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만 갈치 씨알 좀 보세요!” 4지급 갈치를 낚은 김상현(좌), 윤연주 씨가 갈치 씨알에 만족하고 크게 웃고 있다.

기온이 많이 떨어져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갑자기 추워진 탓인지 조과가 부진하다는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조황도 조황이지만 요즘은 바빠서 시간이 많지 않다. 참돔타이라바? 갑오징어낚시? 망설이고 있을 때쯤 문득 내만 선상갈치가 떠올랐다. 내만 갈치낚시는 오후에 시작하여 오전까지 낚시를 할 수 있기에 시간적인 부담이 덜하다.

▲ 여수 신월동에서 출항하는 제네시스호.

▲ 지그헤드에 돼지비계를 꿴 채비.

▲ 필자가 준비한 앨라배마리그. 웜, 돼지비계 등을 골고루 달아주었다.

10월 31일에 급하게 낚싯배를 알아보았지만 갈치낚싯배들이 주로 먼 바다로 나가기 시작했기에 내만권 낚싯배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런다 한 달 전쯤 갑오징어낚시를 다녀왔던 여수 제네시스호가 떠올라 선장님에게 연락을 했더니 흔쾌하게 출조를 허락해주었다.

장비와 채비를 준비하여 오후 4시쯤 광주에서 출발하여 여수항에 도착해 제네시스호에 승선했다. 추운 날씨에 평일이라 그런지 출조 인원은 많지 않았다. 모두 6명이 승선하여 오후 6시에 출항을 했다.

내만 선상갈치는 항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한다. 보통 낚싯배로 10~20분 거리에 닻을 내리고 갈치 어군이 들어오길 기다린다. 해가 질 무렵에 집어등을 켜고 베이트피시를 모이게 한 다음 준비한 갈치용 지그헤드와 웜을 달아서 캐스팅하여 갈치를 낚는다.

자리가 여유가 있는 덕분에 루어를 캐스팅하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금세 날이 어두워졌고 11g 지그헤드에 4인치 핑크색을 웜을 끼워 캐스팅을 두어 번 할 때쯤 갈치의 특유의 입질이 왔다.

‘툭!’하는 예신과 함께 입질을 한 후 힘을 쓰다가 수면으로 올라왔다. 가끔 바늘이 빠져서 끌어내는 데 실패한 갈치도 있었지만 릴링을 일정한 속도로 해주니 빠지는 비율이 줄어들었고 재밌게 마릿수 조과를 채울 수 있었다.

낚시를 시작한 지 30분이 지났을까?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했다. 너울이 심해지고 물색이 탁하게 바뀌더니 그 후 갈치의 입질이 너무 예민해졌다. 계속되는 숏바이트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 필요했다. 꽁치살과 삼겹살을 조금 준비해왔기에 조금 잘라서 바늘 끝에 꿰었다. 숏바이트를 생각하면서 전보다 조금 느리게 릴링을 하여 짧게 저킹을 두 번 이어가니 묵직한 드랙음이 울렸다. 웜과 생미끼를 함께 쓰니 낚시 초반에 낚였던 씨알과 달리 굵직한 4지반 사이즈의 갈치가 올라왔다.

동행한 동생들과 승선한 손님들에게 돼지고기 생미끼 조각을 나눠주고 낚시방법도 일러주었는데 여기저기에서 스피닝릴 드랙음이 울렸다. 피딩인 듯하여 나는 재미삼아 준비해온 배스낚시용 앨라배마리그를 꺼내 던졌다. 앨라배마리그는 무겁기 때문에 로드를 들고 착수 속도를 늦춰가며 되도록 천천히 감았고 네 바퀴 정로 핸들을 감으니 갈치의 입질이 들어왔다. 앨라배마리그에 갈치가 올라오니 모두 신기해하며 웃었다.

출조 당일에는 밤 12시까지 낚시를 이어갔지만 딱 1시간쯤 피딩이 있었고 그 후엔 드문드문 갈치가 올라왔다. 하지만 3지 이상 굵은 씨알이 낚여 만족스러웠다. 여수 내만의 갈치 시즌은 곧 종료한다. 길면 12월 초까지 시즌이 이어지기도 하는데 그때는 3지 이상 굵은 씨알이 마릿수 조과를 보이므로 마지막 대박을 노리고 출조해보기를 권한다.

▲ 여수 선소대교. 여수 소호항과 웅천친수공원을 연결하는 다리다.

▲ 필자의 갈치 루어낚시 장비. 에깅 장비에 12g 지그헤드, 5인치 웜을 사용했다.

▲ 지그헤드 바늘에 돼지비계를 꿰어 효과를 보았다.

▲ 4지급 갈치 인증샷

▲ 윤연주(좌), 김상현 씨가 조과를 보여주며 엄지 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