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10월호 취재를 앞두고 서산과 당진의 저수지, 간척호 몇 곳을 답사했다. 그중 서산 성암지 상황이 좋았는데 수위가 높아 포인트가 한정적이라는 게 아쉬웠다. 반면에 대호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취재를 약 열흘 정도 앞두고 조황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대체로 작은 배스들이 낚이고 있었다. 그러나 철탑 포인트라 불리는 도이리권은 달랐다. 며칠에 걸쳐 런커가 쏟아진다는 소식에 8월 27일 현장을 찾았다.

▲ 늦은 오후, 대호 도이리 쪽수로에서 저녁 먹이활동을 시작한 배스들이 포착됐다. 때를 맞춰 본류 합수부를 공략 중인 필자.

▲ 작은 배스들만 나오는 상황에서 일행 중 첫 4짜를 랜딩한 필자. 수로 건너편 커버 속으로 넣은 프리리그에 입질을 받았다.

대호를 찾은 일주일 전까지는 버즈베이트와 프로그에 배스가 뜨겁게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취재 당일엔 배스가 표층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웨이크베이트를 선발 루어로 준비했던 나는 동 틀 무렵부터 열심히 수면을 두드려댔지만 한 번의 입질도 받지 못했다.

해법은 역시 프리리그였다. 바닥으로 채비를 넣으니 바로 입질이 들어왔다. 마수걸이는 이번에 처음으로 취재팀에 합류한 바낙스 디자인팀의 이효민 씨가 기록했다. 프리리그로 도이리 쪽수로를 공략해서 받은 입질을 랜딩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수로 중앙에서 나오는 배스들은 모조리 작은 녀석들이었다. 입질이 계속 들어오는 건 다행이었지만 만족할 수 없는 씨알이었다. 일행은 약간의 거리를 두고 빠르게 이동하며 본격적인 탐색을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수로 건너편 커버로 넣은 프리리그에 묵직한 입질이 들어왔다. 훅셋! 나의 주력 장비인 바낙스 COMPASS THE RED C702H가 휘어졌다. 일행 중 첫 4짜 배스를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우리는 스피너베이트를 비롯해서 크랭크베이트, 펜슬베이트, 톱워터 루어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루어 로테이션을 하고 있었다. 아직 이른 아침이었고 이따금 수면에 배스에게 쫒기는 피라미가 목격됐기 때문에 패턴을 찾고자 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독할 정도로 움직이는 루어에는 배스들이 침묵했다. 서스펜딩 타입의 미노우를 운용해보기도 했지만 마찬가지였다. 다행히 지그헤드리그와 립리스크랭크베이트의 스위밍에는 배스가 반응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작은 개체들이었다.

커버 속에 넣은 프리리그에 4짜 배스가 낚인 후로는 루어 로테이션을 포기해야 할 상황으로 보였다. 우리는 마릿수보다는 씨알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이곳에서 많은 배스를 만나게 해 준 게리야마모토의 3.5인치 컷테일 웜을 쓰기로 했다. 진짜 입질 빈도는 엄청났다. 커버 속으로 넣기가 무섭게 입질이 들어왔으니 말이다. 볼륨이 큰 루어보다는 이렇게 작은 루어에 입질이 집중된다는 것은 포인트에서 작은 개체만 있거나 물속 환경이 바뀌어서 배스가 예민해졌기 때문이다. 나는 근처에 있던 이효민 회원에게 3개 남은 컷테일 웜 중 2개를 나눠주며 써보길 권했다. 결과는 대성공. 입질의 빈도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나와 권순배 회원은 프리리그와 네드리그를 운용해서 4짜 배스들을 이미 잡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아직 이효민 회원이 40cm 이상의 배스를 낚지 못한 상황. 그래서 낚을만한 포인트를 알려주고 채비를 넣어야 할 곳과 루어 운용방법에 대해서도 계속 설명해주었다. 수로 중앙보다는 건너편 커버 속으로 채비를 넣어야 하며, 채비를 너무 빠르게 운용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이효민 회원의 채비가 수로 중앙의 돌바닥을 통과할 때 예민한 입질을 받았다. 채비를 물고 가기를 기다렸다 훅셋! 이효민 회원의 바낙스 ESPADA C692MH 궁니르가 휘어졌다. 나와 권순배 회원은 그 순간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채비를 빠르게 거둬들이고 달려갔다. 그러나 카메라를 꺼내는 순간 그만 휘어져 있던 로드가 곧게 퍼지고 말았다. 낚싯줄이 끊어지고 만 것이다. 꽤 좋은 사이즈의 배스로 보였는데 너무 아쉬웠다.

▲ 대호 도이리에서 4짜 배스를 만난 권순배 회원. 게리야마모토 3인치 야마센코(프리리그)를 사용했고 역시 채비를 커버에 통과시킬 때 입질을 받았다.

