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_조홍식의 로드 컴포넌트]

로드빌딩용품과 보수도구

후지공업의

로드빌딩 신제품들

조홍식

후지공업(富士工業)이 생산한 낚싯대 가이드와 릴시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능성과 고품질의 성능을 자랑하고 있다. 낚시인이라면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시피 릴을 장치해서 사용하는 낚싯대라면, 어느 장르의 낚싯대라도 후지공업 제품이 빠지지 않고 사용되고 있다. 중급 제품 이상, 특히 고급 제품에는 틀림없이 가이드 혹은 릴시트가 후지공업 제품이다. 만일 후지공업 제품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품질을 보증할 수 있을 것인가? 소비자는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을 정도이다.

로드빌딩에 진심인 회사가 있다

후지공업은 낚싯대를 구성하는 뼈대인 블랭크를 제외한 모든 로드 컴포넌트를 연구하고 생산하는 유일한 회사이다.

가이드, 릴시트, 그립, 그 밖에 낚시에 편리한 각종 액세서리까지. 물론 가이드나 릴시트를 생산하는 회사는 또 있지만 후지공업만큼 낚시의 질 향상을 위해 연구하고 제품 개발을 열심히 하는 회사는 본 일이 없다.

회사의 성격이 그러하다 보니 후지공업은 ‘로드빌딩’에도 진심이다. 낚싯대를 구성하는 각종 부품을 생산하는 회사로서 당연한 일인 것 같지만, 낚싯대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회사나 공장을 위한 제품이 아닌 소규모 공방이나 개인 로드빌더에게 필요한 제품이라든가 낚시인 개개인을 위한 제품 개발도 지속하고 있다.

원래 로드빌딩은 기술과 경험이 필요한 전문적인 영역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로드빌딩에 전혀 관심이 없는 낚시인이라도 톱가이드 교체와 같은 간단한 수리는 직접 할 수 있다. 이러한 작업을 지금까지보다 더 편하고 간단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신제품이 있다. 쉽게 말하자면, 로드빌딩 비전문가가 아무렇게나 해도 결과물이 깔끔해서 전문가의 손을 빌려 수리한 것과 다름이 없을 정도라면 어떻겠는가?

톱가이드 교체·수리할 때 편리한 ‘핫글루S’

톱(초리)이 부러진 낚싯대에서 톱가이드를 떼어내는 방법은 낚시인들 대부분이 알고 있다. 라이터를 사용해 살짝 지지면 접착제가 녹아서 톱가이드가 빠진다. 그런데 새 톱가이드를 접착할 때 어떤 접착제를 사용하면 좋을지는 잘 모를 수밖에 없다. 접착제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일반 가정에도 많이 있는 순간접착제이다. 사용하기 간편해서 좋지만, 이름처럼 순간적으로 굳어버리므로 만일 조금이라도 비뚤게 접착이 된다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후지공업에서 생산하는 ‘핫글루S’라는 접착제는 이러한 단점을 극복한 아주 편리한 접착제이다. 굳는 시간이 2~3분 정도로 작업 여유가 있고 혹시 비뚤어져서 접착되더라도 다시 열을 가하면 녹아서 움직이게 할 수 있다. 핫글루S를 구매하면 동봉된 설명서에 사용법이 그림으로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 후지공업의 베스트셀러, 핫글루S

가이드 교환을 도와주는 ‘EZ실’과 ‘EZ보빙’

로드빌딩 전문가가 아니라도 링이 깨지거나 프레임이 휜 가이드를 간단하게 새것으로 교환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지 생각해 본 낚시인이 꽤 있으리라. 필요한 것은 약간의 손재주뿐이라면? 후지공업에서 최근에 신기한 발상으로 전문가의 영역을 허무는 제품이 등장했다.

EZ(이지)시리즈, ‘EZ실’과 ‘EZ보빙’이다. 이 두 제품은 로드빌딩용 소도구라고 말할 수 있지만, 실은 전문가용이 아니라 누구나 손쉽게 가이드 교환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편리한 제품이다.

블랭크에 가이드를 부착하는 것을 로드빌딩 용어로 ‘가이드 래핑(guide wrapping)’이라고 부르는데, 이 작업에는 전문가용 전동 래퍼(wrapper)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적절한 장력으로 실이 겹치지 않게 고르게 감을 수 있다. 그런데, 후지공업의 신제품인 EZ실과 EZ보빙을 사용하면 그러한 전문가용 도구가 필요 없다. 그냥 손으로 칭칭 감으면 된다.

일반 로드빌딩용 실(래핑 스레드, wrapping thread)을 사용할 때, 고르게 감지 않는다면 표면에 요철이 생겨 래핑 불량이 되어버린다. 그렇지만 EZ실은 감을 때 실 자체가 찌부러져서 편평해지는 특성이 있다. 그러므로 겹쳐 감더라도 표면에 요철이 크게 생기지 않고 이후에 코팅하더라고 표면이 고르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EZ실은 그냥 손으로 적당히 이리저리 감아도 가이드 고정에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톱가이드 교환 후, EZ실을 이용해 손으로 적당히 래핑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연속 사진에도 EZ실이 납작해진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EZ실에 대한 자세한 사용방법은 후지공업의 홍보영상(큐알코드)을 통해 한눈에 알 수 있다.

현재, EZ실은 투명 타입과 불투명 타입 각각 5색, 총 10색이 있다. 더욱이 EZ보빙은 손안에 들어오는 조그마한 사이즈 1가지뿐인 데다가 EZ실 이외의 다른 로드빌딩용 실을 결합해 사용할 수도 없다. 전문적인 로드빌딩용 도구로서는 모자라는 구색이지만, 이 정도 색상에 전용 보빙이라면, 낚시인 누구나 톱가이드나 일반 가이드 교환에 도전해볼 만할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