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한국 한치 손맛
맵구나 매워!
제주, 거제 출조로 체험한 한국식 출조문화
미야자키 사토시 일본 야마리아 무역부 한국담당
지난 7월 중순 한국에서 한치낚시를 경험하기 위해 제주도를 찾았다. 일본 조구업체 야마리아에 근무 중인 나는 지난 7월부터 약 3개월간 한국의 부산에 머물 계획으로, 연수와 더불어 한국 낚시시장을 조사하고 있다. 이참에 휴일마다 한국의 낚시터를 찾아 낚시하면서 한국낚시 문화를 접해보고 싶었다.

▲ 제주도 첫 출조에서 야마시타 에기드로파 2.5호로 올린 한치를 보여주는 필자.
김해국제공항을 떠나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하니 수호신 같은 돌하르방이 나를 반갑게 맞이했다. 이번 출조는 제주항에서 출항하는 압둘라호를 이용했다. 배 안에는 제주도보다는 육지에서 온 낚시인들이 훨씬 많았다. 한국에서의 한치낚시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오후 6시경 출항해 도착한 곳은 항 북동쪽으로 30분 정도 거리에 떨어진 수심 60m 지역. 일단 한국에서는 1인당 2대의 낚싯대를 편성하는 스타일에 맞춰 이카메탈과 스테를 매단 다단채비 그리고 오모리그 채비를 각각 세팅했다. 다단채비에는 야마시타의 라이트이카츠리 리더를 세팅해 위로부터 어퍼95, 에기드롭퍼 2.5호, 수평드롭퍼95를 차례로 달고 맨 아래에 오모리스테 30호를 장착했다.
라이트이카츠리 리더는 다단채비라도 길이가 너무 길지 않기 때문에 초보자도 충분히 사용하기 쉬운 제품이다. 3개의 가짓줄까지의 길이는 1.6m, 오모리스테까지를 모두 더해도 총 2m이기 때문이다. 마릿수 낚시를 하고 싶을 때, 스테, 드롭퍼를 많이 장착해 한치로부터 반응이 있는 수심층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싶을 때 매우 효과적인 기둥줄채비다.
오모리그에는 오모리그 리더에 30호의 싱커와 에기드롭퍼 2.5호를 장착했다. 에기드롭퍼는 약간 가늘어 한치가 한 번에 안고 가기 쉬운 구조다. 또한 보디가 가는 만큼 한치 활성이 약해 많이 움직여줘야만 하는 상황에서 효과적인 루어다.
낚싯배에서 저녁밥이 서비스 된다고?
아직 날이 밝은 초저녁부터 낚시가 시작돼 어둑할 시점에 위력을 발휘하는 케이무라 보디로 바닥 부근을 탐색해 나갔다. 좀처럼 반응이 없는 가운데 서서히 날이 어두워졌고 이내 집어등이 켜졌다. 그때 내 옆에 있던 낚시인의 에기드롭퍼에 씨알 좋은 한치가 첫수로 걸려나왔다. 빨간 보디의 에기드롭퍼이기에 나도 케이무라 보디에서 레드 보디로 변경했다.
액션은 기본대로 2, 3회 저킹과 릴링을 섞어 주고 스테이하는 방식. 그러나 오늘은 한치의 활성이 나쁘다고 생각해 스테이 시간을 10초 정도로 다소 길게 주었다. 그 작전이 훌륭하게 적중해 꽉 잡아당겨가는 듯한 입질이 들어옴과 동시에 챔질하자 첫 한치가 걸려들었고 한국에서의 첫 한치를 무사히 랜딩할 수 있었다. 그 이후로 에기드롭퍼의 적록과 보라&블랙처럼 실루엣이 뚜렷한 컬러에 반응이 좋아 같은 패턴의 액션으로 10마리 정도를 더 낚을 수 있었다.
밤 12시경이 돼 조류 흐름이 약해짐과 동시에 한치의 반응도 나빠졌다. 그 틈을 이용해 선장님이 손님들을 위한 저녁식사를 마련했다.
메뉴는 한치가 통째로 들어간 라면과 한치회, 김치였다. 일본에서는 저녁밥이 나오는 한치 낚싯배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매우 감사한 서비스라고 생각됐다.
배가 부른 상태에서 다시 낚시를 재개했다. 집어등에 반응한 한치가 높게 부상했는지 수심 30m층에 입질층이 형성됐다. 이번에는 거치식으로 놔둔 다단채비에 먼저 입질이 들어왔다. 상당한 중량감을 느끼며 감아올리니 어퍼95에 몸통 길이만 40cm에 달하는 굵은 한치가 붙어 있었다. 어퍼95는 조류가 약간만 있어도 뜨기 쉬운 특성의 루어라 거치식으로 방치(?)해도 물속에서 잘 움직이는 게 특징이다. 거치식에 사용할 루어에 고민이 많다면 어퍼95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이후로도 어퍼95에 연타 입질이 들어와 50마리가량의 마릿수 조과를 거둘 수 있었다.

▲ 제주항에서 출항하는 압둘라호.

