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진 왕돌초로 출조해 125.5cm 부시리를 낚은 필자. 마지막에 다이빙펜슬로 교체한 것이 먹혔다.

▲ 이프로2호에 있는 계측자로 부시리를 재니 125.5cm가 나왔다.

우리나라 대표 빅게임의 성지 왕돌초. 작년에는 우리나라 부시리 기록어인 168.2cm가 배출되고 연일 140cm가 넘는 부시리를 토해내어 너도나도 기록어를 잡기 위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실제로 작년에 부시리 빅게임에 입문한 사람들이 140cm가 넘는 기록어를 낚은 사람이 많다.

올해도 역시 작년과도 같은 조항을 기대하며 많은 사람들이 도전을 했지만 작년의 반도 안 되는 조과로 어려움을 격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왕돌초를 포기할 순 없다. 왕돌초엔 생각지도 못한 어마어마한 한 방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가을이 깊어 가고 연일 기온이 떨어지는 늦가을을 맞이하여 손맛을 보기위해 지난 9월 21일, 울진 오산항에 있는 이프로2호를 타고 왕돌초로 출조했다. 최근의 조황은 조금 살아나는 듯하다. 대물이 빈번하게 출현하는 시기답게 만세기를 쫒는 거대한 개체의 부시리가 먹이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부시리가 만세기만 섭취하는 편식 패턴이 있다면 펜슬을 쳐다보지도 않기에 모 아니면 도의 조과를 보일수도 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만세기 형태의 펜슬을 사용하기도하나 배 주위에 만세기가 뛰어 오를 때를 잘 포착하고 그 위치에 정확하게 캐스팅 해야만 물어준다.

새벽 4시30분. 이프로2호에 올라 출조에 나섰다. 산란 전후 봄철에 비해 수온도 좋고 먹이섭취도 풍부하게 하여 체고가 높아져 힘을 많이 쓰는 부시리를 잡기 위해 출조하기 전날 여태 사용한 장비보다 조금 강하게 채비를 준비했다.

원줄 합사는 6호와 8호를 사용하고 6호에는 쇼크리더 150lb 4m를, 8호에는 쇼크리더 180lb 4m를 준비하고 6파워와 8파워의 로드에 궁합을 맞추었다. 릴 드랙력은 합사 6호를 감은 릴은 10kg, 합사 8호를 감은 릴은 13kg으로 맞추었다.

출항 후 50분이 지나 왕돌초 북쪽 새짬에 도착했다. 아직 해가 떠오르지 않았고 일단 조류의 흐름 상태를 지켜보았다. 엔진 시동을 끈 상태에서 선속이 2노트가량 나오는 것을 보아 조류의 흐름은 좋다. 아직 해가 나오질않았으니 먼저 다이빙 폽퍼로 세팅하고 낚시를 시작했다.

주위에 어스름이 걷힐 때까지 던져보았지만 반응이 없었다. 이제 어느 정도 시야가 확보되었다고 생각하고 논스톱저크 전용 펜슬베이트를 세팅하고 논스톱저크 액션으로 대응했다. 주위 사람들이 계속 다이빙펜슬을 사용했으나 반응이 없었고 아직 해가 완전히 떠오르지 않았기에 다이빙 액션 보다는 좀 더 어필력이 강하다고 생각하여 논스톱 저크를 사용한 것이다. 하지만 해가 완전히 떠올랐으나 반응이 없었다.

해가 떠오른 지 한 시간 정도 지나자 만세기가 뛰기 시작했다. 만세기 밑에는 거대 부시리들의 그림자가 보였고 본격적인 먹이 활동이 시작되고 있었다. 순간 바로 배 앞에서 만세기가 뛰기 시작했고 지체 없이 바로 캐스팅을 했다. 만세기가 뛰는 경로를 추적하고 도망가는 지점을 예측하여 그 앞에 착수가 되어야 입질할 확률이 높다. 마침 그 앞에 착수가 잘 되어 바로 한 마리를 걸 수 있었다.

