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해 연평도 외수줄낚시로 올린 115cm 점농어를 보여주는 필자. 필자의 점농어 기록어가 됐다.

지난 9월 26일, 연평도로 농어낚시를 떠났다. 우리는 외수질로 점농어를 노릴 계획이었다. 보통 배낚시는 조금물때에 잘 되지만 대물 점농어는 조류가 센 물때에 잘 낚인다. 그래서 사리물때에 맞춰 출조 계획을 잡았다. 서울에서 출발하는 선배님이 인천에서 산 새우 600마리를 구입해 합류했다. 2일간의 낚시 일정이어서 쿨러에 바닷물을 충분히 채우고 기포기도 최대한 강하게 틀어 산 새우를 살렸다.

인천여객선터미널을 출발해 연평도에 도착한 뒤 서둘러 점심을 먹고 12시에 포인트로 나갔다. 오후 12시가 만조라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썰물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이날 오후에만 우리는 점농어 30마리, 우럭과 광어를 20마리 정도를 낚았다. 50cm 이하급 점농어는 모두 방류했을 정도로 마릿수 조과가 좋았다. 잔잔한 바다, 사리물때, 초썰물 등 모든 여건이 잘 맞아 떨어진 첫날이었다.

다음날은 오전 6시에 일어나 가지여 포인트로 나갔다. 역시 7시부터 썰물이 시작돼 물때는 최상이었다. 포인트에 도착한 나는 3000번 릴에 합사 3호줄, 목줄 8호, 농어바늘 22호, 40호 봉돌로 채비를 구성했고 큼지막한 산 새우 코를 꿰어 포인트를 공략했다.

선장님의 신호와 동시에 채비를 내리자 봉돌이 바닥에 닿는 느낌이 났다. 동시에 30cm 정도 감아 채비를 띄운 후 배와 함께 조류를 따라 흘러가는데 갑자기 ‘후두두둑-’ 하며 스풀이 역회전하기 시작했다.

순간 ‘뭐지? 채비를 내리자마자 대물이 걸렸나? 아니면 밑걸림?’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실제로 릴을 감으려 해도 좀처럼 핸들이 돌아가지 않았다(지금 생각해보니 3000번짜리 소형 스피닝릴을 쓴 것이 이유인 것 같다).

약 5분 정도 밀고 당기기를 계속하자 정신이 몽롱해졌다. 잠시 후 수면 위로 뭔가가 솟구쳤는데 올라온 놈은 지금껏 본 적 없는 거대한 점농어였다. 선장님이 조심조심 뜰채질로 녀석을 담아 뱃전으로 올렸다. 가쁜 숨을 내쉬고 있는 괴물 같은 녀석을 보니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이 안 됐다.

줄자로 계측하니 무려 115cm. 작년 8월에 올린 108cm가 나의 최대어였는데 개인 기록을 갱신한 것이다. 역시 연평도 점농어낚시는 사리물때가 정답이라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이후 우리는 40마리 이상의 점농어를 낚았고 70cm 이하는 모두 방류한 뒤 철수했다.

▲ 낚은 직후 부경호 위에서 계측을 했다. 꼬리지느러미 끝이 115cm를 살짝 넘는다.

▲ 115m 점농어를 올릴 때 사용한 외수질 장비와 채비. 미끼는 인천에서 준비해간 산 새우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