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은 전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더 추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몇 년간은 강추위 덕에 얼음낚시가 반짝 호황을 보였고 그 덕분에 얼음낚시 관련 용품과 장비가 품절 사태를 맞기도 했다. 얼음낚시 최고의 찬스는 역시 첫탕이다. 과거에는 첫탕 만큼이나 해빙기 조황이 뛰어났지만 짧아진 겨울로 인해 해빙기 특수는 이제 옛말이 돼버렸다. 그래서 이번호엔 첫탕에 반드시 노려볼 얼음낚시터 10곳을 소개하는 특집을 마련했다. 김포 검단수로, 당진 대호처럼 널리 알려진 낚시터 대신 골수 얼음낚시인들이 첫탕 때마다 붕어를 빼먹는 곳들로 엄선했다. 짧아진 시즌만큼 손맛 기회를 높이기 위해 씨알보다는 마릿수 위주의 낚시터를 우선으로 골랐으며, 항공사진에 주요 포인트를 표시해 누구나 쉽게 손맛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앞으로의 얼음낚시는 결빙 소식만 들린다면 곧바로 출조할 수 있는 기동성이 요구되는데 그럴 때마다 고민이 되는 게 낚시터 선정이다. 아래 소개하는 낚시터들은 얼음낚시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최고의 첫탕터로서 무엇보다 안정된 조황을 최우선시 해 선정했다.

박동우 동일레저 대표 / 홍성근 군계일학 회원 / 강원식 가온붕어낚시TV 운영자 / 박경환 수원 낚시인 / 권석구 낚시사랑 회원 / 류홍상 시흥 낚시세계 대표 / 류철호 홍성 낚시인 / 민병욱 김포 낚시인 / 홍재인 서산 일번지낚시 대표

인천 강화군 화도면 사기리에 있는 분오리지는 물낚시보다 얼음낚시 때 진가를 발휘하는 곳이다. 5만5천평 규모로, 물낚시 때는 주차 여건이 나쁘고 포인트가 협소하지만 결빙이 되면 전 포인트에서 낚시가 가능해 인기를 끄는 곳이다(물낚시 때는 주민들이 북쪽과 남쪽 제방 길을 막아놓아 진입이 어려운 게 단점이다).

분오리지는 간척호임에도 깊은 수심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연안 가까운 곳도 2.5~3m에 달하고 중심부는 3~4m로 깊다. 그만큼 찌올림도 시원한 편이다. 붕어 자원도 풍부하다. 배스가 서식하는 곳이지만 8~9치급이 마릿수로 낚인다. 큰 놈은 허리급도 낚이지만 월척은 턱걸이부터 허리급까지가 주종이다.

얼음낚시 때 인기를 끄는 구간은 편의점(세븐일레븐) 인근 홈통 포인트다. 홈통 부근은 2.5~3m 수심을 보인다. 그 다음으로 좋은 곳은 제방 방면인데 제방으로 갈수록 수심이 깊어진다. 의외로 수심이 4m 이상인 한가운데는 조황이 떨어진다.

경기 화성시 남양읍 화성산업단지 인근에 있는 석포리수로는 화성호 최상류와 연결되어 있는 수로다. 화성산업단지가 들어서기 전부터 어자원이 많기로 유명한 곳으로 씨알은 잘지만 허탕이 없는 손맛터로 유명하다.외래어종이 유입된 후로는 8~9치급이 많아졌고 허리급도 종종 선보이는 중이다. 연안 수심이 얕아 가급적 중심부로 들어가는 것이 유리하다. 연안 쪽 갈대밭이 잘 형성되어 있다 보니 갈대 주변만 노리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로는 중심부 맨바닥에서도 마릿수가 뛰어나다. 특히 첫탕에 폭발적인 마릿수 조과를 보이며 하루 30~40마리를 낚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경기 이천 지역의 많은 소류지 중 유독 얼음낚시 조황이 뛰어난 곳이다. 약 7천평 규모로 여름에는 마름이 밀생해 낚시 여건이 떨어지지만 가을부터 수초가 삭으면서 낚시 여건이 좋아진다. 특히 얼음낚시 때는 수초가 완전히 삭기 때문에 하절기 때 공략하지 못한 포인트를 직공할 수 있어 매우 유리하다. 원두리지에서 낚이는 씨알은 커야 7~8치가 주류다. 그러나 평균 마릿수가 뛰어나 하루 15마리 이상은 쉽게 낚을 수 있다.

