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5일, 11명의 지인과 함께 여수로 무늬오징어 팁런 출조에 나섰다. 여수 하모니호를 독배로 예약했는데 걱정이 생겼다. 함께 가는 낚시인들이 대부분 배스낚시만 했지 팁런은 처음이어서 내가 준비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았다. 더구나 전날 조황이 좋지 않다고 하니….

25일 새벽 4시에 여수 작금항에서 하모니호에 승선해 20분 정도 달리니 여수 안도~연도 해역에 도착했다. 포인트에 도착하자마자 기본적인 저킹 방법과 릴링에 대해 시범을 보이고 낚시를 시작했지만 조과는 시원찮았다. 다시 지인들을 불러서 “팁런은 에기를 바닥으로 내리고 저킹과 릴링을 섞어 에기를 움직이게 한 다음 액션을 멈추면 무늬오징어가 촉수로 에기를 가져가는 것이 느껴진다”고 설명하고 낚시를 이어나갔다.

▲ 현장에서 사용하기 편리하게 따로 케이스에 넣어 분리한 에기.

▲ 연도 북쪽 일대에서 무늬오징어를 노리고 있는 일행들.

▲ 해가 뜨기 전에 포인트로 나가고 있다.

▲ 큰 씨알의 무늬오징어를 낚은 고태현,유현호 씨.

배스낚시에 익숙해서일까? 지인들은 금방 요령을 익히고 무늬오징어를 낚아 올리기 시작했다. 요란한 드랙음과 함께 여기저기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고 나도 괜한 걱정을 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좋은 조과가 이어졌다.

해가 뜨기 전에 퍼플 계열의 에기에 반응이 좋다는 선장님의 조언에 따라 에기를 교체하며 낚시를 하니 입질은 그칠 줄을 몰랐다. 해가 뜰 무렵이 되자 동행한 11명 중 9명이 손맛을 보았고 2명이 입질을 받지 못했다.

사실 입질을 받고 떨어트린 놈이 있어서 모두 입질은 받은 셈이다. 무늬오징어 얼굴을 보지 못한 두 명은 그 이유가 있었다. 에기를 바닥에 찍은 후 액션을 해야 했지만 액션 없이 릴링만 계속 하고 있었던 것. 다시 액션과 릴링을 해야 한다고 숙지시킨 후 정확하게 옆에서 동작을 알려주니 거짓말처럼 입질을 받아 무늬오징어를 올릴 수 있었다. 결국 전원 손맛에 성공하니 마치 내가 무늬오징어를 낚은 것처럼 뿌듯했다.

출조하기 전날 조황이 나쁘다고 해서 걱정을 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무늬오징어는 높은 활성도를 보였고 팁런에 감을 익힌 지인들은 7마리~10마리의 마릿수 조과를 올렸다. 물론 배스낚시로 채비 운용의 기초가 탄탄한 낚시인들이라 금방 적응을 한 것도 있겠지만 팁런 자체가 낚시 요령만 익히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낚시이기에 가능했다.

그런데 또 하나 문제가 생겼다. 무늬오징어 손맛을 본 지인들이 철수하자마자 다음 출조를 묻는 것이 아닌가. 한술 더 떠서 하모니호 선장이 “야간 팁런에 더 조황이 좋다”고 하자 고민하지도 않고 선뜻 출조에 나서겠다고 하는 지인들도 있었다. 아무래도 ‘무늬 뽕’을 제대로 맞은 듯해서 기분이 좋았다.

▲ 최광석(좌), 전선영 씨도 큰 씨알의 무늬오징어를 낚았다.

▲ 에기에 걸려 올라오고 있는 무늬오징어.

▲ 성공적으로 출조를 마친 후 일행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