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_붕어낚시 최적의 대편성을 찾아라]

상황별 받침틀 선택 

토종터라면 최대 6단 

한방터라면 10단 이상이 유리

이영규 기자

낚싯대를 몇 대나 펼 것인가는 전적으로 본인 마음이다. 본인이 감당할 수만 있다면 10대이건 20대이건 상관없을 것이다. 실제로 요즘 낚시인 중에는 20대를 넘어 24대까지 편성하는 사람도 있다. 낚싯대를 많이 펴면 그만큼 여러 포인트를 찔러볼 수 있어 입질 받을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히 단점도 많다. 너무 넓은 범위에 찌가 분산돼 있으니 집중도가 떨어진다. 밤새 한두 번 입질 오는 한방터에서, 이런 귀한 입질을 제때 잡아내지 못한다면 다대편성한 의미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을 갖고 대편성을 하는 게 좋을 것인가? 상황별 기준을 제안하면 다음과 같다. 

▲ 토종붕어 유료터(화성 어천낚시터)를 찾은 낚시인들. 최근의 유료터에서는 5~6대만 펴고 낚시를 즐기는 분위기가 확산 중이다. 

케이스 1

토종터, 떡밥 위주 미끼를 쓸 때

→6대 이하 편성으로 집중도 높여야

배스, 블루길이 없는 토종터는 그만큼 수중 생태계가 온전하게 보존된 곳이다. 그래서 낚시인들은 “토종터는 손맛 볼 기회도 많고 잦은 찌올림도 만끽할 수 있어 좋다”고 말하지만 현실로 마주하면 의외로 낚시가 녹록하지 않다. 토종터에는 토종붕어만 살고 있는 게 아니라 피라미, 갈겨니, 동사리, 살치, 우렁이, 새우, 징거미 등의 다양한 물고기와 수생생물이 우글거리기 때문이다. 찌를 잠시도 가만 놔두지 않는 잡어 성화에 쉽게 지치게 된다. 

특히 오랜 시간 배스터에 익숙해져 있던 낚시인일수록 토종터에서의 낚시를 피곤해 한다. 심지어는 ‘토종터로 변한 현재보다 배스터였던 몇 년 전이 훨씬 낚시가 편했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물론 결코 다시 돌아가서는 안 될 상황이지만). 그만큼 낚시인들이 체감하는 토종터 붕어낚시의 피곤함은 예상을 뛰어넘는다. 따라서 토종터에서는 낚싯대 수를 적절히 조절하는 게 좋다. 

적게 펴야 꾸준한 집어에도 유리해 

이런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낚싯대 수는 4대~6대이다. 평소 많아야 6대 편성만으로 붕어낚시를 즐기는 서울의 윤창석 씨는 6대 편성의 장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토종터에서의 무리한 다대편성은 오히려 낚시를 피곤하게 만든다. 붕어 외에 다양한 잡어들이 미끼를 건들기 때문에 수시로 올라오는 찌를 보는 것도 어렵고 채비마다 미끼를 갈아주는 것도 정신이 없다. 

따라서 적으면 4대 많아야 6대 정도 편성하는 게 가장 적절했다. 2대나 3대만 펴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요즘은 옥수수를 미끼로 많이 쓰기 때문에 떡밥이나 지렁이 같은 생미끼보다는 입질 간격이 긴 편이다. 그래서 4대나 6대 편성으로 입질 확률을 높이고 있다.”

윤창석 씨는 한 번도 배스가 유입되지 않은 토종터에서 낚시할 때는 4대, 배스터에서 토종터로 변화하고 있거나 토종붕어 유료터 같은 곳에서는 6대 편성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낚싯대를 6대 이하로 펴면 집어에도 유리하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떡밥의 경우 6대까지는 그런대로 큰 힘 안 들이고 미끼를 갈아줄만하지만 8대 이상부터는 다대편성으로 들어가 체력적으로 부담이고 결국 집어를 게을리 하게 된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최대 6대 편성이 찌들이 한눈에 들어와 입질 타이밍 잡기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찌올림 순간을 정확히 잡아내지 못하면 챔질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떡밥낚시의 경우, 최대 6대까지만 편성하는 것이 10대 이상 펴는 다대편성보다 유리하다고 말했다. 

케이스 2

배스터, 한방터 노릴 때→10대 이상 편성으로 입질 확률 높여야 

4짜 이상의 대물 붕어를 노리는 낚시인들은 마릿수 조과에는 별 관심이 없다. 밤새 한두 번 입질이 오더라도 대물 한 방을 노리고 낚시터를 선정하게 되고, 그런 곳에서는 다대편성으로 입질 확률을 높이고 있다. 그 결과 10단~13단 받침틀 사용은 기본이고 최근에는 15단 이상을 쓰는 낚시인까지 부쩍 늘었다. 

대물낚시인들의 받침틀 업그레이드 심리는 보통 이렇다. 대물낚시 초기에는 최소 10단은 돼야 심리적으로 든든해하지만 10단을 오래 써보면 ‘두세 대 정도만 더 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10단 받침틀의 폭, 낚싯대 벌림 각도 등을 감안하면 딱 두 대 정도 더 펼 만한 공간이 남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은 10단보다는 12~13단 사용자가 많은 편이다.

