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현장]
추자도 직구도 큰골창
B찌 전유동으로
뺀찌 타작
윤화열 푸가 필드스탭
지난 5월 중순부터 추자도를 들락거렸으나 갈 때마다 주의보 아니면 저수온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해는 어종 불문 추자도가 예년보다 조황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시기를 잘 맞춰 출조한 낚시인들 중에는 재미를 본 낚시인들이 많았다.
그러나 나만 출조하면 뭔가가 맞지 않아 꽝을 맞는 경우가 허다했다. 대표적인 게 여름 벵에돔이었다. 날도 덥고 두 번 정도 꽝을 맞고 나니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는데 7월 중순경 추자도에 뺀찌(새끼 돌돔)가 제대로 붙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씨알은 30~40cm급이 주종이라는 것. 뺀찌는 벵에돔보다는 기복이 덜한 고기이니 어렵잖게 손맛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 필자와 함께 출조한 임종현 씨가 35cm급 뺀찌를 뜰채에 담았다.
어두울 땐 반유동, 날 밝으니 전유동에 입질 활발
바다 기상이 썩 좋지 않았던 지난 7월 16일, 해남 송지포구에 도착했다. 밑밥과 준비물을 챙겨 배를 타고 1시간40분 정도 달리니 추자도에 도착했다. 도착과 동시에 종선으로 갈아타고 직구도로 향했다. 직구도는 부시리, 참돔, 돌돔, 농어 등의 여름 어종이 잘 낚이는 곳으로 우리는 최근 뺀찌 조황이 좋다는 큰골창 포인트로 향했다.
큰골창은 경사가 심해 발판이 좋지 않았다. 낚시가방과 아이스박스를 잘 챙겨 놓지 않으면 그대로 바다로 빠질 위험이 높았다.
포인트에 도착한 시각이 새벽 4시라 아직은 어두운 상황. 라면을 끓여 대충 아침을 해결하고 낚시 준비를 했다. 나는 뺀찌용 채비로 1호 전자찌 반유동 채비에 원줄 2.5호, 목줄 1.75호를 세팅했다. 끝썰물이었지만 조류는 원만하게 잘 흐르고 있었다.
동 트기 전에 입질이 들어와 뺀찌 몇 수를 올렸는데 역시 돌돔 새끼답게 힘이 최고였다. 30cm 미만은 모두 방류하고 30~35cm급으로 5마리 정도를 올렸다. 동행출조한 임종현 씨도 필자와 비슷한 마릿수 조과를 올렸다.
그러나 날이 밝자 상황이 바뀌었다. 어두울 때 활발했던 입질이 낮이 되자 뜸해진 것이다. 그 외 동시에 어디선가 나타난 미터급 부시리들이 어슬렁대면서 뺀찌의 입질은 더욱 뜸해졌다.
고심 끝에 채비에 변화를 주기로 했다. ‘지금 뺀찌 입질이 뜸한 이유가 부시리 때문인 것 같은데 과연 채비를 바꾼다고 효과가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무튼 뭔가가 안 될 땐 채비라도 바꿔보는 게 맞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선택은 적중했다. B 구멍찌 전유동 채비로 바꾸니 다시 뺀찌가 입질하는 게 아닌가. 씨알도 35~38cm로 굵었고 입질도 쉬지 않고 계속 들어왔다. 배가 올 때까지 필자와 임종현 씨가 올린 뺀찌는 총 30여 마리. 이 중 30cm 이상급으로만 챙겼더니 10마리가 넘었다.
▲ 필자가 내린 직구도 큰골창 포인트. 경사가 심해 발판이 불편했다.
▲ 작은골창 인근 갯바위. 이곳에서도 뺀찌가 잘 낚였다.
▲ 필자와 임종만 씨가 올린 뺀찌들. 35~40cm급만 모아보았다.
▲ 쿨러에 꽉 찬 4짜급 뺀찌. 돌돔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뺀찌도 떠서 물 땐 예민한 채비가 낫다?
그런데 왜 뺀찌들이 채비를 바꾸자마자 입질을 재개한 것일까? 이날 나는 B 구멍찌를 썼지만 목줄에는 봉돌을 달지 않았다. 미끼로 쓴 참갯지렁이의 무게가 봉돌 무게보다 훨씬 무겁기 때문이다. 그만큼 목줄이 자연스럽게 움직였기 때문에 뺀찌들에게 어필한 것일까?
보통 돌돔 찌낚시인들은 전유동보다는 반유동을 선호하는 편이다. 특성상 돌돔은 미끼가 너무 나풀대면 미끼를 잘 못 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조행에서는 그런 단점을 전혀 느끼지 못했고 오히려 더 활발한 입질이 들어왔다. 입질 수심도 4m 정도로 깊지 않았다. 혹시 수면 가까이 뜬 벵에돔을 노릴 때처럼, 상층에 뜬 뺀찌를 노릴 때는 가급적 가벼운 채비가 유리한 것은 아닌가 하는 추측이 들었다.
추자도 돌돔 찌낚시는 9~10월까지도 꾸준히 이루어지는데 갈수록 씨알도 굵어지게 된다. 다만 필자가 다녀온 후 1주일 뒤 조황이 잠시 급락했다고 한다. 아마도 돌돔 산란철이 끝나면서 일시적으로 마릿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돌돔 찌낚시는 하루 낚시를 위해서는 1인당 200g 정도의 참갯지렁이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참갯지렁이는 싱싱하게 보관해야 입질도 빠르기 때문에 쿨러에 충분한 양의 얼음과 함께 보관해가야 한다.
▲ 뺀찌 전유동낚시용으로 사용한 푸가 케인 2B 구멍찌.
▲ 30cm급 뺀찌를 올린 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