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면으로 뜬 대구를 올리기 위해 가프를 대고 있다. 최근 포항에서는 70~80cm 대구가 잘 낚여 낚시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 인스타피싱호에 승선해 대구를 노리고 있는 낚시인들.

▲ 동승한 낚시인들이 사용한 대구 타이라바 장비.

▲ 타이라바의 헤드가 200g으로 무거우며 다리가 굵직한 꼴뚜기 타입의 웜을 사용했다.

▲ 대구를 히트해 전동릴 장비로 올리고 있는 낚시인.

▲ 강우중 씨가 큰 씨알의 대구를 올려 보여주고 있다.

▲ 삼치를 낚은 권상학 씨.

▲ 봉 메탈지그 채비로 70cm가 넘는 대구를 올린 김봉기 씨.

겨울 어종의 시즌이 시작되었다. 갯바위 인근에는 볼락이 나오고 먼 바다에는 갈치가 점점 사라지고 큰 오징어가 붙기 시작하고 있다. 그리고 동해에는 강원도부터 포항까지 대구 시즌이 시작됐다.

대구 하면 뽈찜, 대구탕, 대구전이 유명하다. 찬바람이 불수록 따뜻한 생대구탕이 입맛을 당긴다. 그래서 겨울이면 대구낚시 출조는 꼭 해봐야 하는 장르다. 하지만 대구 지깅은 주로 강원도 앞바다가 주 낚시터였기 때문에 나처럼 부산에 사는 낚시인이라면 큰마음을 먹고 출조해야 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울진을 중심으로 경북 앞바다에서도 대구 지깅이 이뤄지고 있고 최근엔 포항 인근에서도 대구를 낚을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출조에 나서게 됐다.

지난 12월 6일, 몇몇 지인과 함께 포항 구룡포항에서 출항하는 인스타호를 타고 대구낚시를 나갔다. 구룡포항에서 출항한 배는 약 50분을 이동해 호미곶 인근 포인트에 도착했다. 낚시 준비를 마치고 서로 각자 다른 색의 메탈지그를 써보기로 했다. 대구낚시에 사용하는 메탈지그는 몸통이 납작한 지그가 아닌 원형으로 생겨 봉돌과 비슷한 형태다.

최근에는 타이라바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메탈지그는 400~500g, 타이라바는 200g 내외로 채비하는 것이 특징이다.

처음 진입한 포인트는 밑걸림이 심해서 대구를 낚지 못했다. 대구가 낚이는 곳에는 종종 그물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포인트를 만나면 곤욕을 치르기 일쑤다. 얼른 다른 곳으로 포인트를 옮기니 그제야 대구의 입질이 시작되었고 한 포인트에서 보통 2~3마리씩 대구가 올라왔다.

대구가 낚이는 곳의 수심은 100m. 포항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는 강원도처럼 수심이 100m 내외로 깊으며 조류에 채비를 태우면 150m 이상 흘러가기 때문에 전동릴은 필수다. 종종 수동릴을 사용하는 낚시인들도 있는데 깊은 수심에서 채비를 회수하는 데 애를 먹는다.

포인트를 옮기며 채비를 내리고 올리기를 반복하자 나에게도 입질이 들어왔다. 채비를 바닥에 내리고 올렸다 내렸다 액션을 주는 순간 ‘후두둑’하는 입질이 들어왔다. 대구는 다른 대형 어종에 비해 입질은 강하지 않다. 툭툭 거리는 입질이 들어오면 챔질을 바로 하는데 어신을 느낀 후 한 템포 쉬고 챔질을 해야 바늘이 빠지지 않는다.

대구는 이름 그대로 입이 큰 어식어기 때문에 한 번 입에 넣은 미끼는 잘 뱉지 않으므로 챔질은 한 템포 늦게 하는 것이 좋다. 대구가 채비를 확실히 삼켰다고 판단이 들면 우선 챔질 후 핸들을 돌려 릴을 감다가 전동릴을 작동시키면 거의 바늘이 빠지지 않는다. 참고로 나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동릴 속도를 12에 맞추고 올리는 편으로 거의 랜딩에 실패하지 않았다.

대구를 낚고 있는데 이날은 특이하게 타이라바를 사용하는 낚시인을 만날 수 있었다. 타이라바를 하면 다양한 어종이 잡을 수 있는데 동해 일부 지역에서는 현재 타이라바로 대구를 잡는 방식이 유행이라고 한다.

반신반의하며 지켜봤는데 기존의 봉메탈이나 메탈지그보다는 입질 빈도가 높고 조과도 좋았다. 장비를 살펴보니 로드는 기존 타이라바 장비 중 무겁고 강한 것을 쓰고 릴은 소형 전동릴을 사용했다. 합사 1호가 300m 이상 감겨 있었다. 쇼크리더는 4~5호를 사용하고 타이라바 헤드는 200g에 꼴뚜기 모양의 루어를 달고 바늘은 참돔바늘을 자작해서 사용했다. 확실히 기존 타이라바에 사용하는 바늘보다 큰 것을 썼다.

액션은 바닥을 찍고 따로 릴을 감는다기보다는 채비를 띄워서 끌어주는 느낌이었다. 어느 정도 타이라비를 끌고 가다가 입질이 없으면 다시 줄을 풀어 바닥을 찍는 아주 편한 낚시였다.

이날 처음 대구낚시를 한 강우증 씨는 타이라바 채비로 1m 크기의 대구를 잡았다. 타이라바는 최대어와 마릿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채비가 되고 있었다. 앞으로 무거운 장비와 메탈지그로 하는 대구낚시보다 타이라바 대구낚시가 자리를 잡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나 역시도 다음에 대구낚시를 할 때는 타이라바를 써볼 생각이다.

▲ 아이스박스에 담긴 대구. 겨울에 낚이는 대구는 체구가 커서 몇 마리만 낚아도 대장쿨러가 가득 찬다.

▲ 봉 메탈지그에 걸려나온 대구.

▲ 꼴뚜기와 큰 어이스트훅을 봉 메탈지그에 장착해 사용한다.

▲ 대구를 노리다보면 종종 걸려드는 횟대.

▲ 봉 메탈지그로 씨알 좋은 대구를 올린 낚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