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유료터]
화성 송라낚시터
잘 정비된 좌대시설과 풍광 으뜸
김병조 ㈜천류 미디어스탭, 유튜브 춤추는찌불의 일조삼락
찌는 듯한 더위도 어느새 물러가고 아침과 저녁으로 선선한 것이 가을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번 낚시 여행은 경기도 화성 송라낚시터로 가을을 마중하러 떠났다.
대전을 출발, 2시간 여 만에 송라낚시터에 도착함과 동시에 깜짝 놀랐다. 이렇게 잘 정비된 낚시터가 있었다니…. 송라낚시터는 만수면적 4만평의 평지지이며 경기도 화성시 매송면 송라리에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매송IC에서 가까워 서울, 수원, 안산, 광명, 군포, 시흥 등의 수도권 도시에서의 진입 여건이 매우 뛰어나다.
낚시는 노지, 잔교, 수상좌대에서 이루어진다. 노지 입어료는 2만원.
노지 포인트는 저수지 전역에 분포돼 있는데 관리소 우측 논둑길 포인트는 마릿수 조황이 좋은 곳으로 늘 인기가 많다. 중류 교각 밑 포인트는 수몰나무가 산재해 대물 붕어가 많이 낚이는 곳이다.
관리소 건너편은 산 그림자 덕분에 낮에도 시원하게 낚시할 수 있는 포인트로 조용히 나 홀로 독조를 즐기기에 좋다. 교각 바로 옆 잔교는 대물 붕어가 많이 낚이는 포인트다. 그래서인지 주말을 맞아 출조한 출조객들이 일렬로 앉아 있었다. 주 어종으로는 자생 토종붕어와 떡붕어가 많으며 향어와 잉어, 가물치 등도 있다. 현재는 대부분 향붕어를 방류하고 있다.
▲ 드론으로 촬영한 송라지 하류권. 관리소 앞으로 지난 겨울에 신축한 방갈로들이 놓여있다.
▲ 시흥시에서 온 서창진(왼쪽), 고재진 씨가 수상좌대에서 올린 마릿수 조과를 자랑하고 있다.
KTX 소음에 적응한 붕어들
수상좌대와 방갈로는 모두 연안에서 연결된 통로를 이용해 자유롭게 진출입이 가능한 연안 좌대들로 이루어져 있다. 2인용부터 5인용까지 다양하며 출조 인원수에 맞게 좌대를 선택하면 된다. 방갈로는 지난겨울 새로 신축한 2인용이 28동, 3인용은 20동이 있다. 모두 관리실 앞쪽으로 배치되어 있는데 요즘 낚시터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침상 있는 1인실과 2인실 구조와 달리 수상좌대처럼 방이 있어서 작은 수상좌대라고 봐도 무방하다. TV는 없으며 냉장고와 에어컨은 있다. 난방은 전기패널 보일러를 사용한다. 이불은 비치되어 있지 않기에 출조객이 직접 준비해와야 한다.
2~3인용 방갈로가 관리소 앞과 상류에 배치되어 있다면 4~5인용은 중류에 배치되어 있다. 4인용 6동, 5인용 7동이 있다. 좌대 내부에 화장실이 없어 다소 불편할 수는 있으나 구역별로 공중화장실이 있어 큰 문제는 되지는 않는다.
수상방갈로와 좌대 요금은 평일, 주말 상관없이 2인실 8만원, 3인실 10만원, 4인실 13만원, 5인실 16만원이며 입어료 포함 가격이다. 주차장 역시 곳곳에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 있어서 좌대 앞에 주차하고 낚시 짐을 옮길 수 있어 편리하다.
관리소에서 좌대 열쇠를 받아 들고 오늘 낚시할 중류권 교각 밑 신형 좌대에 올랐다. 5인용 좌대라 낚시 공간이 넓었다. 우측에 KTX 열차가 지나는 교각이 있어 소음이 낚시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도 생각했지만, 송귀섭 선생이 낚시방송에서 ‘철로변 붕어들은 열차 소리에 익숙해져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 말씀이 떠올라 큰 걱정은 되지 않았다. 낮에는 살치와 피라미의 입질이 있어 글루텐보다는 어분떡밥 위주로 미끼를 운용하는 게 좋다는 게 관리소장님의 귀띔이다.
