톤 규모의 낚싯배로 23노트의 평균속도로 모슬포에서 가파도까지 10분이면 진입한다. 이는 도두항에서 추자도 절명여까지 1시간, 추자도 본섬까지 1시간 10분, 20분에 갈 수 있는 속도다. 배가 빠르다는 것은 우리가 낚시할 시간이 늘어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집어등도 없고 자리도 넓은 편이어서 대부시리 캐스팅에는 가장 적합한 배라고 할 수 있다.

제주도는 한겨울에도 수온이 18도를 상회하기 때문에 1, 2, 3월에도 대부시리 캐스팅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해 계속해서 도전해볼 계획이다. 더불어 제주도의 지귀도, 표선, 우도, 범섬, 문섬 등에서도 지속적으로 캐스팅 게임을 시도할 예정이다.

가파도에서는 캐스팅 시 장타와 볼륨감이 있는 루어가 입질 받을 확률이 높다. 배 앞까지 와서 루어를 덮치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대부분 먼 곳에서 볼륨감 있는 루어에 입질이 확실하게 좋았다. 12월에 들어서면서 36cm, 300g에 달하는 빅펜슬에도 반응이 좋았다.

루어의 컬러는 154cm 대부시리를 낚을 때 리얼모션 날치 140g을 썼으며 150cm 대부시리는 리얼모션 핑크 140g이었다. 그리고 155cm 대부시리를 낚은 서지헌 군 역시 리얼모션 핑크 140g을 썼다.

로드는 허리힘이 강한 것이 유리하다. 그 이유는 입질 수심이 40m권에서 3m권으로 얕아지는 중간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보통 25m 수심에서 랜딩을 시작한다. 30초 정도면 수심이 15m로 얕아지므로 초반 제압에 실패하면 바닥에 쇼크리더를 쓸려 터질 확률이 높으므로 허리힘이 강한 로드는 필수다. 라인은 PE 8호 이상, 쇼크리더는 150lb 이상을 사용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