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예년에 비하여 한 달 정도 늦게 터진 구룡포권 에깅은 아직도 뜨겁다. 11월 초에 급격하게 떨어진 기온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이 기사를 쓰고 있는 현재까지도 자리만 잘 잡는 다면 마릿수를 볼 수 있다. 씨알은 물론이고 마릿수 조황까지 이어지고 있다. 삼정 넓적바위의 현장기를 통해 막바지 시즌에 접어든 포항 무늬오징어 에깅 패턴을 살펴보자.

▲ 최근 무늬오징어가 연일 호황을 보이고 있는 포항 구룡포읍 삼정리 일대. 맞은편 다리가 삼정교이며 오른쪽 섬이 삼정섬이다. 낚시는 삼정방파제 외항 테트라포드에서 한다.

▲ 발판이 좋은 곳을 찾아 자리를 잡는 필자 일행.

▲ 삼정방파제 앞 연안 물색.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맑다.

▲ 밤에 킬로오버 무늬오징어를 낚은 박정운 씨.

포항으로 에깅 출조를 한다면 포인트 선정에 대해 알아둘 사항이 있다. 첫째, 지형 파악이다. 조류가 잘 소통되고 연안으로부터 가까운 곳에 수심이 10m 이상 나오는 곳을 끼고 있는 포인트가 명당이다.

둘째, 낚시 시간대다. 지금 시즌은 수온의 변화가 있는 편이라 낮과 밤의 포인트를 달리해야 한다. 낮에는 비교적 수온이 안정적인 수심 10m 이상 깊은 곳이 멀지 않은 자리가 포인트가 되며 얕은 곳이 넓게 펼쳐져 언제든 햇빛을 공급 받을 수 있는 곳이 좋다. 특히 검은 돌이 많은 곳이 좋은데 이런 곳은 새벽동안 급격하게 떨어진 기온이 햇빛을 받아 빠르게 수온이 더 오를 수 있는 곳이어서 무늬오징어가 머물러 있을 확률이 높다. 밤에는 조류 소통이 좋고 가까운 곳이 수심이 깊은 게 좋다. 낮에 햇살이 좋은 곳에 있다가 해가 떨어지고 깊은 곳으로 이동하는 무늬오징어들의 길목을 노리는 것이다.

포항에는 찾아보면 앞서 설명한 여건을 가진 포인트들이 많다. 방파제도 좋지만 갯바위를 찾는다면 조금 더 포인트 경쟁에 덜 시달리고 낚시를 할 수 있다.

지난 10월 29일에 필자가 출조한 곳은 포항 남구 구룡포의 삼정부터 강사까지의 구간이다. 오후 3시30분에 도착해 삼정리의 넓적바위로 내려가니 찌낚시를 하는 낚시인들이 있었다. 정중하게 언제 철수할지 물어보고 뒤에서 대기하니 오후 4시30분쯤 자리를 떠났다.

조류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강하게 흐르는 것을 보니 느낌이 매우 좋았다. 갯바위에서 하는 낚시는 다른 사람과 경쟁을 해야 하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비거리보다는 입질을 조금 더 빨리 받기 위해 3호 노멀 타입의 에기로 먼저 시작했다. 수심은 6~7m. 조류가 빠르니 조류의 상단으로 던져 에기를 흘려 우선 넓은 지역을 탐색했다. 무늬오징어가하이프레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같은 수심층을 비교적 긴 시간 어필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에기를 흘리던 중 루어가 돌아 나오는 지점(보통 큰 여가 많다)에서 입질을 받았다. 씨알은 고구마 이상급 암놈. 랜딩할 때 따라온 놈이 있는 듯하여 끌어낸 구간에 다시 캐스팅을 하니 바로 입질이 들어왔다. 이번에는 킬로급 수놈이 세차게 먹물을 토해냈다.

해가 완전히 지기 전까지 이런 식으로 반복하여 5마리를 잡아냈다. 그 후는 소강상태였는데 조금 소란스러워 졌다고 판단하고 이제는 상층이 아닌 바닥층을 공략하기로 했다. 이 일대의 바닥층은 조류가 바닥에 받쳐 용승조류가 발생하는 곳으로 최대한 멀리 원투를 하면 이런 곳을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조금 모자란 비거리를 래틀의 무게로 커버할 요량으로 3.5호 노멀 타입에 래틀이 들어가 있는 에기를 사용했다. 기대한 대로 착수와 동시에 입질이 왔고 700g 무늬오징어가 올라왔다.

시간이 지나자 다시 조류의 세기가 점점 더 강해졌다. 하지만 바람의방향이 바뀌어 직접적으로 공략하기 힘들어졌다. 이럴 때는 에기를 최대한 멀리 캐스팅하고 조류에 태워 흘리는 방식으로 액션을 주는 것이 좋다. 캐스팅 후 조류에 에기를 원활하게 태울 수 있도록 스풀을 열어 라인을 뽑아주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서 에기가 입질 지점에 들어갔다고 생각하고 가라앉히니 다시 입질이 들어왔다.

제법 긴 시간 낚시를 한 결과 10마리가 넘는 무늬오징어를 낚을 수 있었다. 늦가을 시즌답게 마릿수와 씨알을 겸비한 훌륭한 조과였다.

▲ 박정운 씨가 히트한 무늬오징어를 신재완 씨가 가프로 찍어 올리고 있다.

▲ 큰 씨알의 무늬오징어로 손맛을 본 필자 일행. 좌측부터 필자, 박정운, 신재완 씨.

화려하고 빠른 액션보다는 무늬오징어가 언제든 에기를 공격하기 좋도록 단조로운 패턴의 액션을 유지하면 보다 나은 조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입질은 에기를 시원하게 당겨가거나 펀치 형태의 입질은 받기 힘들고 감싸는 패턴이 많다. 따라서 라인의 상태로 입질을 파악하는 데 익숙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