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구룡포 무늬오징어 에깅

새우 닮은 에기로 모래바닥을 공략하라

박상욱 HDF 필드스탭, 솔트루어린 회원

8월 초, 포항 구룡포에서 무늬오징어 소식이 들리기 시작했다. 작년의 유래 없던 호황이 올해도 재현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다르게 사실 올해는 에깅 조황 소식이 좀 뜸했다. 에깅의 인기가 나날이 증가하여 수많은 에깅 낚시인들이 부지런히 출조를 감행했음에도 6월 산란 무늬오징어 소식도 있는 듯 마는 듯 지나가버렸고 이런 상황은 7월까지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7월 말부터 일부 지역에서 점점 조황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 일부 지역이란 바로 모래사장과 모래사장 부근의 방파제 포인트들이다.

▲ 포항 구만방파제에서 오렌지 컬러 에기로 낚은 수컷 무늬오징어.

▲ 필자가 포항 삼정방파제에서 새우를 닮은 에기로 바닥을 노려 큰 씨알의 무늬오징어를 낚아냈다.

▲ 무늬오징어를 낚은 직후 가프로 찍어 테트라포드에 올렸다.

▲ 현재 큰 씨알의 무늬오징어가 잘 낚이고 있는 포항 삼정방파제.

모래사장으로 들어오는 보리새우가 베이트

나는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되는 7월 말부터 모래사장이 있는 사질대 위주로 에깅 포인트를 정하고 출조를 이어갔다. 이때는 ‘오도리’라 불리는 보리새우가 연안으로 붙는 시기다. 단맛이 일품이라 고급 새우로 취급되는 보리새우는 이 시기에 산란을 위해 연안으로 붙는데, 이때 이를 먹으려는 무늬오징어들도 얕은 사질대로 자주 들어오기 때문에 모래사장이 주요 포인트가 된다.

지난 8월 4일, 해질녁에 피딩이 확실한 시간을 택해 사질대가 있는 포인트를 찾아 포항 구룡포의 삼정방파제를 첫 포인트로 정하고 출조했다. 포인트에 도착하니 한치낚시인들이 눈에 띄었다. 이 시기에 포항은 도보 포인트에서 한치낚시를 할 수 있는데 한치 또한 작년에 잘 나와주었기에 올해도 많은 낚시인들이 포인트를 찾고 있었다.

새우 모양 에기로 바닥 끌어야

이 시기의 에깅의 기술이라고 한다면 최대한 새우와 닮은 에기로 액션을 연출하는 것이다. 에기는 새우와 가장 유사한 형태의 루어다. 나는 전체적인 외형이 새우와 비슷한 형태일 뿐 아니라 몸통에 발이 달려있는 제품을 사용한다. 하지만 색상은 새우와 같은 색상을 선호하진 않는다. 새우를 닮은 에기를 사용해 최대한 바닥 근처에서 액션을 준다. 이때 한 번 씩 살짝 뛰는 액션을 준 뒤 낚싯대로 에기를 끌어주면서 최대한 폴링 시간을 늦춰 바닥에 가만히 에기를 놓아두는 동작과 바닥에서 끌어 주는 동작을 자주 하면 무늬오징어가 입질한다.

입질은 갑자기 에기가 떠오르는 듯한 느낌으로 전해지는데 이때 강하게 챔질을 해주면 된다. 바닥에서 끌어주는 동작을 급하게 하면 에기의 바늘 부분이 바닥에 쓸려 밑걸림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침강각도를 유지하여 끌어당길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따라서 무엇인가 에기를 끌어줄 때 바닥에서 걸리는 느낌이 들면 곧바로 에기를 띄워 올려 밑걸림을 피해야한다. 이때도 급하고 강하게 띄워 올리면 에기 바늘이 바닥에 닿아서 밑걸림이 발생할 수 있으니 로드를 살짝 들어 주고 난 후 강하게 띄워 올려야한다.

