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에서 여객선을 이용하여 오후 2시경 어청도에 입도, 먼저 들어와 있던 김용희(닉네임 어청도김대표) 형님과 만난 후 3시30분경 만조 시간을 노려 바다로 나갔다. 이용한 낚싯배는 형님의 개인 보트인 야마하의 YF27R.

첫 목적지로 평소 대물 농어 출현 빈도가 높은 불탄여로 향했다. 포인트에 도착해보니 마침 강한 들물이 흐르고 있었고 약간의 포말까지 일어 기대감이 상승했다.

불탄여 좌측의 길게 뻗은 여 끝부분을 핀포인트로 지그헤드리그를 캐스팅했다. 살며시 가라앉히며 슬로우 릴링으로 몇 바퀴 감자 ‘턱!’하는 입질과 함께 농어가 머리를 좌우로 흔들어대는 느낌이 전달되었다.

거친 드랙음과 함께 농어가 차고 나갔다. 손에 전달되는 느낌은 80cm가 족히 넘을 듯했다. 시즌 막바지인 만큼 농어가 살이 쪄 더욱 무게감이 큰 것 같았다.

힘겨루기 후 김용희 씨가 뜰채로 떠올린 농어는 80cm 중반급. 첫 캐스팅에 빵 좋은 농어가 낚이자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다. 보트를 운항하고 있던 형님도 키를 잡아가며 열심히 캐스팅을 시작했다.

첫 농어를 빠르게 갈무리 후 다시 그곳에 캐스팅했다. 같은 패턴으로 대여섯 바퀴 슬로우 릴링한 후 스테이 액션을 주자 이번에는 아까보다 더 강력한 입질이 들어왔다. 여태껏 숱하게 잡아왔던 민농어에게서는 느껴보지 못한 무게감이었다.

로드가 M 파워 이상의 ‘빡대’임에도 제압이 되지 않았고 바늘털이보다는 깊은 수심으로만 차고나가며 물속에서 발버둥을 쳤다. 지그헤드가 여에 박혀 빠지지 않는 밑걸림 같은 기분을 느끼며 힘겨루기를 계속하자 농어가 고개를 돌리며 딸려오기 시작했다.

수면 아래로 실루엣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이즈와 체고로 보아 ‘점농어인가?’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으나 전체적으로 밝은 은빛을 띠는 어체가 확실한 민농어였다. ‘민농어에도 이런 빵이 존재했나?’ 하는 놀라움과 반가움, 의아함이 뒤섞였다.

배 위로 올린 농어는 무게가 상당했고 미터는 족히 넘어보였다. 곧바로 계측하고 싶었으나 오늘이 올해 마지막 찬스일 것 같다는 생각에 곧바로 어창에 넣은 후 낚시를 이어갔다. 이번에는 김용희 형님이 곧바로 입질을 받았고 내가 잡은 농어와는 달리 수면 위로 튀어 오르며 바늘털이를 해댔다. 올려보니 역시 체구가 빵빵한 9짜급 민농어였다. 그 농어를 랜딩한 후 만조가 되어 조류가 죽자 더 이상은 입질이 없었다. 철수 후 계측하니 1m4mm마릿수 조과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지만 엄청난 체구의 농어를 낚았다는 것에 만족했고 지난 번 출조 때 떼농어를 만나 6~7짜급 50여 마리를 낚았을 때보다 더 큰 희열을 느꼈다. 역시 농어 루어낚시는 사이즈가 아니던가!

철수 후 계측하니 정확히 1m 하고 4mm가 나왔다. 몇 년 전 연평도에서 낚았던 1m 8cm 점농어 만큼이나 빵이 엄청났고 무게도 10kg은 족히 넘을 듯하였다. 기념사진을 찍는데 너무 무거워 오래 들고 있기가 힘들 정도였다. 2022년 마지막 출조를 기분 좋게 마무리 할 수 있어 매우 기뻤다.

▲ 군산 어청도 불탄여 해상에서 올린 1m4mm 농어를 보여주는 필자. 몇 년 전 연평도에서 낚았던 1m8cm 점농어 만큼이나 빵이 대단했다.

▲ 필자가 동행한 김용희(오른쪽) 형님과 함께 각자 올린 대물 농어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