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짧기만 했던 대호 대산2번수로의 오후 피딩타임. 일몰 직후에 잠깐이었지만 메탈바이브에 배스가 뜨겁게 반응했고 덕분에 황홀했다. 마치 사진 속 석양처럼.

2023년 신년호 취재를 위해 충남 서산의 대호를 찾았다. 이번에는 지난 11월호 취재부터 함께한 정유철 회원 외에 새 멤버인 반창엽 회원이 합류했다. 반창엽 회원은 코베아 필드스탭으로 활동하고 있으면서 MLF 토너먼트에 출전하고 있다.

해마다 이 무렵이면 대산2.5번수로의 본류 합수부 부근 작은 둠벙에서 배스 소식을 접하곤 해서 그 근처의 수로들을 먼저 탐색할 계획이었다. 지난 11월 26일, 가장 확실한 포인트로 꼽았던 수로 끝의 둠벙으로 향했다. 그런데 붕어낚시인이 먼저 자리를 잡고 있어 포기할까 생각했는데 다행히 일찍 철수해서 몇 시간 후에 그곳에서 낚시를 할 수 있었다.

갈대 속에서 꽤 여러 번 입질을 받았다. 그러나 입걸림은 성공시키지 못하는 상황. 입질이 마치 자진모리장단을 연상케 할 정도로 요란스러운 것으로 보아 작은 개체들로 생각되었다. 수로를 거슬러 올라가며 프리리그와 다운샷리그로 커버 속을 공략했으나 그 뒤로는 입질을 받지 못했다. 결국 대산2.5번수로에서 배스를 만나는 것은 실패했다. 이른 아침의 먹이활동 시간대에 둠벙을 공략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 대호 대산2번수로에서 프리리그로 만난 배스. 이런 크기의 개체들이 갈대와 부들 군락 사이에 숨어 있었다.

대산읍 운산리 2460번지. 이곳에는 대산2번수로를 지나는 다리가 있다. 이 다리 근처 수로에는 바닥에 꽤 많은 돌이 있고 연안에 갈대도 분포하고 있다. 한눈에 봐도 포인트로 여건이 좋다. 오전 9시 반 무렵, 2.5번수로에서 이곳으로 이동하기가 무섭게 정유철 회원과 내가 프리리그 운용 중 입질을 받았다.

그러나 이곳의 배스들도 채비를 건드리기만 할 뿐 입걸림이 되지 않았다. 톡! 갈대 군락지 안으로 넣은 프리리그에 입질을 받았고 배스가 채비를 입안에 넣을 때까지 충분히 기다렸다가 훅셋했다. 그러나 3.5인치의 작은 소프트베이트를 쓰고 있음에도 입걸림은 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입질을 받기는 더 어려워졌다. 이제는 스피너베이트와 메탈바이브까지 동원했다. 그러나 입질을 받긴 해도 역시나 입걸림은 되지 않는 상황. 이제 피칭과 플리핑으로 집중적으로 커버 공략을 해야 할 상황 같았다.

우리는 대산2번수로에서 본류를 바라보며 우측 연안을 타고 내려갔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드디어 내가 첫 수를 올렸다. 피칭을 통해 부들 군락 속으로 프리리그를 넣는 동작을 반복했는데 배스가 반응을 보인 것이다. 시계를 보니 오전 10시48분이었다. 아침 7시부터 시작한 낚시였는데 드디어 마수걸이를 한 것이다.

경험상 낮 시간에 입질이 없으면 일출 아니면 일몰 전후로 입질이 활발하다. 특히 겨울엔 더 그렇다.

다행히 이날은 꾸준하게 입질을 받았기 때문에 배스는 분명히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그러면 낮 시간엔 어떻게 공략해야 할까? 답은 커버 공략에 있었다. 낮 시간대에 배스는 커버에 은신하고 있다가 어두워지기 시작할 때 오픈워터로 나와서 움직일 것이다.

