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자리 개척의 짜릿함

청도IC 한가운데  새밭들못

4m 석축 위에서 ‘수직 갓낚시’ 대성공

첫 입질에 4짜! 이틀 밤낚시에 월척 43마리

김만욱 객원기자, 바낙스·YGK요쯔아미 필드테스터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한가운데 갇혀버린 새밭들못을 보는 순간, 나는 강렬한 유혹을 느꼈다. 특히 낚시가 불가능해 보이는 100m 길이의 석축! 그 위에서 밑으로 미끼를 떨어뜨려보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에 사로잡혔다.

▲ 4m 높이의 석축 위에서 밤낚시.

▲  상류 새물 유입구에서 바라본 새밭들못. 건너편은 신대구-부산간 고속도로다.

지난 4월 유등연지에서 만난 청도 대구낚시 이수왕 사장과 함께 저수지 몇 군데를 답사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 청도 IC에 위치한 군부대(청도 예비군 훈련장) 앞의 새밭들못을 처음 보았다. 이수왕 사장은 “월척 자원이 풍부하고 배스가 들어간 뒤 붕어의 체고가 높기로 전국에서 제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여튼 저수지치고는 요상하게 생겼다. 석축으로 담을 쌓아놓은 것이 상류였다. 석축에서 바라본 제방 뒤는 2006년 1월 개통된 신대구-부산간 고속도로다. 하루 종일 차량의 소음이 끊이지 않고 풍경도 볼품없는 못이지만, 왠지 마음을 잡아끄는 구석이 있었다. 약 4천평의 평지형 저수지, 수위는 80%에 물색은 맑은 편이다. 낚시인 둘이 제방 왼쪽 연안에서 철수하면서 “밤새 입질이 없었다. 아직 이른 것 같다”고 한다. 전반적으로 수심이 얕아 자주 마를 것 같아 보이지만 물속에서 샘이 솟아나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다고 했다.

▲ 필자의 낚시자리. 높은 석축 위라서 낚시인들이 앉지 않았던 생자리다. 예상대로 이곳에서 월척이 쏟아졌다.

▲ 조과를 펼쳐보이는 임기근씨. 큰비 직후 물이 흐려지자 아침~오전에 입질이 활발했다. 

올해 첫 폭우! 박고문의 제안 “새밭들못 어때?”

5월 21일 목요일, 마침내 올해 들어 첫 호우가 전국적으로 내린다는 예보다. 기상예보는 정확했다. 남해안 지방은 100mm 이상, 청도를 비롯한 경남 내륙은 70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1년을 기다려 온 비다운 비가 아닌가! 나는 금요일 휴가를 냈다. 새물찬스를 보기 위해 몇 군데 눈도장을 찍어둔 저수지가 있는데 박명수 고문이 “청도 군부대 저수지(새밭들못)로 가보자”고 제의한다.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고 기록경신의 목표가 같으니 마음이 통할 수밖에 없다. 박명수 고문은 10년 전 새밭들못에서 36cm를 낚은 경험이 있었다.
5월 22일 금요일 오전에 임기근씨, 박명수 고문과 함께 새밭들못에 도착했다. 전날 내린 비로 인해 물색이 많이 흐려졌다. 황토 흙을 여과시킨 멋진 지장수 물색에 만수상태다. 지렁이가 이 못의 최고의 미끼라고 했다. 지렁이를 끼워 대를 담구면 금방이라도 찌를 올려줄 붕어낚시의 최적조건을 이루고 있었다.
오늘의 포인트는 석축. 박명수 고문은 “밤낚시로서는 자리가 불편하고 위험성은 있지만 웬만한 꾼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자리에서 개척낚시를 해보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석축 아래의 생자리 갓낚시! 많은 꾼들이 다녀갔지만 누구도 시도해보지 않는 100m 길이의 높은 석축 구간에서 낚싯대를 아래로 늘어뜨려 낚시를 시도해본다. 이 석축은 못 옆에 건물을 짓기 위해 쌓은 것인데 수면과의 높이가 무려 4m나 된다.
마름 수초가 수면을 뒤덮고 있고 석축 아래에는 붕어들의 길목인 듯 한 줄로 길게 마름 없는 공간이 형성돼 있다. 바닥이 깨끗한 자리를 찾아 준비해온 겉보리와 깻묵과 황토를 알맞게 배합하여 밑밥으로 포인트에 투척했다.

▲ 새밭들못 조과를 자랑하는 취재팀. 왼쪽부터 박명수, 이국환, 김영진씨.

끝없는 월척 행진에 “1박 더!”

점심을 근처 식당에서 해결하고 낚싯대를 펼친 시간이 오후 6시경, 미끼를 던지자마자 필자의 2.8칸대 찌가 시원하게 몸통까지 뽑아 올린다. 강한 챔질 후 강제 집행. 마름수초를 휘감고 수면을 몇 번이고 뒤집으며 거세게 저항하던 놈이 수면에 모습을 보이는데… 헉, 4짜다! 그것도 첫 입질에…. 빵빵한 붕어가 꼭 나를 닮았다. 대를 접으면서 원줄을 잡아 조심조심 석축 위로 올렸다. 박명수 고문이 계측자를 들고 달려온다. 40cm 크기의 잘 생긴 멋진 붕어다.
그 후 연속으로 세 마리를 더 낚았고 박명수 고문과 임기근씨에게도 입질이 붙었다. 씨알이 평균 35cm다. 밤이 깊어지자 입질이 사라졌고 이튿날 아침부터 입질이 재개됐다. 특히 아침부터 정오까지 빗발치듯 입질이 들어왔다. 조과의 80%가 오전에 나왔다. 우리는 끝없이 이어지는 월척 향연에 빠져 1박 더 연장하고야 말았다.
박명수, 임기근, 김영진, 이국환, 필자 등 5명이 2박3일 동안 낚은 월척의 수가 43마리! 32~40cm 붕어로 평균 길이가 35cm! 마릿수는 내가 장원을 차지했는데, 그 비결은 깨끗한 바닥 찾기였다. 봉돌이 바닥에 닿아 ‘통’하면서 튕기는 느낌이 있어야 바닥이 깨끗한 곳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1kg이 넘는 대물 붕어들을 석축 위로 들어올리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강한 채비가 필요했다. 원줄 5호와 합사 5호, 감성돔바늘 7호를 썼다. 미끼는 지렁이를 5~10마리로 푸짐하게 뀄는데 전부 찌의 몸통까지 올려주는 시원한 입질이었다.
개척낚시의 성과는 대단했다. 붕어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실천해 나가는 개척낚시는 대물꾼으로서 습득해야 할 과정이며 이러한 낚시의 패턴은 항상 설렘과 값진 교훈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가는 길 청도IC에서 나와 청도 방향으로 우회전하면 우측으로 저수지가 보인다. 1분 정도 가면 왼쪽에 군부대가 있고 군부대 앞에서 우회전하여 저수지 쪽으로 진입한다. 
조황문의 청도 대구낚시 054-373-4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