▲ 제주도에서 필자가 사용한 채비. 야마시타의 오모리그 리더를 사용했다.

▲ 왼쪽 스피닝 장비에는 오모리그, 우측 베이트 장비에는 다단채비를 세팅했다.

▲ 야마시타 어퍼95에 걸려든 한치.

▲ 거제도에서 이용한 대구낚시의 벤쿠버호.

▲ 다단채비에 사용한 루어들. 맨 아래는 이카메탈, 그 위로 차례로 수평드로퍼95, 어퍼95다.


▲ 수박색과 레드컬러가 조화된 이카메탈로 한치를 올린 성광물산 김민성 대리(좌)와 김선관 대표.

▲ 제주공항 도착과 동시에 필자 일행을 반겨준 돌하르방.
일본 어부식 ‘료오시노 에사마키스테’ 대히트
며칠 뒤인 7월 18일에는 역시 성광물산 스탭들과 함께 거제도로 한치낚시를 떠났다. 구조라항 대구낚시의 벤쿠버호를 타고 나갔는데 이번에는 제주도와 거제도의 한치낚시 차이를 체감하고 싶은 것이 목적이었다.
저녁 6시에 출항한 낚싯배는 남쪽으로 1시간 정도 달려 포인트에 도착했다. 평소에는 좀 더 가까운 곳으로 가지만 전날 내린 비 영향으로 근해권 물색이 탁해져 평소보다 조금 먼 곳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포인트에 도착했음에도 아직은 날이 밝아 배에서 제공하는 도시락으로 배를 채우고 앞으로의 대장정을 위해 파워를 축적하였다.
처음에는 약간 수심이 깊은 40m 부근에 다단채비를 투입하고 오모리그도 그 수심 주변에 떨어뜨린 후 2~3회 저킹과 함께 릴링하면서 커브폴링으로 입질을 기다렸다. 그런데 동행한 3명의 스탭들은 오모리그로 연달아 한치를 히트하는데 나에게만 입질이 없었다. 더군다나 한치 씨알은 제주도보다 훨씬 굵어 내 눈을 의심케 했다.
나에게만 입질조차 없어 초조해지기 시작했지만 일단 평상심을 되찾고 매뉴얼대로 오모리그에 액션을 반복해 나갔다. 그러자 초릿대를 끌고 들어가는 듯한 강력한 입질이 들어왔고 무사히 끌어 올리며 첫 조과를 올릴 수 있었다. 에기드롭퍼 2.5호 PT&핑크(핑크보디)로 실루엣을 확실하게 노출시킨 것이 한치에 강력하게 어필 할 수 있었던 것 같았다.
그 후 다단채비와 오모리그에 마릿수 조과를 추가한 후 자정 무렵 간식시간이 찾아왔다. 메뉴는 떡볶이. 맛은 좋았지만 일본인의 입맛에는 약간 매운 음식이다.
배가 채워질 즈음 다시 낚시를 재개했다. 그때 나를 놀라게 만드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흔히 한국에서 살삼봉으로 불리는 에사마끼스테를 사용한 성광물산 김선관 대표가 강력한 입질을 받은 끝에 엄청난 씨알의 대포한치(야리이카)를 올린 것이다.
이날은 생미끼로 학꽁치를 잘라 붙인 ‘료우시노 에사마키스테(어부식 생미끼 스테라는 제품)’에 반응이 좋았으며 이 제품을 받아 써본 선장과 가족 일행도 연달아 한치를 올려 마릿수를 추가했다. 나는 이날 25마리 정도의 조과를 올려 비교적 성공적인 출조가 되었다.
제주도 낚시 그리고 두 번째 출조인 거제도낚시에서 일본과는 다른 몇 가지 낚시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 우선 낚싯배에서 식사를 제공한다는 점이 이채로웠다. 일본에서는 자기 식사나 간식은 알아서 챙겨오는 문화가 일반적인데 반해 한국은 맛난 식사를 정성껏 마련해준다는 점에서 정말 친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는 살삼봉이라 불리는 에사마키스테의 폭넓은 활용이다. 일본에서 살삼봉은 옛날 어부들이 쓰던 어부식 채비에 속한다. 그래서 보통은 오모리그와 유사한 형태에는 사용해도 현대식 채비인 다단채비(이카메탈 채비)에는 거의 쓰지 않는다. 반면 한국에서는 다단채비에도 살삼봉을 적극적으로 달아 쓰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김선관 대표의 말에 의하면 주로 제주도에서만 유행하던 살삼봉이 서서히 남해안으로까지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재밌고 친절한 한국의 낚시문화를 즐김과 동시에 새로운 시장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 제주도 출조에서 굵은 한치를 쌍걸이로 올린 일본 야마리아 나츠메 타이키 무역부 부장.

▲ 낚싯배에서 제공한 저녁식사용 도시락. 낚싯배에서 식사를 제공하는 한국식 문화가 이채웠다.

▲ 성광물산 김선관 대표가 야마시타의 에사마키스테(살삼봉)로 올린 대물 한치(야리이카)를 자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