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중왕리수로는 파이널캐스팅 회원들의 단골 배스 포인트이다. 배스 자원이 넉넉한 데다 수로 폭이 워킹낚시로 공략하기에 적당하다. 그래서인지 늘 꾸준한 조과를 안겨주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여름 폭염과 홍수 때에도 마릿수와 함께 4짜급 배스를 만날 수 있었다.

11월호 취재를 위해 충남권에서 수차례 답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중왕리수로보다 더 나은 조과를 얻은 곳이 없었다. 그렇게 중왕리수로는 이번 취재지로 낙점됐다. 이번 취재에는 꽁치구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정유철 회원도 처음으로 함께했다.

가을을 흔히 ‘쏘감’의 계절이라 부른다. 쏘감이란? 쏘고 감는다는 뜻의 줄임말로, 크랭크베이트나 스피너베이트와 같은 무빙 계열의 루어를 반복해서 캐스팅하고 운용하는 것을 말한다. 겨울을 앞두고 배스는 몸집을 불려야만추위에 대비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대체로 중층과 표층에 분포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서 유독 프리리그와 같은 바닥 공략용 채비에는 침묵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취재에서는 런앤건이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는 스피너베이트와 크랭크베이트, 펜슬베이트와 같은 무빙 계열의 루어 사용에 집중하기로 했다.

▲ 이른 아침 서산 중왕리수로 최상류에서 펜슬베이트에 반응한 빅배스와 파이팅 중인 필자. 오전 피딩타임은 펜슬베이트에 승부를 걸었고 이렇게 성공했다.

▲ 이날 버징에 엄청난 입질을 받았던 게리야마모토사의 IMO 60. 7회 캐스팅마다 한 번꼴로 입질을 받았다.

지난 10월 2일 오전 6시, 일행은 중왕리수로 상류에 집결했다. 아직은 날이 밝지 않은 상황이었다. 수면에는 이미 배스의 먹이활동 모습과 수많은 동심원들이 포착되었다. 서둘러 연안으로 내려서서 낚시를 시작했다. 권순배 회원이 선 자리는 최상류로 수심이 얕았다. 스피너베이트로 어렵지 않게 마수걸이를 하고 곧 이어 프리리그로도 배스를 만났다.

권 회원의 우측 편엔 내가 섰다. 난 첫 루어로 스피너베이트를 운용했으나 입질을 받지 못했다. 그 다음으로 운용한 루어는 펜슬베이트였다. 수로 건너편으로 캐스팅한 후 천천히 워킹더독을 운용하길 반복했다. 그러던 중 3짜급 배스가 반응을 했다. 아쉽게도 훅셋은 실패. 그러나 입질을 받았다는 데에서 희망이 생겼다. 계속 펜슬베이트를 운용할 이유가 생긴 것이다.

수로 건너편으로부터 내 쪽으로 워킹더독을 할 무렵, 퍽! 하며 엄청난 녀석이 입질을 했다. 마치 수면에는 수류탄이 터지기라도 한 것 같았다. “놓치면 안돼!” 곁에서 권순배 회원의 외침이 들렸다. 내 우측 편에 서 있던 정유철 회원이 한걸음에 달려와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랜딩 장면을 찍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난 랜딩에 성공했다. 체고가 아주 대단한 빅 배스였다.

내 곁에서 성실하게 루어 로테이션을 하던 정유철 회원은 몇 번의 입질을 받았으나 배스가 채비를 뱉거나 입걸림이 되지 않았다. 이상하리만큼 취재에 처음 참여하는 회원들은 평소 실력을 잘 발휘하지 못한다. 아마 심리적인 부담감이 작용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전 8시 무렵, 첫 포인트를 뒤로 하고 이제 그 보다 좀 더 하류에 위치한 첫 번째 다리로 이동했다. 오전 피딩이 끝났기 때문이었다. 이제부터는 바닥채비도 함께 운용해야 하고 커버를 적극적으로 노려야 한다. 배스들이 피딩을 마친 후 커버로 들어갈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정유철 회원이 커버 주변으로 넣은 프리리그에 입질을 받았다. 훅셋! 그러나 아쉽게도 훅셋과 함께 매듭이 터져버렸다. 꽤나 큰 개체가 아닐까 싶었는데…. 그렇게 마수걸이는 또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얼마 안 있어 역시 같은 패턴으로 프리리그를 운용한 정유철 회원이 마수걸이에 성공했다.