덩치 큰 수컷 무늬오징어 히트

출조일 역시 새우를 닮은 에기를 사용해 바닥에 착수 시킨 후 최대한 끌어 주기를 반복했다. 그런데 입질도 없고 밑걸림도 없었다. 한 시간 정도 낚시를 해보았지만 한치도 나오지 않고 무늬오징어도 나오지 않았다. 이에 다른 곳으로 포인트를 옮겼다. 옮긴 포인트는 여밭이 발달한 구만방파제. 최근에 조금씩 무늬오징어 조황이 살아나고 있는 곳으로 매년 꾸준한 조황을 보여주는 곳이다.

그런데 작년과는 다르게 방파제 축조공사를 하여 낚시하기가 조금 더 편해진 느낌이 들었다. 방파제가 꺾이는 곳에 서서 포항제철을 바라보고 멀리 캐스팅했다. 중층 수심 이하를 꾸준히 노려, 에기를 사용해 폴링 시간을 늦춰 주는 방법으로 바닥을 공략했다.

낚시를 시작한 지 30분이 지났을 즈음, 캐스팅 후 15m 지점에서 에기가 순간 무거워지는 입질을 받았다. 마치 밑걸림이 생긴 것처럼 무거워졌는데 공략 수심상 이 정도의 폴링 속도로는 아직 에기가 바닥에 닿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단번에 무늬오징어입질이라 생각해 챔질했다.

이내 로드가 고꾸라지며 세차게 드랙이 풀려나갔다. 무게가 묵직한 것으로 보아 씨알은 클 것으로 보였다. 천천히 라인을 회수하며 발 앞으로 끌고 오니 역시나 큰 덩치를 보이는 무늬오징어가 떠올랐다. 가프를 이용하여 랜딩해놓고 보니 체고가 매우 두터운 수놈의 무늬오징어였다.

오렌지 컬러에 입질 많아

오랜 기간 포항에서 에깅을 하며 느낀 사실인데 이 지역에서는 이상할 정도로 오렌지색 에기에 반응이 좋았다. 이날도 역시 오렌지색으로 무늬오징어를 잡아냈다. 특별한 컬러를 선호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유독 포항에서는 밤에 오렌지 컬러가 잘 먹히는 듯하다. 이후 2시간 정도 더 낚시를 이어 나갔지만 입질이 없었고 다시 포인트를 옮겼다.

찾아간 곳은 이날 입질을 받지 못한 삼정방파제. 새우 에기를 사용한 패턴으로 손맛을 보았기에 다시 도전을 했다. 늦은 시각에 조황도 좋지 못하니 한치낚시인들은 모두 철수를 한 뒤였고 조용한 상황이라 조류 소통이 좋은 방파제 끝에 서서 낚시를 했다.

멀리 에기를 던져 바닥 층으로 에기를 내리고 앞에서 설명한 패턴으로 바닥을 꾸준히 공략했다. 낚시를 한 지 1시간이 지난 뒤 착수지점으로부터 25m 정도 발 앞으로 당겨진 위치에서 무늬오징어의 입질이 느껴졌다. 한 템포를 쉬고 챔질! 올려보니 큰 씨알의 무늬오징어가 올라왔다.

여름 에깅의 성공 확률은 낮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 시기에는 무늬오징어의 먹이습성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패턴을 활용한다면 입질을 받을 확률을 조금 더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8월 중순이면 본격적인 에깅 시즌이 시작된다. 노멀 타입의 에기를 사용하던 새우 타입의 에기를 사용하던 사질대와 방파제 주변의 수중여를 공략하면 어렵지 않게 무늬오징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내비 주소 구룡포읍 삼정리 960-27(삼정방파제), 호미곶면 구만리 680-8(구만방파제)

▲ 방파제 초입에서 바라본 삼정방파제 콧부리. 콧부리 앞 테트라포드와 방파제 초입부 그리고 방파제 중간 지점이 명당이다.

▲ 필자가 출조 당일 사용한 오렌지 컬러 에기. 위에 다리가 있는 에기로 바닥층을 공략했으며 아래에 있는 노멀 타입의 에기로 중하층을 노려 히트했다.

▲ 필자가 사용한 HDF의 에깅 로드 아킬라스 엑스트라 832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