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1일 경북 안동호에선 SBS 공생의 법칙 제작 팀이 주최하는 ‘2022 공생 ESG 피싱페스티벌’이 열렸다. 공생의 법칙은 생태계 교란종을 대상으로 하는 예능프로그램으로 조화로운 공생을 위한 인간의 역할과 책임을 다루고 있다. 배스를 대상으로 한 이번 프로그램에 프로배서들과 안동 시민들이 참여했다.

▲ SBS ‘공생의 법칙’ 프로그램 로고

▲ 안동호 주진교 슬로프 앞에서 진행된 보트출정식.

▲ SBS 공생의 법칙 제작 팀이 1부 피싱페스티벌에 이어 개최한 2부 배스요리페스티벌. 주진광장에서 안동시민과 배스프로들이 함께 행사를 즐기고 있다.

▲ 2022 공생 ESG 피싱페스티벌에서 KSA 박기현(좌) 프로와 모델 배정남 씨가 계량을 마친 배스를 들어 보이고 있다.

▲ 대회당일 새벽 주진광장에서 출연진을 촬영하고 있는 SBS 공생의 법칙 제작 팀.

▲ 2022 공생 ESG 피싱페스티벌을 주관한 KSA 송주완 회장이 SBS의 촬영 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한국스포츠피싱협회(이하 KSA) 송주완 회장은 제작 팀으로부터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엔 많이 망설였다고 한다. “올봄 방영된 공생의 법칙 시즌 1에선 출연진이 작살을 들고 배스를 잡아내는 모습을 그대로 방영해 낚시인을 비롯해 동물보호단체로부터 비난을 받은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작 팀이 시즌 1의 시각에서 벗어나 배스를 다각적으로 보고 사회적 산업적 측면에서 다가가려 한다는 제작의도를 밝혔고 고심 끝에 행사를 주관하게 됐습니다.”

8월 21일 새벽 4시. 행사가 열리는 주진광장은 SBS 쵤영 팀과 배스프로들로 북적였다. 단상 앞에는 KSA 배스프로들과 함께 안동호로 나가 배스낚시를 할 출연진들의 촬영이 진행되고 있었다. 출연진은 정글의 법칙으로 잘 알려진 개그맨 김병만 씨를 비롯해 개그맨 지상열, 가수 KCM, 모델 배정남, 방송인 박군 씨로 이날 배스프로들과 함께 배스낚시에 나섰다.

박무석 프로는 “저는 오늘 김병만 씨와 함께 팀을 이뤄 토너먼트를 뜁니다. 김병만 씨는 전날 프랙티스에 동승해서 함께 낚시를 했는데 여름은 낚시가 어려운 시기여서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하고 말했다.

새벽 5시에 보트출정식이 진행됐고 출연진을 태운 배스보트들이 출발순서에 따라 차례로 안동호 수면으로 흩어졌다. 계량은 오전 10시50분부터 11시30분까지 40분간 진행된다. 한여름에 치러지는 만큼 출연진을 배려해 낚시 시간을 조정했다고 한다.

KSA 송주완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은 조황이 부진해서 배스낚시를 제대로 영상에 담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다. 박경태 선수위원장은 “스포츠피싱을 공중파를 통해 알릴 수 있는 기회이고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이왕이면 잘 낚여서 진면목을 보여줬으면 합니다”하고 바람을 밝혔다.

기대와는 달리 안동호의 조황은 매우 부진했다. 출연진 모두 노피시를 기록했다. 계량장에 도착한 김병만 씨는 “배스낚시가 이렇게 힘든 줄 몰랐어요. 배스프로 분들 정말 대단합니다”하고 말했다.