난 이 무렵에 수로 중앙에서 이따금 배스가 사냥을 하는 모습을 보고 크랭크베이트를 운용하고 있었다. 배스가 있을만한 곳은 다 던지고 있었는데, 하류 방향으로 롱캐스팅 후 천천히 리트리브를 할 때에 덜컥! 하며 입질을 받았다. 배스는 연안 커버로 박히려 애를 썼다. 아주 빠른 릴링으로 대응하며 나 역시 배스가 커버에 박히려는 것을 방어했다. 그렇게 또 한 마리의 의미 있는 배스를 랜딩했다.

그 다음 포인트는 연화수로였다. 이곳은 마름이 아직까지도 많이 분포하고 있었다. 사전답사에서 버징에 많은 배스를 확인했었다. 오늘은 마름 포켓으로 프리리그와 텍사스리그를 넣는 한편 버징도 함께 운용하고자 했다. 이곳은 마름이 있어서인지 프리리그에도 곧 잘 반응했다. 그러나 잘해야 30cm가 조금 넘는 크기의 개체들이었다. 하지만 버징은 달랐다. 버징웜에 반응하는 배스들 중에는 40cm가 훌쩍 넘는 배스들이 보였다.

난 게리야마모토사의 ‘imo 60’ 소프트베이트를 활용해서 버징을 시도했다. 결과는 엄청났다. 피딩타임이 끝났음에도 배스들이 폭발적으로 반응했다. 정유철 회원과 권순배 회원 역시 버징으로 재미를 쏠쏠하게 보고 있었다. 나 역시 느릿하게 운용하여 마릿수를 쌓아 나갔다.

일행은 점심 식사 후 하류를 탐색했으나 낱마리 조과에 그쳤다. 어느새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다시 중류의 상류의 첫 포인트로 이동했으나 휴대용 어탐기인 디퍼 처프플러스2에는 배스들은 없고 낱마리의 베이트피시만 포착되었다.

결국 버징에 뜨거운 반응을 보인 연화수로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일행은 또 다시 많은 입질을 받았다. 난 버징에서 빅 배스 한 마리를 훅셋하는 데까지 성공했지만 마름으로 박혀버린 탓에 랜딩에 실패했다. 아쉬웠지만 많은 입질을 받은 것에 만족해야 했다. 어느덧 캄캄한 어둠이 찾아왔다. 비를 피해 취재를 여기에서 마감했다.

▲ 서산 중왕리수로 상류 첫 다리(이하 1번 교각)에서 연안을 공략 중인 취재팀. 연안 줄풀과 갈대에서 프리리그에 입질을 받았다.

▲ 필자가 사용한 런앤건 루어와 장비. 루어는 KGOOD-B.C 1.5 60F, 로드는 바낙스 COMPASS THE BLACK C682M, 릴은 APOLLO SV 111GL, 라인은 아미고 X11 DUAL POWER 3호 원줄에 CRYSTAL FC 16lb를 쇼크리더로 사용했다. 루어 로테이션을 위해 스냅도래를 사용했다.

▲ 파이널캐스팅 권순배 회원이 연화수로에서 프리리그로 배스를 낚아 올린 후 미소 짓고 있다. 마름 사이 포켓에 플리핑으로 루어를 반복해서 넣어 입질을 받아냈다.

▲ 탐색 시간을 줄이기 위해 틈틈이 휴대용 어탐기인 디퍼 처프플러스2를 사용했다. 수로 중앙에 어탐기를 띄워놓고 스캔 중인 취재팀.

▲ 수면에서 수류탄이 터지는 듯한 폭발음과 함께 펜슬베이트에 반응한 배스. 루어는 6TH SENSE사의 DOGMA 100이다.

▲ 서산 연화수로에서 버징으로 마름을 공략 중인 정유철 회원. 바로 이 포인트에서 버징에 높은 빈도의 입질을 받았는데 이상하게 프리리그엔 반응이 없었다.

▲ 서산 중왕리수로 1번 교각 아래에서 스퀘어빌 크랭크베이트로 조과를 기록한 필자. 하류 방향으로 멀리 캐스팅한 후 15cm 정도 잠영시켜 리트리브를 하던 중 덜컥! 하는 입질을 받았다.

▲ 파이널캐스팅 정유철 회원이 마수걸이를 하는 순간. 중왕리수로 1번 교각 주변 갈대를 프리리그로 공략해서 입질을 받았다.

▲ 낚시는 이렇게 즐겁다. 마수걸이를 한 후 미소 짓고 있는 정유철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