경기남부권에서는 손맛 확률이 매우 높은 곳이다. 평지지인데도 의외로 수심은 깊어 2m 내외를 보인다. 포인트로는 저수지 정중앙이 유리하며 상류 골자리도 입질이 활발한 구간으로 주로 본류 쪽 물골에서 입질이 활발하다. 이른 아침보다는 햇살이 퍼지는 정오 무렵부터 입질이 활발하다. 다만 다른 낚시터들과 마찬가지로 오후에 바람이 터지면 입질 빈도가 줄어든다. 주차는 도로변 편의점 앞 또는 편의점 지나 맞은편 갓길에 몇 대 가능하며 제방 쪽에도 몇 곳의 주차 공간이 나온다.

강원 홍천군 남면 유치리에 있는 유치지는 강원도 지역에서도 결빙이 빠른 곳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얼음낚시를 고대하던 낚시인들이 첫탕터로 자주 찾는다. 약 4만평 규모이며 주된 씨알은 7~9치. 월척까지는 종종 낚이지만 허리급 이상은 드문 편이다. 보통 하루에 5~7마리를 기대할 수 있다. 많은 마릿수는 아니지만 깨끗한 수질, 빠른 결빙, 깊은 수심에서 올라오는 손맛 덕분에 꽤 인기가 높다. 주요 포인트는 중류~중상류 구간으로 바닥이 빈대떡처럼 평평하다. 제방권 수심은 5m, 최상류 수심 또한 4m로 깊어 수심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 수심이 깊은 탓인지 이른 아침보다는 아침 10시~12시경부터 입질이 활발해진다. 주차 여건도 좋은 편이다.

당율지는 서산 시내에서 부석 방면으로 가는 길에 있는 2만평 규모의 저수지다. 길 옆에 제방이 있어 그냥 지나치는 낚시인들이 많은데 얼음낚시 때는 서산권 최고의 명당으로 사랑 받는다. 당율지는 전 시즌을통틀어 중류~상류가 최고의 명당이다. 특히 봄에는 좌안 중류 콧부리에서 상류에 이르는 구간이 최고의 씨알터다 물낚시 때는 이때가 아니면 큰 씨알을 만나기 어렵다. 이후 얼음이 결빙되면 중상류의 수초밭으로 포인트가 확장된다. 그중 최고의 명당은 우안 연밭 부근이며 결빙만 되면 포인트 경쟁이 치열해진다.

연밭의 수심은 2m 내외이며 낚이는 붕어의 씨알은 8치~허리급까지 다양하다. 봄에 인기가 좋은 최상류 수초밭은 연밭에 비하면 조황이 약간 떨어진다. 반면 이상하게도 수심 깊은 제방권은 인기가 없다. 당율지를 잘 아는 낚시인들은 중상류에 걸쳐 밀생한 다양한 수초 때문에 붕어들이 하류로 내려오지 않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결빙 상태가 좋지 못해 얼음 두께가 5~7cm 전후일 때는 포인트 접근 때도 주의가 요구된다. 얼음낚시 때도 수초 주변이 최고의 포인트인데 이때 수면 위로 삐져나온 갈대, 부들 포인트로 접근할 때는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 갈대와 부들은 바람에 계속 흔들리기 때문에 다른 곳보다 얼음이 더디게 얼기 때문이다. 초빙 때 얼음에 빠지는 사고 대부분이 이런 정수수초 주변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하자.

간월호 습지는 간월호 중상류 우안에 있는 2만평 규모의 물웅덩이다. 이 습지는 간월호 조성 때부터 생겨난 것인데 가뭄 때 농업용수를 비축하는 일종의 저류지다.

습지의 수심은 1~1.5m이며 겨울에 본류는 얼지 않아도 습지는 쉽게 얼기 때문에 얼음낚시터로 각광 받는다. 습지에서 낚이는 붕어의 씨알은 8치부터 4짜까지 다양하다. 마릿수 재미도 좋다. 작년에는 많이 낚을 때는 월척 이상으로만 혼자 30마리 넘게 낚은 사람도 있었다.

포인트는 연안과 중앙부의 갈대밭이며 맨바닥은 확실히 마릿수가 떨어진다. 특징은 첫탕에 마릿수 재미가 좋다는 점이며 중후반으로 갈수록 마릿수가 떨어지는 경향이 강하다.

홍성호는 충남 지역 최대 얼음낚시터라고 할 수 있다. 당진에 대호가 있다면 홍성에는 홍성호가 있는 격이다. 홍성호가 얼음낚시터로 뜬 것은 몇 해 되지 않는다. 워낙 잔 씨알이 많다보니 낚시인들의 관심을 못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3년여부터 홍성호 붕어 씨알이 굵게 낚이기 시작하면서 최고의 손맛터로 떠오르는 중이다. 실제로 최근 낚시인들 사이에 ‘조황이 부진해 갈 데가 없다면 홍성호가 최고의 대안’이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지난 얼음낚시 조황을 기준할 경우 홍성호 붕어 씨알은 7~8치급이 많았고 9치~턱걸이 월척도 마릿수로 올릴 수 있었다. 한 사람이 많이 올릴 때는 20~40마리도 낚을 정도였다. 다만 홍성호는 충남에서도 기온이 크게 낮지 않은 곳이라 본류까지 완전히 어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그래서 초빙 때는 홍성호 중상류에 해당하는 성남리 구간이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포인트는 연안 언저리와 중앙쪽 수초밭이다.

