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 마감 물낚시 현장

얼지 않는 간척호수 부사호

겨울에 수위 줄면 3~5m 수심 골자리를 노려라

겨울이 되면 중부지방 꾼들은 따뜻한 남녘으로 눈을 돌리거나 얼음낚시 준비로 분주해진다.
하지만 엄동설한(嚴冬雪寒)에도 얼지 않는 부사호는 겨울 물낚시가 잘 된다.
나는 6년 전부터 부사호에서 겨울 물낚시를 즐기고 있는데 씨알이 출중하고 마릿수 조과도 뛰어나다.
부사호의 겨울 물낚시 핵심 구간을 소개한다.    

ㅣ이종일 객원기자 ㅣ

호남에 강진 만덕호, 고흥 죽암호(죽암수로), 진도 소포호(소포수로), 완도 화흥호(완도호) 같은 겨울붕어터가 있다면 중부권에는 부사호가 그와 유사한 성격의 낚시터라고 생각한다. 123만평의 대단위 수면은 겨울에도 얼지 않고 바닷가와 인접한 특성상 겨울에도 입질이 활발하다. 간척지 특유의 풍부한 먹잇감, 밀생한 갈대, 부들도 붕어의 산란과 자원 증가에 좋은 여건을 제공하는 것 같다. 또 아직도 남아 있는 염분기가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 붕어들의 성장이 빠르고 튼실하다.  

내가 부사호를 겨울에 찾기 시작한 건 6년 전부터다. 11월부터 들어가 1월 말까지 낚시를 즐겼다. 나는 생미끼를 사용한 대물낚시를 주로 즐기는데 수온이 낮은 겨울에도 잦은 입질을 받을 수 있었다. 
가장 최근의 경험은 2년 전 1월 10일경, 증산교 하류에서 밤낚시를 해서 32~35cm 월척을 세 마리 낚은 바 있다. 미끼는 새우와 참붕어에 고른 입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가장 춥다고 알려진 2월 이후에는 낚시한 적이 없어 2월의 조황은 미지수다. 
내가 이 기사를 쓰기 위해 부사호를 답사한 것은 지난 11월 27일. 차가운 칼바람이 몰아치는 상황에서도 익산꾼 네 명이 큰 손맛을 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들은 위치도의 D지역(석산 마주보는 곳)에서 낚시를 했는데 각자의 살림망을 들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붕어를 낚아놓고 있었다. 살치가 덤벼 지렁이 대신 떡밥을 썼다는 그들은 7치부터 월척까지 40~60마리의 붕어를 낚았다. 이런 조황은 최근의 충남권 낚시터에서는 볼 수 없는 대호황이다. 반면 신구천 증산교 주변에는 두 명의 낚시꾼이 낚시를 즐기고 있었지만 조황은 좋지 않았다.

네 칸 이상 장대 유리, 겨울에는 깊은 곳 노려라!

부사호 겨울 물낚시에서 반드시 체크해 볼 것이 수위다. 만약 평소보다 수위가 많이 줄어있다면 무조건 깊은 곳을 찾아야 한다. 내가 그런 상황에서 자주 찾고 재미 본 곳은 신구천이 흐르는 증산교 하류 A와 석산을 마주보는 B, 그리고 소황교 하류 F 등 세 구간이다. 이곳들은 네 칸대를 던지면 3~4m 이상 수심이 나올 정도로 깊은데 갈수 때 수위가 내려가면 이곳으로 붕어들이 죄다 몰리는 것 같다.
이것은 나의 경험만은 아니다. 낚시 도중 알게 된 현지 어부의 말에 의하면 겨울이 되면 앞서 얘기한 세 구간에 집중적으로 그물을 쳐 붕어를 잡는다고 한다. 따라서 깊은 곳을 노리기 위해서는 네 칸 이상의 장대를 많이 준비하는 게 도움이 된다. 구간별 특징과 낚시요령을 소개한다.

A구간 증산교 하류
낚시자리와 주차 공간이 넓어 낚시회 모임이 자주 이루어지는 자리로 부사호에서 가장 각광 받는 포인트다. 겨울낚시터로는 증산교 일대가 다 무난하지만 그중에서도 하류 쪽을 권유한다. 석산을 마주보면서 수심이 2~3m 나오는 곳을 찾으면 된다. 새우, 참붕어를 사용한 대물낚시도 잘 되며 글루텐을 사용하면 대형 떡붕어도 종종 만날 수 있다. 사진의 다리는 공사 차량 통행을 위한 임시 시설물. 증산교는 훨씬 상류에 있다.

