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의 주인공은 제주 팀블랙홀 회원 김태민 씨로 그가 올린 164.7cm 부시리는

낚시춘추 공인 역대 기록인 161.8cm(2021.8.26/이영주/왕돌초 해상)를 상회하는 기록이다.

그러나 좀 더 정밀한 기록은 연말에 열릴 한국낚시최대어상 심사에서 확정될 예정.

▲ 제주 위미항으로 철수한 직후 164.7cm 부시리를 들어 보이는 김태민 씨. 부시리 무게가 35kg에 달해 제대로 들지 못한 채로 사진을 찍었다. 참고로 김태민 씨의 키는 180cm다.

지난 10월 28일 금요일 오전 9시30분경, 최근 대물 부시리 출현 소식이 잦은 위미 앞바다로 선상낚시에 나섰다. 조류가 잠방잠방 흘러 낚시하기에는 매우 좋은 상황이 연출됐고 초반부터 굵직한 부시리들이 걸려들어 기분이 좋았다.

3kg급 알부시리들이 지천이었고 8kg짜리 2마리를 올린 후 세 번째 입질에 22호 목줄이 맥없이 터지고 말았다. 이에 45호 목줄로 교체했지만 이번에는 ‘자기 갈 길 간다’는 식으로 차고 달렸고 릴 한 번 감아보지 못하고 또 목줄이 터져 버렸다.

그때 수면에서 놀고 있는 알부시리들 사이에서 20kg은 충분히 넘어 보이는 부시리가 보였다. 거리를 주지 않아서 정확히는 안 보이는데 뱃살 부분의 흰색 부위가 매우 큰 걸로 보아 대물로 짐작됐다.

봉돌을 달아 채비를 내리자 녀석이 미끼를 따라 내려갔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올라오기를 반복했다. 아무래도 미끼 하강 속도가 영향을 주는 듯해 이번에는 봉돌을 떼고 미끼를 흘려보았다.

참고로 이번에 내가 사용한 낚싯대는 N·S사의 보카 스탠드업 라이브 B601이었는데 파워레벨이 5(돗돔 100kg급 상대용)에 해당하는 강력한 사양이다. 작년에 20kg 오버 사이즈를 낚으려다 낚싯대를 4대나 부러뜨려 먹은 뒤 외삼촌이 운영하는 원프로피싱에 주문해서 구입했다. 이 천하장사급 낚싯대에 합사 10호 300m를 전동릴에 감고 바늘은 다금바리 바늘 30호를 사용했다.

봉돌을 떼고 흘린 미끼에 큰 놈 하나가 반응해 슬슬 따라가는 모습이 수면 아래로 보였다. 그리고 8m쯤 풀려나갔을 때 원줄이 슬슬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세게 차고 나가지는 않아 기다렸고, 이 거리에서 챔질하면 스크루나 닻줄에 걸려 채비가 쓸릴 듯 싶어 일부러 더 차고 나가기를 기다렸다.

드디어 전동릴 액정에 25m가 표시되는 순간 전동릴 레버를 올리며 대를 세웠다. 그러자 고기가 미친 듯이 차고 나갔다.

속으로 크다는 말만 반복하며 드랙을 꽉 잠그고 엄지손가락으로 스풀을 강하게 눌렀다. 그래도 녀석은 차고 나갔다.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다. 머리라도 돌려보자는 생각에 대를 몇 번 튕겼는데 다행히 그때부터 릴이 감기기 시작했다.

릴이 감기기 시작하자 자신감이 생겼다. 차고 나가고, 감고, 차고 나가기를 반복하는 사이 어깨와 등이 아파 왔다, 그즈음 녀석의 실루엣이 보였다.

언 듯 봐도 컸다. 진짜 컸다. 크다를 몇 번 외쳤는지 모른다. 뱃전까지 와서 3번은 더 차고 나갔지만 지쳤는지 3m도 차고 나가질 못했다. 바늘이 입에 정확히 후킹된 것을 본 후 뜰채질 때 녀석이 머리를 흔들어도 빠지진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드디어 녀석이 뜰채에 담겼다.인생고기였다. 무게를 재보니 35kg, 길이는 164.7cm로 계측됐다.

다음날 근육통으로 고생했지만 한 번 더 경험해보고 싶은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마지막으로 낚시를 하는 데 있어 늘 힘이 되어 주신 원프로피싱 원성조 프로님, 이그나프 김영욱 대표님, 현무호 강치신 형님, 광명호 박상익 형님, 이성호 동생, 사랑하는 와이프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 철수 직후 줄자로 계측한 상태.

▲ 김태민 씨가 164.7cm 부시리를 올릴 때 사용한 장비. 낚싯대는 N·S 사의 보카 스탠드업 라이브 B601, 전동릴은 다이와의 타나콤 불 1000번을 사용했다.

▲ 164.7cm 부시리의 거대한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