맨바닥에서도 입질이 들어오지만 확실히 중앙부 수초 부근에서 굵은 씨알이 낚인다. 내비 주소대로 찾아가면 연안까지 내려가는 비포장길이 나오는데 아침에는 땅이 얼어 내려가기 좋지만 오후에는 진흙탕으로 변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에 승용차는 주의해야 한다.

5만7천평 수면적의 지포지는 안면도 안면읍에서 고남 방면으로 가다보면 도로 왼쪽에 제방이 붙어있는 곳이다. 도로와 제방이 거의 붙어있다 보니 주차공간이 없어 그냥 지나치는 곳인데 하절기에는 수초가 밀생해 낚시하기 어렵다가 얼음낚시 때 빛을 발한다.

물낚시 때는 고남 방면 제방 끝 빈 공간에 주차자리가 있어 그 근처에서 물낚시를 즐기지만 구간이 좁고 조황도 썩 좋지 못한 게 단점이다. 상류권에도 둘레길이 조성돼 있어 연안낚시 여건은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다.

저수지 전역이 연으로 뒤덮인 곳으로 상류 일부에만 연이 없다. 외래어종이 없는 토종터로서 주종은 7~8치지만 얼음낚시라면 월척급 정도는 종종 얼굴을 보이고 있다.

마릿수는 하루 10~20마리 수준이다. 얼음낚시 최고의 포인트 구간은 제방 부근이다. 수심은 1.5m 내외이며 오히려 상류권이 2m 정도로 수심이 깊은 편이다. 상류보다는 얕지만 조황은 제방권을 따라올 수 없다.

충북혁신도시 인근에 있는 석장리지는 1만2천평 규모의 평지지로 인근 지역에서는 마릿수 재미가 탁월한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씨알은 커야 7~8치급이 주종이지만 많이 낚을 때는 하루 50마리 이상도 거뜬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낚시에 서툰 초보자들도 쉽게 손맛을 볼 수 있으며 씨알보다는 잦은 찌올림을 즐기고 싶다면 추천할만한 곳이다. 월척은 턱걸이급 정도가 주로 낚인다. 제방을 따라 부들이 잘 자라 있으며 중심부에도 부들밭이 형성돼 있다. 수심은 중앙부는 2m 내외, 부들밭은 1~1.5m 정도다. 저수지 옆에 바로 주차할 수 있으며 인근에 충북혁신도시가 있어 낚시 도중 식사를 해결하기 쉽다.

충북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 산속에 있는 3천평 규모의 소류지다. 산속에 있는 계곡지로 깊은 곳의 수심은 무려 5m에 달한다. 호명지는 마릿수는 없지만 걸면 허리급 이상일 정도로 씨알이 굵은 곳이다. 특히 가장 수심이 깊은 산 밑 부근에서 4짜가 넘는 씨알이 많이 낚였다. 대체로 중상류보다는 하류 쪽 조황이 늘 앞섰으며 입질이 뜸한 만큼 10대 이상 편성하는 다대편성이 유리하다. 소류지인 만큼 낚시인이 많으면 조과가 떨어진다. 잦은 포인트 이동으로 소음을 유발하기보다는 한 자리를 고수하는 게 여러모로 유리하다. 대물 위주로 출조하는 낚시인들에게 권한다.

얼음낚시 조황을 크게 좌우하는 요인 중 하나가 눈이다. 만약 출조 전날 폭설이 내려 빙판이 눈에 덮였다면 그날은 조황이 급락할 가능성이 90% 이상이다. 물속이 갑자기 어두워진 탓인지 붕어의 활성이 급격히 약해진다. 빗자루나 눈치우개 등으로 포인트 주변 눈을 치워보는 방법도 있지만 그런다고 조황이 다시 살아나지는 않는다(오히려 눈 덮인 상태로 낚시하는 게 낫다는 주장도 있다). 따라서 전날 밤 폭설이 내린다면, 아예 눈이 내리지 않은 지역으로 출조하는 게 최선의 선택이다. 만약 전국적으로 눈이 내렸다면? 평소 시간이 없는 낚시인이라면 선택의 여지없이 출조해야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눈이 녹고 난 후 출조하는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