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을은 일교차가 심한 날이 여러 날 지속되어 어느 해보다도 단풍이 예쁘게 물들었다. 아름다운 오색 빛깔이 자연을 수놓은 이 가을을 떠나보내고 싶지 않지만 그건 인간의 허황된 욕심일 뿐 가을은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 가을의 끝자락에 경기도 용인 상덕낚시터로 마지막 가을 낚시여행을 떠났다.

▲ 용인 상덕낚시터 상류에 있는 1인 천막좌대 포인트.

낚시터에 거의 도착했을 무렵 낚시터로 진입하는 길 맞은편에 있는 수제찌공방 ‘찌멋대로’에 먼저 들렀다. 필자가 주로 사용하는 찌로 낚시인들에게 찌올림이 좋기로 소문이 나있다. 마침 상덕낚시터 근처에 공방이 있어 몇 점을 구입하고 상덕낚시터에 도착했다.

상덕낚시터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서리에 있는 수면적 6천 평의 평지형 저수지다. 용인대학교 언덕 넘어 마을길로 들어서면 나온다. 주변 산세도 좋아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일상을 벗어나 하룻밤 힐링하기에는 안성맞춤인 곳이다. 상덕낚시터는 손맛터이지만 일반적인 손맛터와는 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보통의 손맛터는 평일 24시간 영업을 하지 않지만 상덕낚시터는 평일에도 24시간 영업을 한다. 또한 손맛터임에도 수상좌대가 있는 것도 특징이다.

관리소 앞 잔교는 최근에 설치된 것으로 주차장 주차 후 바로 낚시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관리소 건너편 산 밑 포인트에 있는 잔교는 여름에 인기가 많은 곳인데, 종일 그늘이 져서 시원하게 낚시할 수 있다.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중류에 배치된 잔교는 주로 내림과 중층낚시를 즐기는 낚시인들이 좋아하는 곳이다. 잔교의 폭이 넓어서 파라솔이나 텐트를 양쪽으로 설치하여도 통행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 주로 이곳에서 씨알 좋은 떡붕어가 잘 낚인다.

최하류 제방 근처에는 천막 잔교가 설치되어 있다. 추운 겨울이나 비바람이 몰아치는 악천후에도 상관없이 낚시를 즐길 수 있으며 대형 난로가 있어서 겨울에 특히 인기가 많은 곳이다. 겨울철 하우스 낚시터가 답답하다고 느끼는 낚시인들이 즐겨 찾는다. 수심이 4m 이상으로 깊다보니 겨울이 아니어도 장찌 마나아들이 애용하는 곳이기도 하다.

수상좌대는 2인용 2개, 3인용 4개, 5인용 일반형 2개, 특좌대 2개 등 총 10동을 운영하고 있다. 좌대에는 야외용 테이블이 있으며 식당에서나 볼 수 있는 드럼통형 둥근 식탁이 있다. 중앙에 가스기구가 장착되어 있어 부탄가스만 준비해 오면 마치 식당에 온 듯 편하게 식사할 수 있다. 실내에는 TV, 냉장고. 에어컨 등의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으며 난방은 전기 패널 방식이다.

상덕낚시터는 겨울에도 낚시터를 운영하는데 좌대마다 낚시하는 자리 아래에 물대포가 설치되어 한겨울에도 물이 얼지 않는다. 입어료는 노지 2만5천원 수상좌대는 1인 입어료 포함 5만원이다. 주로 토종붕어, 떡붕어, 중국붕어, 향붕어, 잉어, 향어 등이 서식하고 있으며 꾸준한 방류 덕에 자원 관리가 잘 되고 있다.

박영수 대표에게 수상좌대 키를 받아 최상류 10번 방에 도착해 낚싯대를 편성했다. 낚싯대는 2.8칸 한 대를 편성했는데 수심은 약 3m 정도로 상류인데도 깊은 편이었다. 예전에는 살치 등의 잡어가 낮에 엄청 덤벼들었다고 하는데 그동안 퇴치작업을 한 덕인지 잡어 입질은 없었고 낮 시간임에도 붕어가 잘 낚였다.

그때 산 밑 잔교 포인트에서 낚시하던 어린아이의 함성에 놀라 쳐다보니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어린이가 붕어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었다. 낚싯대의 휨새만 봐도 큰 붕어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아이의 아빠가 뜰채에 붕어를 담았는데 씨알 좋은 향붕어다. 그러더니 아이가 연속으로 붕어를 낚아냈다. 이곳이 왜 가족낚시터로 각광받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관리실 쪽으로 향하자 이번에는 두 손을 들고 벌을 서고 있는 조사가 눈에 들어왔다. 여간해서 수면 위로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것을 보니 잉어 아니면 향어일 것으로 짐작이 되었는데 동행출조한 동료 낚시인의 도움으로 뜰채에 담았다. 역시나 잉어였다. 손맛이 아닌 몸맛을 제대로 느꼈던 낚시인은 흥분이 가시지 않는 듯 얼굴이 뻘겋게 상기되었다.

주말을 맞이하여 잔교 곳곳은 지인 또는 가족과 함께 출조한 낚시인들로 자리가 메워져 있었고 여기저기서 붕어가 나오는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특히 중앙 잔교에서 내림낚시를 하는 낚시인들은 허리급 떡붕어를 연신 낚아내고 있었다.

다시 좌대로 돌아와 준비해온 음식으로 이른 저녁을 먹고 찌불을 밝혔다. 밤이 되면서 낮보다 더 많은 붕어의 입질이 들어왔는데 씨알 면에서도 월등히 나았다. 특히 허리급 떡붕어의 순간적으로 째는 당찬 손맛은 일품이어서 필자의 옆에서 낚시하던 김일환 씨는 낚싯대 한 대가 바쁠 정도였다.

▲ 낚시터 중앙을 가로지르는 잔교에서 떡붕어낚시를 즐기는 낚시인들.

▲ 관리소 앞에 있는 연안 수상좌대.

▲ 씨알 좋은 떡붕어와 향붕어를 올린 필자.

▲ 최상류 3인 좌대의 실내. 시설이 좋고 깔끔하다.

▲ 최상류 잔교에 자리 잡은 여성 낚시인이 힘차게 채비를 던지고 있다.

▲ 필자와 동출한 김일환 씨는 50여 마리 이상 붕어를 낚아 손맛을 제대로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