보통 만세기를 추적하는 부시리들은 초대형들이 많은데 걸린 녀석은 물보라가 작게 일었다. 하지만 힘은 상당히 강해 기대를 하고 랜딩을 성공했는데 미터가 되지 않는 부시리가 올라왔다. 작지만 역시 가을 시즌다운 파이팅을 보여주었다.

이후 3시간이 지나도록 엇박자가 났다. 캐스팅 거리로는 닿지 않는 곳에서 라이징이 보였고 펜슬베이트를 부지런히 바꿔 보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결국 새짬에서 중짬으로 이동했다.

근해 어업구역이 12해리로 묶여있는 왕돌초는 거의 모든 짬들이 12해리 밖에 있어서 요즘은 조황이 들쭉날쭉할 수밖에 없다. 12해리 밖으로 나가서 왕돌초 전역을 훑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엄연히 불법이므로 12해리를 유지해서 낚시를 해야 한다. 그래서 좀 갑갑한 마음도 든다.

포인트를 옮겨 중짬으로 왔으나 노릴 수 있는 구간은 한정적이고 이제는 만세기의 모습도 사라졌다. 2노트가 넘던 조류의 속도도 1.5노트로 낮아졌다. 다들 거의 포기 상태로 쉬고 있었지만 나는 찬스라고 생각했다. 만세기가 뛰지 않는 건 만세기 편식 패턴에서 벗어났다는 것이고 조류가 너무 빠르면 또 그리 좋지 못하기 때문에 조금 약해진 조류 속도는 더 활발한 먹이활동을 할 수 있게 되는 상황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펜슬베이트의 사이즈를 줄이고 부력이 그리 강하지 않은 다이빙펜슬을 세팅했다. 큰 베이트와 작은 베이트가 공존하고 있다면 아무래도 소화하기 쉽고 사냥하기 쉬운 작은 베이트를 선호한다는 생각했다. 또 부력이 강한 펜슬은 활발한 액션을 연출하기에 사냥하기 쉬운 베이트로 표현하기 위해서 부력이 약한 펜슬을 선택한 것이다.

어탐기를 부지런히 확인하여 조류의 방향을 확인하고 용승조류가 발생하는 곳을 유심히 관찰했다. 캐스팅을 할 때는 바람이 불어 나가는 방향으로 캐스팅을 하지만 바람 방향보다는 조류의 흐름을 보고 캐스팅을 했다. 옆바람이 부는 상태였으나 캐스팅 비거리의 욕심을 줄이고 착수와 동시에 액션을 바로 시작하기 위해 착수 전 라인을 잡아주고 착수와 동시에 바로 액션을 시도했다. 두 번의 액션이 들어가고 물보라가 일어났다.

히트! 수심 10m 지점에서 고기를 걸었다. 얕은 곳이지만 강하게 집행하진 않았다. 조류의 방향과 배가 흘러가는 지점을 생각하고 부시리가 탈출할 수 있는 예상 경로를 미리 어탐기로 보아 대응을 했다. 예상대로 부시리는 수심이 깊은 곳으로 점점 도망갔다. 2분간의 파이팅 끝에 125cm가 넘는 부시리를 만날 수 있었다.

아쉽지만 출조 당일에는 125cm 부리시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의 찬스는 없었고 철수를 했다. 앞으로도 기회는 얼마든지 있기에 다음 출조에서 140cm 오버를 기대해 본다.

▲ 동해의 일출을 바라보며 캐스팅을 하고 있는 낚시인들.

▲ 이프로2호에서 촬영한 울진 왕돌초 해양관측소.

▲ 첫 포인트에서 입질을 받지 못해 포인트를 이동하고 있다.

▲ 큰 부시리를 걸어 파이팅하고 있는 필자. 가을이라 몸집을 불린 부시리들의 힘이 대단하다.

▲ 출조 당일 사용한 펜슬베이트.

▲ 필자가 낚은 1m 부시리(아래)와 125.5cm 부시리.

▲ 길이 200mm, 무게 90g 펜슬베이트를물고 올라온 미터급 부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