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령호 청소면 진죽리 연안에서 포인트를 가리키고 있는 필자. 해 질 무렵, 많은 베이트피시가 수면에서 먹이활동을 하던 때였다.

보령호는 충남 보령시 오천면과 천북면에 걸쳐 만들어진 수면적 430여 만평의 대형 간척호로 4년 전부터 앵글러들에게 사랑을 받아오고 있는 낚시터다. 매년 이맘때면 보령호를 찾아 낚시 상황과 함께 가볼만한 포인트를 체크해 소개하곤 했었는데, 올해 역시 겨울을 앞두고 답사를 떠났다.

첫 출조는 지난 10월 8일, 파이널캐스팅 권순배 회원과 함께 청소면 진죽리와 오천면 소성리 연안을 찾았다. 수위가 1.5m 정도 급격하게 내려간 상태였고 낚시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봤는데 오후에 반전이 있었다. 2시 무렵부터 빙도교 남쪽 웅포수로 합수부 일대에서 40cm 중반과 함께 30cm급 배스로 마릿수 조과를 만난 것이다.

당시 상황은 저수위의 배스들이 2선으로 물러나 있는 상태였고 우리는 스피너베이트, 크랭크베이트, 립리스 크랭크베이트와 같은 무빙루어로 공략해 배스의 열렬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우리가 배스를 마릿수로 만난 곳은 웅포수로와 보령호 본류가 만나는 합수부다. 웅포수로는 보령호 남쪽 오천면 교성3리 마을회관의 웅포교 아래를 지나는 소형 수로를 말한다. 그런데 본 취재를 앞두고 5일 전부터 농어촌공사에서 제공하는 보령호 수위정보에 오류가 생겨 수위를 알 수 없게 됐는데 이게 변수로 작용했다.

지난 10월 22일 권순배, 정유철 회원과 이른 아침에 이곳을 다시 찾았더니 수위가 엄청나게 올라 있었고 우리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수위가 오르자 붕어낚시인들이 합수부 연안을 가득 메우고 있어 취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각자 흩어져 낚시를 하기로 했는데 얼마 안 있어 권순배 회원의 외침이 들렸다.

나와 정유철 회원이 한걸음에 달려갔다. 정말 런커였다. 그곳은 웅포수로와 보령호 본류가 만나는 합수부였다. 권순배 회원은 립리스크랭크베이트를 유독 잘 운용하는 편인데 바닥을 탐색하다 입질을 받은 것이다. 프리리그를 운용하듯 바닥을 계속 두드리며 감겨오는 립리스크랭크베이트는 참 위력적인 루어란 생각이 들었다.

▲ 보령호 빙도교 하류 웅포수로·보령호 본류 합수부에서 립리스크랭크베이트로 런커를 낚은 권순배 회원. 바닥에 의도적인 충돌을 일으켜 반응을 이끌어냈다.

▲ 보령호 빙도교 하류 교성리 연안에서 배스와 파이팅 중인 필자. 해 뜬 직후 프리리그에 입질을 받았다.

▲ 필자의 스피너베이트용 태클박스. 취재일에는 형광연두색 계열 컬러의 KGOOD POISON과 LEVEL UP 스피너베이트를 주력으로 사용했다.

▲ 권순배 회원이 보령호 웅포수로·보령호 본류 합수부에서 낚은 런커 계측 사진.

▲ 보령호 빙도교 하류 교성리 연안에서 프리리그를 운용 중인 필자. 이곳은 수위가 낮을 때엔 물 반 고기 반 상황이었으나 수위가 오른 후에는 별 볼일 없는 곳으로 바뀌었다.

▲ 보령호 빙도교 하류 교성리 연안에서 먼 곳의 돌바닥 포인트를 공략하기 위해 캐스팅하고 있는 정유철 회원. 그러나 대부분의 입질은 먼 곳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서 받았다.

배스의 아침 먹이활동이 끝나자 조황은 소강상태가 되었다. 프리리그에 가끔 입질을 받았지만 바로 채비를 뱉는 입질이 반복됐다. 그러던 중 정유철 회원의 프리리그에 반응한 빅배스가 있었는데 그만 라인이 터지고 말았다.

이후 우리는 빙도교 상류 쪽으로 넘어가보기도 하고 여러 포인트를 둘러보았지만 이렇다한 조과를 거두지 못했다. 낱마리의 배스를 만난 채 취재를 마감해야 했다. 급격한 수위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아쉬운 출조였다.

