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터 발굴
합천군 쌍백면의 메가톤급 대물터, 대현지(골한태못)
폭우 뒤 하룻밤에 4짜 8마리 와르르
Ｉ김만욱 객원기자, 바낙 스·YGK요쯔아미 필드테스터Ｉ
경남 합천군 쌍백면 대현리의 대현지(골한태못)에서 4짜 8마리를 비롯해 대형 월척들이 쏟아졌다. 큰비가 내린 4월 22일 저녁, 흙물이 유입되는 최상류에서 대박이 터진 것이다. 대현지는 그간 지면에 공개된 적 없는 비밀 소류지다. 합천과 창원의 몇몇 낚시인들만 살금살금 재미를 보던 곳으로서 짐작하지 못할 만큼의 대물자원을 내포한 1만5천평짜리 계곡형 소류지다.
▲ 어락회 오선교 회장이 45cm 붕어를 낚아내는 장면.
▲ 4짜붕어가 쏟아진 대현지 상류의 물골과 버드나무 수몰지역의 풍경.
“김 프로? 내다.”
밤중에 걸려온 걸쭉하면서도 쉰 듯한 차분한 목소리, 귀에 익은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합천 중앙낚시 오택권 사장님이다. “우리 식구들이 오늘 저녁에 쌍백면에 있는 소류지에 갔는데 4짜 대박이 났다. 제일 큰 것이 47센티, 그리고 45, 43, 4짜만 열 마리 된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반가운 소식이다. 망설임 없이 내일 아침에 출발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낚시장비와 카메라를 챙겼다. 그동안 변덕스럽기 그지없는 삼사월의 날씨로 인해 나는 일곱 번 출조에서 모조리 몰황의 쓴잔을 마셨다. 일조량 부족과 오르지 않는 기온, 그리고 수시로 불어대는 바람이 원인이었다.
4월 23일 금요일 오후 2시에 합천 정양로타리의 중앙낚시에 도착했다. 반갑게 나를 맞아주는 오 사장님은 “수족관의 붕어 한번 보라”고 재촉한다. 과연! 체고가 높고 잘 생긴 황금 비늘의 대물붕어들이 유유히 놀고 있다. 어젯밤 4짜와 월척을 타작한 중앙낚시 소속의 어락회(회장 오선교) 회원들이 가게로 들어온다. 어제의 주인공인 오택권 사장, 오선교 회장, 이기봉, 안기만 회원 4명이 한 자리에 다 모였다. 어락회는 오택권 사장이 작년에 합천 지역 대물낚시꾼들을 모아 결성한 신생팀이다. 어락회 회원들과 나는 작년 봄 합천 무곡지에서 낚시를 해 구면이다.
합천군 쌍백면과 의령군 궁류면의 경계에 있는 대현지(골한태못)는 터가 센 대물터다. 1만5천평 규모의 길게 생긴 계곡지다. 새물이 흘러들 때 소나기 입질을 받았다는데, 하루 지난 오늘은 거의 만수로 불어나 있다.
▲ 취재팀이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필자, 오택권, 오선교, 안기만, 이기봉씨.
새물 유입 때 폭발 조황! 그러나 수위 안정되자 침묵
47cm의 대물붕어를 낚은 안기만 회원은 상류 다리를 지나 새물 초입에 앉아 저녁에 원줄 3호, 감성돔바늘 3호, 새우미끼로 입질을 받았고, 오선교 회장은 수심 1.5m 정도의 물속 장애물이 있는 자리에서 45cm를 비롯 세 마리의 4짜를 낚아내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기봉 회원은 수심이 가장 얕은 수몰된 버드나무 포인트에서 42cm와 다수의 월척들을 낚아내면서 폭발적인 입질을 받았는데 파이팅 중에 수중 장애물을 감아 놓친 4짜도 몇 마리 된다고 한다.
모든 붕어가 새우를 먹고 올라왔는데 붕어의 몸 상태를 확인하니 산란 후 휴식기를 지나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상류 장애물 지역으로 몰린 것으로 오택권 사장은 분석하고 있다.
이 날 촬영을 마치고 하룻밤 낚시를 하고 싶었으나 날씨가 허락하지 않았다. 어제 낚은 붕어들로 사진 촬영을 마치고 나니 하늘에서 번개가 치고 비를 머금은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밤 10시까지 낚시를 해봤으나 불과 하루만에 붕어들이 빠진 듯 입질은 없었고 비바람에 쫓겨 하는 수 없이 철수했다.
다음날 대물 붕어를 어탁으로 남기기 위해 서울에서 하간 한기덕 선생님이 내려오셨다. 연세가 여든이신데도 너무나 건강한 모습을 뵈니 기분이 좋았다. 짧은 시간이지만 한기덕 선생님이 어탁을 뜨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대현지에는 그 후로도 계속 낚시인들이 들어갔으나 하룻밤 한두 마리의 월척 또는 꽝이라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오택권 사장은 “이제는 배수기를 맞아 수위가 내려가야 다시 호황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갈수 후 큰비엔 또 틀림없이 대박이 터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 상류에서 바라본 대현지 풍경.
대현지(골한태못)
경남 합천군 쌍백면에 있는 1만5천평짜리 계곡지다. 원래 5천평 규모의 소류지였는데 6년 전 증축공사를 하였다. 증축공사를 할 때 물을 뺐지만 일정량의 물을 남겨서 어자원이 고갈되지 않게 했다고 한다. 외지에는 알려진 적 없으나 현지꾼들은 ‘합천에서 4짜붕어가 가장 많은 곳’으로 꼽는다. 걸면 대부분 월척일 정도로 붕어 씨알이 굵고 힘이 대단하다. 물이 맑은 곳이라서 큰비 후 흙탕물이 유입될 때 호황을 보이며 만수보다 갈수 때 대물붕어가 잘 낚인다. 포인트는 상류지역이며, 제방 오른쪽의 작은 골과 제방 건너편 하류 대나무밭도 명당으로 꼽힌다.
한편 대현지 위의 법수지에도 월척붕어들이 제법 있는데 길이 좁고 험해서 소형 차량이 아니면 올라가기 어렵다.
■가는 길 합천 정양로타리에서 진주 방면으로 10분 정도 달리면 쌍백면으로 빠진다. 쌍백면 쌍백중학교를 지나 쌍백농협을 끼고 좌회전하여 직진하면 중촌마을을 지난다. 중촌마을 지나 궁유 가는 고갯길 밑에서 좌회전하면 정면으로 제방이 보인다. 제방 아래는 대현마을 이정표가 있다.
■조황문의 합천 중앙낚시 055-933-2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