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무더위를 한 방에 날려주는

회국수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 칡냉면과 시판용 육수를 사용해 만든 회국수. 여름에 제철인 오징어나 광어로 만들어 시원하게 먹는다.

회국수는 원래 북한 함흥 지방의 음식이다. 지금처럼 날생선을 국수에 올리는 것이 아니라 잘 삭힌 명태회나 가자미회를 올린 것이 원조다. 경남이나 전남에서는 기존 회국수가 약간 변형되어 가오리(홍어)가 들어간 회국수를 즐겨 먹었으며 국물이 없는 비빔 형태로 먹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요즘 말하는 회국수는 물회에 싱싱한 회를 넣은 것을 말한다. 여름이면 물회의 인기가 자연스레 올라가고, 거기에 더 맛있게 먹기 위해 물회에 밥 대신 국수를 넣어 먹는 것이 유행하면서 회국수가 다양하게 모습을 바꾸었다. 여전히 전통함흥냉면이 유행하고 있지만 여름에는 시원한 국물이 있는 ‘요즘 회국수’도 별미다.

면은 냉면용이나 쫄면용이 좋아

회국수를 맛있게 만드는 비결은 첫째 야채에 욕심을 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맛있게 먹기 위해 야채를 이것저것 넣다보면 국수보다 야채가 많아져 야채국수가 되고 만다. 특히 무리하게 파프라카나 양배추를 넣으면 양을 감당할 수 없을뿐더러 식감도 나빠지므로 처음부터 빼는 것도 좋다.

둘째는 육수를 따로 준비하는 것이다. 마트에 가면 1봉에 1천~2천원 하는 육수를 판매하고 있는데 이것을 이용하면 쉽게 국물 맛을 낼 수 있다.

셋째는 얼음을 많이 사용해 최대한 시원하게 만들고 육수는 미리 만들어서 살얼음이 잡히도록 해주면 좋다. 미리 썰어놓은 미지근한 야채와 삶은 국수에 차가운 육수를 부으면 금방 냉기가 가시므로 육수는 최대한 차갑게 한다. 그래서 물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육수와 얼음만 넣으면 얼음이 서서히 녹으면서 면과 야채가 차가워지고 간도 맞춰진다.

마지막으로 면은 냉면용 쫄면용을 사용하는 것이다. 회국수라고 해서 일반 국수용 면을 사용하면 맛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일반 국수용 면은 전분이 적기 때문에 면의 탄력이 떨어지고 밀가루 특유의 냄새가 나서 시원한 국물에 넣으면 맛이 덜하다. 반면 냉면용나 쫄면용 면에는 전분이 많이 들어가 있어 쫄깃함을 느낄 수 있으며 새콤달콤한 육수와도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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