▲ 취재팀이 낚시를 시작한 포인트. 송전탑이 있어 일명 ‘철탑 포인트’라 불리는 곳으로 봄과 가을에 많은 배스를 만날 수 있다. 인터넷 검색 주소는 대호지면 도이리 1165.

▲ 도이리 두산양수장 수로를 공략 중인 파이널캐스팅 회원들. 이곳에서 낮에는 작은 배스만 낚였는데 어둠이 깔리자 빅배스가 나와 주었다.

▲ 취재일 대히트를 기록했던 게리야마모토 컷테일 3인치. 입질 빈도수에서도 압도적이었을 뿐 아니라 4짜 이상 배스들도 대부분 이 루어에 나와 주었다.

▲ 늦은 오후, 배스의 먹이활동이 시작되었음을 파악하고 하드베이트를 고르고 있는 필자. 오른손에 쥐고 있는 크랭크베이트가 본지에도 여러 차례 소개했던 KGOOD-B.C 1.5 60F이다.

▲ 오전 9시 무렵 프리리그에 올라온 배스. 발 앞 커버 속으로 가볍게 넣은 피칭에 반응했다. 사용 장비는 바낙스 COMPASS THE RED C702H, APOLLO SV 111GL, 아미고 CRYSAL FC 14lb. 사용 루어는 역시 게리야마모토 컷테일 3.5인치(프리리그).

▲ 이번에 처음 취재에 합류한 바낙스 디자인팀의 이효민 대리. 바낙스에서 나오는 모든 홍보 이미지는 바로 이효민 대리의 작품이다.

▲ 저녁 피딩이 끝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띄운 휴대용 어탐기 디퍼 처프플러스2. 스캔 이미지로 볼 때 큰 배스들은 모두 사라지고 작은 물고기만 몇 마리 보인다. 먹이활동이 끝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점심식사 후 잠시 휴식도 취하고 오후낚시에 대한 작전회의를 하기 위해 찾은 당진 산티아고 레스토랑.

오전 10시 무렵엔 바람이 터졌다. 낮에도 배스가 나올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바람은 플랑크톤을 움직이게 할 것이고 그것을 먹으려는 피라미들도 움직이게 할 것이었다. 바람의 영향이었을까, 배스의 입질은 한낮에도 이어졌다. 지그헤드리그와 립리스크랭크베이트에 반응을 보였고 커버와 돌바닥에 던진 프리리그에도 꾸준하게 반응했다. 뭘 해도 나올 상황으로 보였는데 그래도 4짜급 배스들은 다 커버에서 나와 주었다. 도이리에서 낚시를 시작했던 일행은 점심 무렵엔 어느덧 대호대교 근처까지 와 있었다.

저녁 무렵, 도이리 쪽수로에서 프리리그에 마릿수 재미를 보았다. 피라미와 살치 떼는 수면에서 놀고 있었지만 크랭크베이트나 미노우, 톱워터 루어엔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이상하리만큼 프리리그에만 입질을 보였다. 대체로 작은 개체들이었다.

어느새 해가 완전히 지고 있었다. 철수를 위해 차로 돌아왔다. 자동차가 주차된 곳은 도이리 두산양수장 앞이었는데, 얕은 다리에 서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바로 앞 쪽수로에 프리리그를 넣었다. 톡! 가벼운 입질이 들어왔고 채비를 물고 가길 기다려 훅셋! 수면에서 우당탕탕 한바탕 난리가 났다. 헤드랜턴을 켜고 확인하니 런커급 배스였다. 그 짧은 순간에 시멘트 구조물과 연안 갈대 사이를 맹렬하게 오고갔다. 그래서 자칫 랜딩할 때 라인이 터질 수도 있었다.

바로 옆에 있던 권순배 회원에게 급히 도움을 요청했다. 낚싯대를 들고 있어 달라고 하고 난 조심스레 카본라인만 잡고 다리 위로 들어 올렸다. 랜딩 성공! 계측 결과 48cm였다. 세 사람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내가 좋아하는 말 중에 이런 게 있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딱 그 말처럼 마지막 캐스팅에 덩어리 한 마리가 올라온 것이다. 선선한 초가을 밤공기를 깊게 들여 마시며 취재를 마감했다. 참 기분 좋은 조행이 아닐 수 없었다.

▲ 어느새 해가 지고 도이리 송전탑 뒤로 붉은 노을이 걸렸다. 참 멋진 광경이 아닐 수 없다. 사진을 촬영한 후 얼마 안 있어 이 채비로 이날의 최대어를 만났다.

▲ 대호 도이리 두산양수장 앞 수로에서 만난 이날의 최대어. 프리리그를 가볍게 투척하여 받아낸 입질이었다. 장비는 바낙스 ESPADA NANO C70MH MJOLNIR, APOLLO SV 111GL, 아미고 CRYSTAL 14lb. 사용 루어는 역시 게리야마모토 컷테일 3.5인치(프리리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