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실군 성수면 태평리에 있는 삼봉소류지. 수면적 1600평의 아담한 저수지지만 4짜 붕어까지 낚이는 저력 있는 낚시터다.

▲ 감성돔 8호 바늘에 지렁이를 여러 마리 꿰어 미끼로 사용했다.

▲ 필자가 임실 삼봉소류지에서 오후에 낚은 32cm 월척 붕어.

지난 11월 20일, 논산에 살고 있는 김현태 씨와 함께 가을이 끝나기 전 전북지역의 소류지를 출조해보기로 하고 몇 군데를 떠올려 이른 아침부터 출조에 서둘렀다. 전북 임실지역을 둘러보다가 김현태 씨의 지인인 채영탁 씨로부터 조용하고 작은 소류지를 추천받아 삼봉소류지를 찾게 되었다.

전북 임실군 성수면 태평리에 있는 삼봉지는 만수면적 1,600여 평으로 바닥은 전체적으로 사질을 띠고 있으며 물색이 깨끗한 편이었다. 배스가 유입된 곳으로 월척 붕어와 4짜 붕어 개체가 살고 있다는 게 전해들은 삼봉소류지의 낚시정보다.

점심 무렵이 조금 안되어 현장에 도착해보니 수위가 많이 빠져 있는 상황. 지금 같은 시기에 물 빠진 소류지는 대물 확률이 높기 때문에 나와 김현태 씨는 소류지를 둘러 본 후 고민하지 않고 대편성을 시작했다.

상류권은 수심이 나오지 않고 물색과 낚시 여건이 좋지 않았다. 나는 제방 가운데의 수심 1m 전후에 찌를 세웠고 김현태 씨는 제방 우안 쪽에 낚시자리를 잡았다. 한참 대편성을 하고 있던 도중 동네 주민들께서 2주 전에 소류지 물이 빠지고 많은 양의 붕어와 잉어를 걷어갔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굵은 붕어를 만난 경험이 종종 있기에 주민들의 이야기를 참고만 하기로 했다.

외래어종이 서식하는 탓인지 밤낚시보다는 낮낚시와 오전낚시에 입질이 집중되는 경향이 많다는 김현태 씨 지인의 얘기가 떠올랐다. 늦은 점심을 먹은 후 자리에 들어와 낮낚시를 시작했다. 나는 지렁이 미끼를 사용하였고 김현태 씨는 옥수수와 글루텐떡밥을 썼는데 입질 하나 없이 찌는 미동이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오후 5시가 넘어가면서 필자 자리 맨 좌측 연안 근처에 세워 둔 3.7칸 대에서 입질이 들어왔다. 핸드폰을 보고 있는 사이 낚싯대를 차고 나가며 피아노줄 소리가 들려 급하게 챔질을 했다.

이 한 번의 입질을 뒤로하고 물가는 다시 정적에 빠졌다. 김현태 씨 가족이 도시락을 준비해 찾아와 예정보다 이른 저녁식사를 하게 됐다. 식사를 하던 도중 반대편에 있던 김현태 씨 찌에도 입질이 들어왔다. 거리가 멀어서 달려가지 못하고 포기한 채 식사를 마저 하고 있는데 이게 무슨 일? 낚싯대를 차고 나가는 것이다. 뒤늦게 달려가 보려 했지만 이미 상황은 끝이 난 후였다.

밤은 아무런 입질이 흘러갔고 새벽 4시가 되면서부터 지렁이 미끼에 배스가 달려들기 시작했다. 배스 씨알이 작다고 들었는데 40cm 전후의 배스들이 많았다. 동네 주민의 바닥을 긁었다고 하더니만…. 수면 위를노니면서 물파장을 일으키는 붕어들도 자주 목격되었다. 아무리 물이 말라도 고기는 마르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되었다.

취재 당일 이후 비 소식이 몇 차례 있었다. 12월 초 현재 삼봉지 수위는 취재일보다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삼봉소류지엔 배스 개체수가 많으니 옥수수나 떡밥 등 곡물성 미끼를 꼭 챙겨길 바란다.

▲ 필자 맞은편 연안에 자리를 잡은 김현태 씨가 채비를 던져 넣고 있다.

▲ 만수가 되면 잠기는 상류 갈대밭. 만수 때 이곳을 찾으면 손맛을 보기 쉽다.

▲ 임실 삼봉소류지 제방 전경.

▲ 필자가 임실 삼봉소류지에서 오후에 낚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