그 이상부터는 15단~16단으로 올라가는데 이때부터는 거의 전투낚시 수준이다. 낚싯대가 16대나 되니 떡밥으로 집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주로 옥수수 미끼를 쓰게 된다. 

그렇다면 과연 16개의 찌를 모두 볼 수 있을까? 이 점에 대해 낚시사랑 피닉스클럽의 김대명 씨는 충분히 가능하며, 그에 따른 보완장치도 마련하고 있다고 말한다. 김대명 씨의 설명이다. 

“16개 이상의 찌를 보기 모두 위해서는 낮낚시는 힘들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나와 일행들은 낮에는 무리해서 낚시하지 않고 오로지 밤에만 낚시에 집중한다. 밤에는 케미 불빛이 환하기 때문에 충분히 입질을 포착해낼 수 있다. 여기에 스마트케미의 역할도 중요하다. 

일반 전자케미를 사용하면 슬며시 밀어 올리는 입질을 놓치는 경우가 있지만 스마트케미는 약간의 미동에도 색상이 변하기 때문에 입질 파악이 수월하다. 16단 이상 펼치는 낚시인들에게 스마트케미는 필수품이다.”

10단이냐 16단이냐의 선택은 낚시 스타일로 정해야 

한편 10단 이하 받침틀을 쓸 것인가, 16단 이상을 쓸 것인가가 고민이 된다면 이 점 한 가지만 명심하면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다름 아닌 밤낚시에 대한 본인의 의지다. 즉 편한 낚시의자에 잠이 오기 좋은 자세로 앉아 대충대충 찌를 보는 스타일이라면 10단 이하 대편성이 유리하다. 그래야만 입질을 놓칠 확률이 적기 때문이다. 

반대로 16단 이상으로 편다면 낚시 스타일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 쉽게 말해 밤새 눈에 불을 켜고 흐트러짐 없이, 16개의 찌를 수시로 체크한다는 생각으로 낚시에 임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럴 자신이 없다면 16단이 아니라 20단도 별 의미가 없을 수 있다. 16단 이상의 다대편성으로 연 50마리 이상의 4짜 붕어를 올리는 신의한수 밴드 신혁진 씨의 조언이다.

“나는 겨울을 제외한 시즌에만 낚시를 다니는데 월척급이 낚이는 낚시터는 패스하고 4짜터 위주로만 출조하고 있다. 그만큼 밤새 입질 받는 횟수는 많아야 두세 번이고 한 번으로 끝날때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16단 이상의 받침틀을 자주 사용한다. 그러나 16단을 썼다고 무조건 4짜를 낚는다는 보장이 없다. 밤새 단 한 번 들어오는 짧은 입질을 놓쳐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날밤을 새는 것은 기본이고 밤새 찌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심지어 스마트케미조차 쓰지 않는다. 스마트케미도 아주 천천히 밀어 올리는 입질 때는 색상이 변하지 않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집중력 있게 찌를 응시하면서 입질을 잡아내는 편이다. 따라서 낚시 스타일이 이런 한방터만 노리는 게 아니라면, 밤새 찌에서 눈을 떼지 않고 날밤을 새는 스타일이 아니라면, 받침틀은 굳이 16단 이상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 용인 송전지 수상좌대에서 낚시를 즐기는 모습. 보통 2인이 낚시하는 수상좌대는 낚시공간이 좁

아 1인당 5~6대만 편성하는 경우가 많다.

▲ 8단짜리 받침틀 2개를 연결한 16단 받침틀. 절반만 떼어 짬낚시 때 쓰기에 좋다. 

▲ 땅꽂이를 박아 설치한 10단 받침틀.

▲ 13단 받침틀을 설치해 대물 낚시를 즐기는 피닉스 클럽의 권대명 씨. 한방터에서는 13단 이상의 다대편성으로 입질 확률을 높이고 있다. 

받침틀 구입 신경향 

짬낚 대비, 5~6단 추가 구입 경향 확산

최근 대물낚시인들 사이에 4~6단짜리 받침틀을 추가로 구입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배스 자원 감소, 대물낚시에 대한 피로감 증대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2000년대부터 대물낚시에 입문한 낚시인들의 연령층이 최소 50대 중후반을 넘기고 있다는 점도 ‘미니멀 피싱’이 가속화되는 요인으로 꼽힌다. 그런데 10단 이상 받침틀은 보통은 절반씩 나눠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절반만 꺼내 사용하면 될 것 같지만 낚시인들의 심리는 그렇지도 않은 듯 같다. 5~6단이라도 제대로 된 독립 제품을 쓰고 싶지 ‘임기웅변식’ 활용은 왠지 폼이 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의 유료터 중에는 낚싯대 수를 5대 이하로 제한하는 곳들이 있는데 이런 곳에서는대다수 낚시인이 5단 전용 받침틀을 쓰는 것도 최근의 경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