피칭을 끝없이 반복했다. 삭은 부들 사이로 넣은 채비를 드디어 배스가 물고 이동했다. 입질을 하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슬쩍 물고 갔기 때문에 라인의 흐름을 눈으로 보면서 파악해야 했다. 훅셋! 드디어 두 번째 배스가 나왔다. 배스 한 마리 한마리가 너무 소중한 상황이었다.

정유철, 반창엽 회원은 아직 마수걸이를 못한 상황. 팀원들의 얼굴에는 지쳐가는 기색이 역력했다.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겨울철 커버 공략은 이렇듯 너무 힘들다.

삼길포항으로 이동해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는 데에 쓰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조과가 좋지 못했다. 그러나 식사를 해야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다시 대산2번수로로 향했다. 좋지 못한 상황에 팀원들은 출포리와 삼봉지를 가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데이터 없이 그곳으로 갈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대산2번수로에서는 계속 입질을 받고 있었으므로 난 이곳에 집중하자고 팀원들을 다독였다.

이번에는 수로 좌안을 따라 내려갔다. 커버와 수로 중앙 채널에서 드물게 입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채비를 물기가 무섭게 뱉었다. 오래 기다렸다 훅셋을 해도 입걸림이 되지 않았다. 그 무렵 와! 하는 소리가 들렸다. 반창엽 회원이 종일 고수하던 다운샷리그로 드디어 마수걸이를 했다. 시계를 보니 오후 4시30분이었다. 저녁 피딩을 염두에 두고 서서히 배스가 움직이는 것 같았다.

어느덧 해가 졌다. 팀원들은 너무 지쳐 있었다. 지친 팀원들을 차에 쉬게 하고 나는 어둑어둑한 대산2번수로의 우안을 따라 내려가며 피칭을 반복했다. 수로 중앙에서 배스의 먹이활동이 포착되었다. 드디어 배스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짧은 시간 동안 난 커버 공략으로 3마리의 배스를 더 랜딩했다.

같은 시각, 아침에 공략했던 대산2번수로 다리 주변에서 정유철 회원은 많은 수의 배스가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메탈바이브를 던졌는데 3마리를 연속으로 낚았다. 최대 3짜 후반의 배스였다. 배스들은 확실히 어둠이 깔리자 먹이 활동을 하고 있었다. 내가 커버 공략으로 3마리의 배스를 만난 시각과 일치했다.

피딩타임은 10분 정도 반짝하더니 금세 사라져버렸다. 전형적인 배스의 겨울 먹이활동 모습이었다. 이제는 완전히 해가 졌다. 밤하늘에 보이는 선명한 오리온자리와 초승달을 뒤로 하고 취재를 마감했다.

▲ 스피너베이트와 프리리그로 바닥을 탐색 중인 필자. 이곳에서 몇 번의 입질을 받았지만 아쉽게도 입걸림에는 실패했다.

▲ 다리 위에서 대호 대산2번수로를 공략 중인 회원들(대산읍 운산리 2460번지). 바로 이곳에서 일몰 직후에 무리를 지어 먹이사냥을 하는 배스들이 포착되었다.

▲ 필자의 주력 소프트베이트였던 게리야마모토사의 YAMASENKO 3인치. 겨울철에 특히 입걸림에 유리한 제품이다. 이날은 와이드갭훅 3호에 체결해서 프리리그로만 사용했다.

▲ 일몰 후 디퍼 처프플러스2로 대산2번수로를 탐색 중인 필자. 먹이활동이 뜸해지자 배스들의 활성도를 체크하기 위해 띄운 것이다.

▲ 종일 고전했지만 일몰 직후에 메탈바이브로 3마리의 배스를 연달아 올린 정유철 회원. 하루의 고단함을 이 조과를 통해 한순간에 날려버릴 수 있었다.

▲ 다운샷리그만을 고집했던 반창엽 회원이 결국 이 채비로 마수걸이를 올렸다. 위드가드가 달린 훅을 사용한 다운샷리그를 갈대 속에 집어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