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물때인 지난 11월 1일, 예년보다 일찍 신안 하태도에 들어갔다. 올해는 초등감성돔이 일찍 붙었다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목포 야크출조점에서 밑밥을 준비한 뒤 서망항으로 이동해 사선을 타고 하태도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6시 무렵이었다. 박상두 선장의 민박집에 짐을 푼 뒤 서둘러 아침을 먹고 출조에 나섰다. 첫날 내린 곳은 하태도 서쪽의 삼각여 쌍치. 광주에서부터 동행한 김근호 씨와 열심히 아침부터 감성돔을 공략했다.

▲ 하태도 입성 첫날 삼각여 쌍치 포인트에서 올린 52, 44cm 감성돔을 보여주는 필자.

삼각여 쌍치는 수심이 14m로 깊기 때문에 굳이 멀리 원투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다. 초등 때는 수심 5~6m의 얕은 여밭이 유리하다고 말하지만 다년간 하태도를 다녀봤던 나와 일행의 경험은 달랐다. 최소한 하태도에서 만큼은 깊은 수심에서도 초등감성돔이 잘 낚였기 때문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게 씨알이다. 초등철에는 30~40cm급이 주로 물다가 한 번씩 5짜가 낚이지만 하태도에서는 45~50cm가 주종이었다.

나의 판단에는 평소 하태도의 깊은 수심에 머물던 감성돔들이 초등철이 되면 얕은 상태도와 중태도의 여밭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실제로 이날도 우리는 총 4마리의 감성돔을 낚았고 가장 큰 놈이 52cm였다. 나머지 3마리는 45cm와 44cm였다. 다만 예년 같으면 적어도 8~10마리는 물어줘야 하는데 입질이 평소보다 적었던 점은 아쉬웠다.

다음날은 역시 서쪽의 생자리 포인트인 고래등 옆 갯바위로 들어갔다. 이날은 혼자 내렸는데 이곳에서는 2마리의 감성돔을 올릴 수 있었다. 입질은 철수를 앞둔 오전 11시경에 들어왔다. 혼자서 전날 내렸던 삼각여 쌍치에 올랐던 김근호 씨는 35cm 1마리를 낚는 데 그쳤다.

취재일에는 상태도에도 20명 가까운 낚시인들이 들어갔으나 특별난 조황은 없었다고 한다. 상태도와 하태도 할 것 없이 부시리가 설쳤고 대형 참돔이 입질해 채비를 터트리는 경우만 다반사로 일어난 출조길이었다.

나는 지난 11월 8일(6물)에도 한 번 더 하태도를 다녀왔는데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다만 철수날 보니 물색이 점차 어두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 조만간 초등감성돔이 완연하게 붙을 것으로 예상됐다.

11월 말경의 사리물때가 최고의 적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출조에 많은 도움을 주신 목포 야크출조점 최승욱 대표님께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

▲ 필자 일행이 첫날 감성돔을 낚았던 삼각여 쌍치로 낚싯배가 접근하고 있다.

▲ 삼각여 쌍치 포인트에서 사용한 푸가의 마하 1.5호 구멍찌.

▲ 둘째 날 고래등 옆 갯바위에서 필자가 올린 감성돔들.

▲ 하태도 전문 출조점 목포 야크바다낚시점.

▲ 필자와 함께 내린 김근호 씨가 감성돔을 걸어 파이팅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