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루어용품업체 야마리아 스탭 일행이 보령 무창포 앞바다를 찾았다. 참가자들은 지난 2019년에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직원이자 필드스탭인 야마나카 요스케 씨, 그리고 야마리아 개발부서에서 근무 중인 사쿠라이 료타 씨, 무역부 한국담당인 미야자키 사토시 씨다. 한국 에이전트인 성광물산상사 김선관 대표의 가이드로 일정을 소화한 야마리아 스탭 일행은 한국 서해 갑오징어 자원의 풍부함, 두족류 생활낚시인구의 폭증에 두 번 놀라고 돌아갔다.

▲ “한국 갑오징어, 입질도 시원하고 손맛도 짜릿합니다.” 일본 야마리아 필드스탭 야마나카 씨가 보령 무창포 앞바다에서 갑오징어를 낚고 즐거워하고 있다.

▲ 야마나카 씨의 상황별 스테 선택. 이른 아침과 저녁 무렵에는 실루엣을 강조한 디자인(위), 낮에 햇살이 좋을 때는 반사 효과가 뛰어난 레이저 계열(아래)을 추천했다.

▲ 갑오징어는 먹물 분사구가 바깥쪽을 향하도록 등 부위를 잡아야 한다.

▲ 야마나카 씨가 갑오징어낚시에 사용한 다양한 스테와 에기들.

야마나카 씨와 나와의 만남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 만남은 지난 2019년 10월, 충남 서천의 홍원항에서의 갑오징어낚시가 처음이었는데 당시 한국 갑오징어낚시를 처음 접한 야마나카 씨 일행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일단 일본에는 갑오징어가 많지 않을뿐더러 있어도 낚시 대상어로 큰 인기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갑오징어 관련 장비와 에기, 소품은 전무하며 한치나 무늬오징어용 에기와 소품을 갑오징어낚시에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새벽부터 50척이 넘는 낚싯배에 낚시인들이 꽉꽉 차 출조하는 한국 출항지의 모습은 정말 보기 드문 장관이라며 입을 쩌억 벌렸었다.

또 한 번 놀랐던 점은 놀라운 마릿수 조과다. 당시 한국에서는 하루 100마리를 낚은 일명 ‘100갑 낚기’가 유행이었는데 숫자와 한자로 쓰여진 ‘100甲’이라는 표현이 설마 갑오징어 100마리를 뜻할 줄은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아무튼 당시 야마나카 씨는 한국 서해에서의 갑오징어낚시가 처음이었지만 내가 본 기억으로는 승선한 낚시인 중 세 다섯 손가락 안에 들 만큼 많은 마릿수 조과를 올렸다. 선두도 아닌 선미에서 그것도 잡지사 취재를 겸하며 낚시한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실력이었다(야마나카 씨는 한치, 갈치, 갑오징어가 전문이며 동행한 사쿠라이 씨는 갈치 선상낚시 전문가로도 유명하다).

당시 야마나카 씨가 선보인 테크닉 중 눈길을 끈 것은 에기를 묶은 목줄을 1.5m로 길게 쓴 점이다. 낚시 도중 계속 잔챙이가 물자 긴 목줄을 꺼내 들었고 그 채비에 그날 가장 큰 씨알이 낚였다.

야마나카 씨는 “갑오징어는 목줄을 길게 써주면 씨알이 굵게 낚이는 경향이 있다. 일본에서도 이런 경험을 자주 하는데 한국에서도 비슷한 것같다. 다만 이 방법은 밑걸림이 잦기 때문에 일본에서도 자주 쓰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 “나쁜 기상 속에서도 이 정도는 풍족한 조과 아닌가요~” 낚시를 마친 후 무창포항으로 철수한 촬영팀이 취재일 조과를 자랑하고 있다.

10월 18일 새벽 5시에 무창포항에 집결한 일행은 브라보피싱의 브라보호를 타고 출항했다. 취재일은 전날의 주의보 여파 탓인지 바람이 강하고 너울도 셌다. 그 결과 목적했던 갑오징어 포인트로는 진입하지 못하고 대천해수욕장이 바라다 보이는 근해에서 주꾸미와 갑오징어낚시를 병행해야 했다.

우리는 성광물산상사 직원, 야마리아 스탭, 취재에 동행한 뻐니피싱밴드 회원까지 인원이 총 10명에 달해 배 우현을 통째로 할당받았다. 야마나카 씨는 가장 후미에 자리를 잡았고 사쿠라이 씨가 바로 옆, 그 옆에 내가 서서 함께 낚시를 했다.이날도 야마나카 씨의 마릿수 조과는 탁월했다. 특유의 밝은 얼굴로 농담을 하며 설렁설렁 낚시하는데도 꾸준히 갑오징어를 올렸다. 액션이나 채비는 다른 낚시인들과 별반 다른 게 없었다. 약간의 차이라면 목줄 길이가 아래쪽 봉돌보다 2cm가량 더 길었다는 정도였다. 여기에 과한 액션은 전혀 주지 않고 살짝살짝 바닥을 끌어오는 정도의 액션이 전부였다.

딱히 눈으로만 봐선 알 수 없는 내공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었는데 그가 설명한 일본 사례 한 가지는 나의 관심을 끌었다. 야마나카 씨는 “일본 갑오징어는 과격하게 루어를 흔들면 오히려 겁을 먹고 도망갑니다. 그래서 액션은 주되 부드럽게, 최대한 자연스럽게 루어를 놀릴 필요가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은 워낙 갑오징어가 많고 입질이 화끈하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더불어 색상과 디자인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무늬오징어, 한치낚시 때와 마찬가지로 아침, 저녁 피딩 때는 천을 입힌 스테(누노마키)로 실루엣을 확실하게 노출해 어필하고, 낮에 날씨가 맑다면 반사가 강한 레이저 타입이 효과적이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한편 이날 야마리아 직원들은 내년도에 출시할 갑오징어 스테 테스트도 겸했는데 아직 테스트 중이라 사진 촬영은 부담스러워 해 사진은 찍지 않았다. 형태는 야마시타의 인기 스테인 토토스테와 유사한데 크기와 전반적인 실루엣에서 차이가 생길 것으로 보였다. 아무튼 일본 야마리아에서도 한국 갑오징어 루어 시장을 크게 보고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는 방증이었다.

야마리아 스탭들은 보령과 태안에서의 갑오징어 체험낚시, 서해안 지역 주요 낚시점 방문 등의 시장조사 등 7박8일 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