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남 서홍1지에서 35cm 월척 붕어를 낚은 필자. 입질이 뜸해 철수를 하려 준비하던 중에 낚은 것이다.

▲ 드론으로 촬영한 서홍1지.

▲ 차량 통행이 가능한 제방.

▲ 올해 7월에 극심한 갈수 상태 때 바닥을 완전히 드러낸 논 아래 연안의 모습. 지금은 수심 1m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 철수를 미루고 비가 갠 이후 낚은 월척 붕어.

▲ 연안이 가파르고 수심이 3m 내외로 깊은 산 아래 포인트.

전남지역은 추수가 끝난 이후 형형색색 단풍의 물결이 절정을 향해 가고 있다. 수로나 저수지, 둠벙도 만추의 옷을 입고 한 해 마지막 멋을 뽐내고 있다. 이런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누리며 씨알 굵은 붕어 손맛을 보려는 낚시인들의 발길은 어느 해보다 바쁘기만 하다.

11월 중순의 기온은 봄을 연상할 정도로 낮에 높고 일교차가 심하지 않아 밤에도 선선했다.

그리고 따뜻한 기온 덕분에 물색이 살아나는 등 낚시 여건이 좋아지고 부분적으로 붕어의 활성도 좋아 출조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전라남북도는 가뭄 여파로 인해 저수지, 둠벙의 저수율이 낮은 곳들이 더러 있지만 이러한 곳들이 오히려 적당한 수심과 탁한 물색으로 호황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좋은 여건을 등에 업고 출조 계획을 세우던 중 평소 친분이 두터운 호남골붕어 유동철 회장으로부터 조황정보를 듣고 출조길에 나섰다.

따사로운 가을 햇살과 바람을 맞으며 지난 11월 19일 광주에서 약 2시간을 달려 해남군 북평면 서홍리에 있는 서홍1지에 도착했다.

서홍1지는 해남 내 큰 산줄기인 두륜산, 대륜산, 달마산 중 최남단에 있는 달마산 아래에 있다. 달마산에는 어여쁜 소가 점지해줘 세워졌다는 미황사라는 유명한 절이 있는데 등산객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기도 하다.

약 1만1천평의 서홍1지는 토종붕어를 비롯해 잉어, 가물치 등이 서식하고 새우와 참붕어가 채집된다. 준계곡형 저수지로 산 아래 연안은 급경사여서 수심이 깊고 반대편 논 아래 연안은 완만한 바닥 형태이나 육초대가 넓게 분포되어 밑걸림이 많다. 이 두 곳의 수심 차는 매우 큰데 지난 7월 극심한 가뭄으로 갈수가 이어져 바닥을 드러냈을 때 확인한 사실이다.

최상류권에는 갈대군락이 있으며 연안을 따라 뗏장수초가 일부 구간 형성되어 있다. 독성이 강하면서 약재로 쓰는 여뀌가 산 아래 연안을 비롯해 제방에 넓게 분포되어 있다. 마른 여뀌를 태워 물에 뿌리면 수중 속 생명체가 바로 떠오를 정도로 독성이 강하다고 하니 주의해야 한다.

차량은 제방을 통해 좌우 연안으로 진입할 수 있으나 최상류권은 갈 수 없다. 마을회관 앞을 지나 걸어서 진입해야 한다.

필자와 동행한 아피스 송귀섭 이사는 포인트 설정을 위해 연안을 둘러봤다. 가뭄의 여파로 최상류권은 바닥이 보일 정도였고 논 아래 중류~하류는 70cm~1m 수심을 유지했다.

갈수 때 폭넓게 자라 오른 육초로 인하여 밑걸림이 생겨 미끼 안착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였고 산 아래 중류~하류는 3m의 수심을 유지했다. 논 아래 포인트는 광주에서 온 낚시인들이 자리들을 꿰차고 앉아 있어 산 아래 깊은 수심으로 이동했다.

연안에 가득 찬 여뀌를 제거하고 하류에 나란 히 자리를 잡았다. 수심이 3m 내외로 깊어 슬 로프채비에 옥수수를 꿰어 찌를 세웠고 아피 스 송귀섭 이사는 글루텐을 미끼로 사용했다. 해가 저물면서 바람이 멈췄는데 기온은 오히 려 떨어져 싸늘했다. 찌불을 밝히고 저녁에 온 첫 입질에 챔질하니 22cm 붕어가 올라왔 다. 이후 아피스 송귀섭 이사와 필자는 자정 무렵까지 22cm 이하 붕어만 낚았는데 큰 붕 어는 입질하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동이 트며 이슬비가 잠시 내렸 다. 이왕 내리는 비, 많이 내려주길 바랐으 나 텐트와 파라솔만 젖을 정도로 얄밉게 내 렸다. 비가 그치자 다시 미끼를 새로 꿰어 찌를 세웠다. 입질은 빈번했으나 씨알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 더 이상 변화 없는 조과에 아 쉬운 철수 준비를 하려던 중 수중으로 서서히 끌려가는 찌가 시야에 들어와 조금 늦게 챔질 했으나 놓치지 않았다. 그런데 올라온 씨알이 35cm 월척 붕어였다. 반전의 순간이었다. 철수를 미루고 부푼 기대감 속에 찌를 응시했 다. 연달아 입질이 이어질 것으로 내심 기대 를 하고 집중했다. 잔 씨알 붕어의 입질이 몇 차례 이어졌고 흐렸던 하늘에서 햇살이 내리 쬐면서 월척 붕어 한 마리를 더 낚을 수 있었 다. 이후 잔 씨알 붕어마저도 소강상태를 보 여 대를 접었다. 철수길에 맞은 편 논 아래 연안을 둘러보니 살림망에 월척 붕어가 여러 마리 들어있는 것 이 눈에 보였다. 광주에서 온 김종인 씨와 이 형철 씨는 초저녁부터 자정 무렵까지 그리고 아침시간에 월척 붕어 입질을 받았다고 한다. 긴 대를 사용해 수심 1m권을 옥수수 미끼로 공략한 조과다. 이곳은 당분간 비 소식이 없고 급격히 기온이 떨어지지만 않으면 월척 붕어 소식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많은 양의 비가 와서 수심에 변화가 생긴다고 해도 물색만 따라준다면 상 류권 오름수위 손맛도 기대해 볼 만했다.

▲ 해남 서홍1지에서 아침에 월척 붕어를 걸어 손맛을 즐기고 있는 필자.

▲ 광주 낚시인 김종인 씨가 아침에 이슬비가 내리 는 중 올린 월척 붕어를 해남 서홍1지에서 보여 주고 있다.

▲ 산 아래 하류에 자리를 잡은 아피 스 송귀섭 이사가 깊은 곳을 떡밥 으로 공략해 입질을 받았다.

▲ 논 아래 연안 중 하류권에 자리를 잡은 김종인 씨. 주변 수심은 1m 정도.

▲ 무넘기 부근에 자리를 잡은 광주 낚시인 이형철 씨도 큰 씨알의 붕 어로 손맛을 봤다.

▲ 김종인 씨와 이형철 씨가 해남 서 홍1지에서 밤에 낚은 월척 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