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와 함께 생애 처음으로 타이라바에 도전한 배스꾼들이 참돔으로 손맛을 보고 기념 촬영을 했다. 좌측부터 김용욱, 최광석, 석현 씨.

▲ 60cm가 넘는 달고기로 손맛을 본 최광석 씨.

▲ 필자의 타이라바 장비. 테일워크의 타이게임TZ C71L 로드에 다이와 솔티가IC 베이트릴을 사용했다.

▲ 함께 출조한 지인들과 함께 여수 신월항에서 기념 촬영.

▲ 수면으로 띄운 참돔을 사무장이 뜰채에 담아 올리고 있다.

어느덧 2022년도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그동안 많은 낚시를 다녔지만 연말 마무리낚시는 항상 타이라바 참돔낚시다. 11월 중순경 내만권 타이라바 낚시를 먼저 다녀 오려했지만 한파와 강풍으로 취소되어 12월 4일에야 올 시즌 첫 타이라바 낚시를 다녀왔다.

올해는 유독 날씨 때문에 출조가 취소되는 날이 많아서 힘들었다. 이번에도 출항을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가득했다. 하필 12월 4일은 오전에 비 소식과 강풍이 예보되어 있어서 출항 전날까지 안심하지 못했다.

나 혼자 출조할 땐 못가면 그만이지만 이번 출조는 낚싯배를 통째로 빌렸고 일행 중에는 처음 타이라바를 접하는 분들이 많아 미리 채비와 장비를 준비해놨기 때문에 더더욱 조바심이 났다. 하지만 궂은 날씨임에도 불과하고 출항을 하기로 하여 새벽 3시에 여수 신월동에 있는 여수 제네시스호에 올랐다.

제네시스호는 선장님을 포함하여 승선 인원이 12명이다. 낚싯배가 조금 작지만 고출력의 엔진을 탑재하고 있어서 어느 낚싯배보다 빠르게 포인트에 도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출항 전에도 바람이 꽤 불어오는 날씨에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기에 안전을 위해 먼 바다로 나가지 않고 금오도권으로 나갔다.

40분가량 이동해 금오도권 포인트에 도착했다. 출조한 날은 3물이어서 조류가 빠르지 않았지만 오전에 강풍과 돌풍이 뒤섞여 힘든 낚시가 예상되었다. 선상 타이라바는 낚싯배 한쪽에서만 낚시를 할 수 있다. 조류가 흘러가는 방향으로 채비를 내리고 릴링을 할 때 타이라바 스커트의 움직임으로 참돔을 유혹해 잡는다. 한 배를 탄 낚시인들이 같은 무게의 타이라바 헤드를 쓰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헤드가 폴링한 후 조류에 떠내려가는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옆 사람들과 낚싯줄이 꼬여 낚시를 망치게 된다.

낚시 방법은 간단하지만 입질이 오면 일정한 릴링을 해주는 것이 중요한데 동행한 일행 대부분 배스낚시를 즐겨하기에 배스낚시처럼 입질이 오자마자 훅셋을 할 것 같아 몇 번이고 챔질을 하지 말라고 각인시키고 낚시를 시작했다. 그러나 아니나 다를까 입질이 들어오자 여기저기서 본능을 이기지 못하고 챔질을 해서 참돔을 놓치고 있었다.

▲ 40cm가 넘는 붉바리로 손맛을 본 윤연주 씨.

내가 먼저 시범을 보여야 했다. 금오도 주변은 수심 30~40m에 조류가 빠르지 않아 100g 텅스텐 타이라바 헤드에 수박색 스커트를 달고 타이라바를 내려 바닥을 찍은 후 릴링을 시작했다. 릴 핸들을 4바퀴쯤 감았을 때 ‘투툭’거리는 참돔의 특유의 입질이 들어왔다. 입질이 와도 릴링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자동으로 바늘에 걸리게 해서 35cm 참돔을 올릴 수 있었다.

역시 백 번 듣는 것 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다는 말처럼 효과가 있었다. 배스낚시에 익숙했던 일행이 금세 같은 방법으로 참돔을 올리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에서 드랙음이 들렸고 입질을 받는 감을 잡았는지 참돔, 쏨뱅이, 열기, 볼락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연이어 작지만 30~40cm 참돔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오전에 분명 큰 녀석들이 올라올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열심히 낚시를 이어갔지만 연달아 나오는 다른 어종들과 작은 참돔들이 큰 참돔의 입질을 방해하는 듯했다. 하지만 나와는 다르게 일행은 행복한 웃음 속에 다양한 어종이 낚인다고 즐거워했다.

오전에는 ‘생타이’만 고집했지만 선장님의 조언에 따라 지렁이를 꿰어 낚시를 진행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투둑’하는 입질이 아닌 ‘퍽’하는 입질이 채비를 내리는 과정에 들어왔다. 서둘러 핸들을 돌려 릴링을 하니 자동으로 챔질이 되었고 제법 힘을 썼다. 잠시 후 수면 위로 올라온 녀석은 참돔. 폴링 중에 입질을 받았는데 참돔이라니…. 그리고 씨알도 커서 재보니 64cm가 나왔다.

그 후 포인트를 조금씩 옮기며 낚시를 했다. 11명 중 9명이 연달아 히트를 하는 즐거운 상황도 생겼고 65cm의 달고기도 잡는 재미있는 상황도 만났다. 일행의 즐거워하는 모습에 나 역시 기분이 좋았다. 대략잡은 고기의 양은 참돔 방생 사이즈를 포함해서 70마리. 다른 어종은 80마리 정도였다.

준비해 온 아이스박스에 반찬거리와 횟감을 챙기고 즐거운 첫 시즌 타이라바낚시를 마쳤다. 타이라바낚시를 어렵게 생각했던 일행은 하나같이 다음 출조를 물었다. 다음에는 내만권이 아닌 먼 바다 거문도나 여서도권 참돔을 노려볼 생각이다.

▲ 여수 신월항에서 출항을 대기하고 있는 제네시스호.

▲ 최신형 엔진(좌)과 레이더 장비를 갖추고 있는 제네시스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