그리고 10월 30일, 아쉬운 마음에 2차 취재에 올랐다. 정유철 회원도 아쉬웠는지 단번에 함께하겠다고 했다. 이날 취재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권순배 회원은 함께하지 못했다. 날이 밝자마자 우리는 지난번 권순배 회원이 런커를 만났던 웅포수로·본류 합수부를 다시 찾았다. 지난 취재 때는 수로 왼쪽으로 들어갔는데 이번엔 수로 오른쪽으로 들어갔다. 바닥은 돌이 많아 채비 걸림이 심하고 수심도 훨씬 깊었다.

정유철 회원은 메탈바이브레이션, 나는 스피너베이트와 프리리그를 선발 루어로 사용해 공략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낚시를 시작한 것과 동시에 입질이 들어왔다. 비록 빅배스는 아니었지만 지난 취재와 비교해보면 훨씬 나은 조과였다. 사용한 루어 모두 고르게 입질을 받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먹이활동 시간이 끝나자 다시 조황은 소강상태가 되었다.

빙도교 근처엔 다른 배스 앵글러도 보였지만 배스를 잡는 사람은 우리뿐이었다. 나는 1/16온스 지그헤드에 2인치 섀드웜을 꿰어 스위밍 기법을 운용했는데 바닥에 걸린 후 밑걸림에서 빠져나올 때 나타나는 ‘행오프 액션’에 배스가 반응을 보였다. 이때부터 지그헤드를 주력 루어로 사용해 소강상태를 풀 해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빙도교를 떠나 상류 쪽 연안의 진죽천을 찾기도 했으나 이곳 역시 다른 채비로는 입질을 받기 힘들었고 지그헤드 스위밍에만 반응을 보였다. 메탈바이브 슬로우 리트리브에도 입질이 들어왔지만 낱마리 배스에 그쳤다.

최상류 유입천인 광천천을 가로지르는 천수만교 아래에 남과 북으로 길게 뻗은 샛수로가 있다. 남쪽 샛수로는 매년 겨울이면 배스가 잘 낚여 각광받는 포인트로 본지에도 소개한 바 있다. 수심은 그리 깊지 않지만 물색이 탁하고 연안이 석축으로 되어 있어 배스가 은신하기에 좋은 곳이다. 늦은 오후부터 철수 전까지 이곳에서 낚시하기로 했다.

지그헤드리그를 던지니 첫 캐스팅에 거짓말처럼 배스가 낚였다. 그리고 루어를 던지기 무섭게 배스가 반응을 보였다. 여기가 바로 핫스팟이었다. 첫 포인트는 정유철 회원에게 양보하고 나는 좀 더 하류로 내러가 낚시를 해보았다. 루어 로테이션을 했는데 스피너베이트엔 반응이 없고 미노우엔 몇 번 입질을 받았지만 바늘이 빠져 버리고 말았다. 펜슬베이트로 두 번 입질을 받았지만 입걸림엔 실패했다.

다시 지그헤드리그로 교체하니 곧바로 입질이 들어왔다. 지그헤드리그는 이처럼 위력적이 루어였다. 채비가 바닥에 계속 부딪치며 오는데 이 동작과 울림이 배스를 자극했다. 신나게 잡다 보니 어느새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즐거웠지만 아쉬움도 많았던 몇 주간의 보령호 취재를 이것으로 마친다.

▲ 보령호 빙도교 하류 교성리 연안에서 프리리그로 힘 꽤나 쓰는 배스를 만난 필자. 게리야마모토 컷테일웜 3.5인치, 아미고 CRYSTAL FC, 바낙스 APOLLO SV 111GL, COMPASS THE BLACK C702H를 사용했다.

▲ 보령 보령호

▲ 보령호 진죽천에서 사용한 장비와 채비 구성. 지그헤드리그(배스랜드 SHAD TAIL 2인치, 1/16oz 지그헤드), 아미고 CRYSTAL FC 6lb, 바낙스 HADES PRO 2000S, COMPASS THE RED S672ML.

▲ 보령호 빙도교 하류 교성리 연안에서 메탈바이브로 마릿수 조과를 기록한 정유철 회원. 슬로우 리트리브만으로도 꾸준한 입질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