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4일. 서귀포 사계항에 정박하고 있는 뉴만석호를 타고 타이라바를 나갔다. 뉴만석호는 9톤급으로 제주도의 일반 낚싯배에 비해 크고 넓어서 안정성이 좋고 선실, 주방, 화장실이 모두 구비되어 있어 자주 이용한다. 제주도 배낚시 30년 경력의 선상낚시 전문가 뉴만석호 김 선장님의 친절하고 자세한 낚시방법 강의만 들으면 누구나 쉽게 대상어종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출항 후 20분 정도 외해로 나가 타이라바를 시작했다. 수심 80m 포인트에서 120g 헤드를 고른 후 바닥을 찍고 릴링을 반복했다. 여느 때처럼 참돔, 쏨뱅이, 붉바리 등 다양한 어종이 올라왔다. 한창 손맛을 보던 중 타이라바를 바닥까지 폴링시켰을 때 뭔가 ‘턱’하고 둔탁한 입질을 하는 것이 느껴졌다. 이렇게 단숨에 타이라바를 가져가는 것은 대개 큰 참돔이기에 긴장하고 릴링을 시작했다.

로드를 들어도 꿀렁거리며 차고 나가지는 않았지만 상당한 무게감이 느껴졌다. 쏨뱅인가? 광어인가? 80m 수심에서 물고 상당한 무게감에 한참을 조심조심 릴링하니 핑크색의 어체가 보였다. 참돔이구나 싶었는데 자세히 보이 옥돔이었다.

황급히 뜰채로 건져 줄자에 대니 무려 52cm. 선장님도 30년 경력에 이렇게 큰 옥돔은 처음 본다고 감탄했고 나 역시 ‘인생옥돔’을 만난 것 같아 여간 기쁘지 않았다. 너무 커서 처음엔 옥돔과 닮은 옥두어가 아닌가 했지만 옥두어와는 색상이나 골격이 차이나서 금방 옥돔임을 알 수 있었다.

인생옥돔을 만나게 해준 뉴만석호 김 선장님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옥돔 국내 최대어의 영광이 나에게 오면 좋겠다.

▲ 계측자에 올린 옥돔. 정확하게 52cm가 나왔다.

▲ 지난 11월 24일 서귀포 사계항에서 타이라바 출조를 나가 옥돔을 낚은 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