B구간 소황교 상류 남쪽 연안
수위가 낮아진 경우 겨울 밤낚시로 대물을 만날 수 있는 특급 포인트다(물에 잠겨있던 석축이 드러나면 걸어 들어갈 수 있다). 부사호 중류 중 가장 깊은 곳으로 네 칸 대를 펴면 수심이 4~5m에 이른다. 적어도 3.8칸 이상의 장대가 유리하며 참붕어, 새우 미끼를 사용하면 초저녁과 새벽에 대형 붕어를 만날 수 있다. 전문꾼들 사이에 “겨울에 이곳에서 입질을 받으면 무조건 월척”이라는 얘기가 자자한 포인트다.    

C포인트 웅천천 배터 하류
차가운 겨울바람을 강하게 맞는 곳이지만 수위만 안정되면 지속적인 조황이 보장되는 구간이다. 

D구간 소황교 상류 북쪽 연안
증산교 하류(A구간) 다음으로 꾼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마릿수는 물론이고 대형 붕어 확률도 매우 높은 곳이다. B구간을 마주보는 곳으로 이곳 역시 수심이 매우 깊다. 글루텐 떡밥을 사용하면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마릿수 조과가 가능한 곳이다. 큰 씨알은 밤낚시에 자주 출몰하며 네 칸 이상 장대에 생미끼를 쓰는 게 좋다.   

E구간 소황교 옆 수문 일대
갈대와 부들이 무성해 겨울바람을 막아주는 곳이다. 글루텐과 지렁이를 사용하면 어렵지 않게 마릿수 손맛을 볼 수 있다. 찾기 편해 항상 꾼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F구간 소황교 하류 북쪽 연안
내가 제일 좋아하는 구간이다. 연안에 부들, 갈대, 뗏장이 고루 형성돼 있어 보기만 해도 붕어가 튀어나올 듯한 느낌이 든다. 수초 작업 후 새우, 지렁이, 참붕어 미끼를 사용해 월척급 이상 붕어를 자주 낚아낸 곳이다. 경사진 석축이라 의자 놓기가 불편한데 그만큼 좋은 조황이 기대되는 곳이다. 수초밭이 좋아 보트꾼도 자주 찾는 곳인데 연안이 얼지만 않으면 수초 직공낚시도 잘 먹힌다.   

I구간 소황교 하류 남쪽 연안
지난 3월 제방에서 소황교까지 나들이길을 만들어 놓았다. 부들, 갈대가 보기 좋게 군락을 이루고 있고 대물 출현도 잦다. 마릿수 재미도 좋은 곳이다. 입질이 뜸할 때 나들이길을 따라 걸어보는 여유도 만끽할 수 있다.

G구간 제방 중간
소나무가 우거져 있어 여름에는 그늘 밑에서 시원하게 낚시를 즐길 수 있는 구간이다. 가을에는 생미끼를 쓰면 망둥어 등쌀에 붕어 얼굴을 못 보므로 떡밥 등의 곡물 미끼를 써야 한다. 겨울에는 망둥어 성화가 줄어들어 생미끼를 쓰면 월척급 붕어를 기대할 수 있다.

H구간 부사교 주변
주차공간이 넓어 많은 인원이 함께 낚시할 수 있다. 망둥어 성화만 피한다면 대물 확률이 높은 곳이다. 겨울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휴게시설이 곳곳에 있어 편리하다.  
▒ 조황 문의 광천 대물낚시 041-641-7764

배수 때 대처 요령

적어도 배수 멈춘 뒤 하루 뒤 깊은 곳 노려야

여름철 우기 때만큼은 아니지만 겨울에도 종종 물을 빼는 게 부사호의 특징이다. 바다 물때에 맞춰 빼는 날도 있고 많은 겨울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은 직후에도 많은 물을 뺀다. 낚시 도중 찌가 떠밀릴 정도로 많은 양을 뺄 때도 있다. 이럴 때일수록 B와 D구간 같은 깊은 곳을 찾아야 된다. 단 다른 낚시터와 마찬가지로 배수 당일은 조황이 떨어지므로 적어도 하루 이상 지난 뒤 찾을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