출연진 외 배스프로들이 낚은 배스는 한 곳에 모았다. 제작 팀은 1부 배스토너먼트에 이어 2부 행사로 안동호에서 낚은 배스를 요리해 안동 시민들에 맛보게 하는 배스요리페스티벌을 기획했다. 배스 시식은 시상식이 끝난 후 해가 기울어 선선해질 무렵인 오후 5시부터 진행됐다. 2부 배스요리 시식엔 셰프로 유명한 중식 전문가 이연복 씨와 일식 전문가 정호영 씨가 참여했다. 두 요리사는 안동호에서 낚은 배스를 재료로 삼아 배스멘보사, 배스덮밥, 배스짬뽕, 배스어묵볼떡꼬치 등을 만들었다.

오후 4시가 넘자 참가 신청을 한 안동시민들이 주진휴게소 앞으로 하나둘 모이기 시작하더니 긴 줄을 이루었다. 80여 명의 안동시민들은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연령대가 다양했다. 이연복, 정호영 셰프 이름의 간판을 내건 식당차 앞에서 줄을 서서 요리를 받아갔다. 식탁에 둘러 앉아 배스요리를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이 이전까지 보지 못한 모습이어서 낯설기도 했다.

나도 배스짬뽕과 배스멘보사를 먹어 보았다. 배스짬뽕은 요리 자체가 훌륭해 배스만의 맛을 느낄 수 없었지만 배스멘보사는 단단한 식감이입에 착착 붙었다. 멘보사는 빵과 새우를 뜻하는 중국어로, 정사각형 모양으로 자른 식빵 사이에 잘게 다진 새우를 넣어서 만든 요리인데 배스멘보사는 새우대신 배스 살을 잘게 다져 넣었다. 배스멘보사는 술안주로 좋아 보였다. 2시간 넘게 진행된 배스요리 시식은 출연진과 초청 걸그룹의 공연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촬영한 영상은 10월 6일 방영됐다. 배스토너먼트와 배스요리 시식으로 나눠 편집된 프로그램은 1시간 여에 걸쳐 방영됐다. 스포츠피싱 대상으로서의 배스와 먹거리 대상으로서의 배스가 배스토너먼트와 요리경연을 통해 소개됐다.

프로그램을 본 낚시인들의 SNS 반응을 보면 “페스티벌 형식으로 접근해 다가가는 방송의 콘셉트가 마음에 들었고 배스의 부정적 이미지를 벗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배스낚시의 저변확대가 이뤄지길 바란다” 등의 의견이 있는가 하면 “결국 배스를 먹어서 없애자는 얘기인가?”, “스포츠피싱 대신 배스요리 대결이 더 부각돼 아쉽다” 등의 의견도 있었다. 배스를 낚을 때 ‘침입어종이자만 배스야 반갑다’라든가 고기를 끌어내는 과정을 두고 ‘개체수 조절’이라고 넣은 자막은 낚시인에겐 거슬리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KSA 송주완 회장은 “배스는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낚시 대상으로만 머무르지 않고 요리나 관광산업 등과 같이 다양한 면에서 가치를 인정받아야 합니다. 그래야 배스를 나쁜 물고기로만 인식하고 있는 국민의 인식을 바꿀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 안동호 주진슬로프 앞 계량장으로 향하고 있는 선수들.

▲ SBS 공생의 법칙 출연자인 가수 KCM이 시상식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박무석 프로와 팀을 이뤄 대회에 참가했다.

▲ 배스요리페스티벌을 기다리고 있는 안동시민들.

▲ 이연복(우) 셰프와 모델 배정남 씨가 배스요리를 준비하고 있다.

▲ 배스요리를 기다리는 안동시민들. 셰프 이연복, 정호영 씨의 이름 간판을 단 식당차에 길게 줄을 섰다.

▲ 안동호에서 낚은 배스로 만든 요리.

▲ KSA 배스프로들이 배스요리를 즐기고 있다.

▲ “이번 기회로 배스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9월 6일 방영된 SBS 공생의 법칙 시즌2 배스 편에서 KSA 전재을 프로가 배스에 대한 인식에 대해 바람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