미끼를 준비하고 낚시를 시작했다. 파란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이 물감을 뿌려놓은 듯 가을하늘처럼 청명했다. 풍경만으로는 벌써 가을이 온 듯 했다. 잠시 후 동출한 직장 선배 황인구 씨에게 첫 입질이 왔다. 멋진 찌올림에 당연히 붕어라고 생각했으나 붕어가 아니었다.
“아니 찌를 점잖게 올리기에 대물 붕어인줄 알았더니 이게 뭔 일이야? 새우가 입질을 멋지게 하네”라며 선배가 허탈한 표정으로 말했다. 자생새우가 바늘에 걸려나온 것이다. 그 표정을 보고서는 웃음보가 터졌다. 이후에도 선배는 붕어를 간간히 낚았는데 6치 토종붕어부터 씨알 좋은 향붕어까지 고루 낚였다.
바로 옆에 앉아 있는 필자에게는 입질이 전혀 없었지만 그다지 초조하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눈앞에 펼쳐진 멋진 풍경만으로도 좋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가끔씩 지나가는 기차 소리가 낚시터의 운치를 더해주었다.
▲ 중류 교각 및 수상좌대에서 낚시를 즐기는 가족 낚시인들.
황홀한 석양 뒤 이어지는 붕어들의 입질
맛있는 야외 만찬을 즐긴 후 찌불을 밝혔다. 어둠이 저수지 수면에 내려앉기 직전에 수채화 같은 멋진 석양이 서산으로 넘어갔다. 그 멋진 풍경을 놓칠 새라 카메라를 집어 들고 연신 셔터를 눌렀다.
밤이 되자 싸늘한 기운이 느껴져서 점퍼를 입었다.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는 순간이다. 붕어들의 입질도 심심치 않게 들어왔다. 토종붕어와 떡붕어 그리고 향붕어까지 다양한 붕어가 6치부터 허리급까지 올라왔다.
그렇게 선배와 도란도란 지난 얘기를 나누면서 재미있는 낚시를 즐기고는 자정 넘어 1시에 잠을 청했다.
잡지 취재를 위해 다른 출조객의 조과를 확인하니 노지는 대체적으로 조황이 조금 부진했고 좌대의 조황이 좋은 편이다. 특히 중류 쪽 교각 우측 아래에 있는 좌대의 조과가 좋았다. 조과 사진을 찍은 후 선배가 낚시하는 모습으로 앵글을 옮기는데 역광으로 비추는 장면이 한 폭의 그림이었다. 멋진 사진을 선배에게 선물해줘야겠다는 기쁜 마음으로 셔터를 눌렀다.
이번 출조는 가을의 초입에서 붕어 손맛과 송라낚시터의 수려한 풍경을 발견한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었다. 아울러 동출한 선배와의 추억은 더더욱 두텁게 쌓일 것이다. 사철 특별한 풍경을 선물해준다는 송라낚시터를 단풍이 물든 가을에 다시 찾을 것을 기약하고 낚시터를 떠났다.
문의 031-295-9940(매송면 매송북길 179)
▲ 관리소 앞 노지 포인트도 조황이 꾸준하다.
▲ 수중좌대로 연결되는 부교.
▲ 동출한 황인구(왼쪽) 선배와 송이버섯주를 맛보며 저녁식사를 즐기는 필자.
▲ 교각 밑 그늘 포인트에서 붕어를 노리는 낚시인.
▲ 교각 밑에 자리를 잡은 낚시인이 월척이 넘는 붕어를 낚았다.
▲ 노지 포인트에서 굵은 붕어를 낚고 기뻐하는 낚시인.
▲ 수상좌대에서 붕어를 노리는 낚시인들. 낮 시간에도 꾸준한 입질이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