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현장]
보령 화사도 참돔 씨알 여전
서해 여름 참돔 씨알 잘다고 누가 그래?
이영규 기자
서해 갯바위 참돔낚시 전진기지격인 보령 화사도에서 씨알 좋은 참돔이 속출하고 있다.
보통 서해 참돔은 5~6월 두 달간 굵게 낚이다가 여름이 되면 씨알이 급격히 잘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는 예년보다 씨알 피크가 길게 이어지고 있다.
▲ 대화사도 서쪽 간출여에 오른 다이와 필드테스터 홍경일 씨가 참돔을 걸어 파이팅을 벌이고 있다.
▲ “화사도 참돔 씨알 여전한데요.” 대화사도 직벽 포인트에서 굵은 참돔을 연타로 올린 홍경일 씨.
봄에 군산 연도에서의 씨알 피크가 지나가면 보령 화사도권에 굵은 참돔이 붙는다. 보통 6월 중순부터 입질이 시작되며 이때는 50~70cm급이 주종이다. 물론 더 큰 씨알도 낚인다. 다만 갯바위낚시 특성상 80cm 이상급은 대부분 터트리기 때문에 커야 75cm가 주류다. 올해는 보령 화사도권 갯바위 참돔 조황이 썩 좋지는 못했다. 5~6월 내내 기복이 심했고 날궂이도 심해 출조 자체가 어려웠다.
7월로 접어들면서 올해는 이렇게 맥없이 시즌이 끝나는구나 싶었는데 7월 중순경 다이와 필드테스터 홍경일 씨로부터 연락이 왔다. 아직 감성돔을 낚기에는 너무 덥고 분위기도 맞지 않는 듯하니 화사도로 참돔을 낚으러 가보자는 것이다. ‘조금 늦지 않았을까’ 싶었으나 올해는 아예 참돔 출조 자체를 못했던 터라 함께 서천 홍원항으로 향했다.
대물 참돔 입질 8번 받아 반타작
현재 보령권 갯바위 참돔낚시를 전문으로 뛰는 낚싯배는 홍원항바다낚시의 돌핀호가 유일하다. 다른 배들은 선상낚시를 나가는 도중 갯바위 손님이 있을 때마다 ‘들렀다 가는’ 수준이지만 돌핀호는 오로지 갯바위 손님들만 받고 있다.
7월 17일 오전 5시에 낚시점 도착 후 밑밥을 갠 뒤 올해 첫 참돔 출조에 나섰다. 30분 만에 화사도 해역에 도착한 일행은 대화사도와 소화사도로 갈라졌다. 이날 방송 촬영을 나온 홍경일 씨는 피디와 함께 대화사도 직벽 포인트에, 나는 김태호 씨와 함께 반대편 갯바위에 내렸다. 서산에서 온 조시형 씨 일행은 소화사도로 향했다.
화사도권 참돔 포인트는 대화사도에 2곳, 소화사도에 2곳으로 포인트가 매우 협소하다. 한 포인트당 많아야 2~3명씩 내리므로 많아야 10명 정도만 출조할 수 있다. 현재 포인트로 개발된 곳들의 대부분이 수심이 깊고 본류가 세차게 흐르는 곳인데 아쉽게도 두 섬의 규모에 비해 이런 포인트가 많지 않은 편이다.
우리가 도착한 시각은 만조 무렵. 서서히 썰물이 진행되면서 입질 타이밍이 다가오고 있었다. 가장 먼저 입질을 받은 것은 홍경일 씨였다. 초썰물 무렵 첫 입질을 받아 65cm, 중썰물경 또 한 마리를 낚아 60cm짜리를 올렸다. 이미 참돔이 빠졌거나 씨알이 급격하게 잘아졌을 것이라는 추측은 기우였다. 알고 보니 홍경일 씨는 이 두 놈 외에 두 마리를 더 걸었으나 낚싯대도 못 세워보고 목줄이 터졌다고 한다. 그런 놈들은 최소 75cm가 넘는 놈들로 추정됐다.
홍경일 씨의 파이팅은 끝썰물까지도 이어졌다. 우리가 선 포인트 앞에는 끝썰물에 이어지는 간출여가 나오는데 그곳에 올라 비슷한 씨알 두 마리를 추가한 것이다. 역시 이 자리에서도 2마리는 놓치고 말았다.
원래 이 포인트는 끝썰물이 되면 김태호 씨와 내가 올라갈까도 했는데김태호 씨가 “홍경일 씨가 모처럼 방송 촬영에 성공한 것 같으니 오늘은 충분히 분량을 담을 수 있도록 포인트를 양보하자”고 해 넘겨준 포인트였다. 끝썰물에는 30cm 내외급 감성돔도 2마리나 올라왔다. 김태호 씨는 간조 무렵 홍경일 씨 옆 포인트에서 참돔 입질을 두 번 받았으나 아쉽게도 원줄이 여에 쓸리며 놓치고 말았다. 이날 우리가 내린 대화사도 서쪽 갯바위에 참돔 무리가 대거 들어온 듯했다. 그와 반대로 소화사도에서는 참돔 입질이 전무했다.
▲ 대화사도 직벽 포인트에서 본 서쪽 연안. 끝썰물경의 모습이다.
▲ 취재에 동행한 김태호 씨가 대화사도에서 끝썰물에 올린 참돔과 감성돔을 보여주고 있다.
▲ 대화사도 서쪽 간출여에서 3마리째 참돔을 뜰채에 담고 있는 홍경일 씨.
선상 타이라바보다 갯바위에서 참돔 더 굵게 낚여
취재일 조과만 놓고 본다면 올해는 운 좋게 늦게까지도 굵은 참돔을 만날 수 있었던 것으로도 예상된다. 반대로 한여름이 되면 서해 참돔 씨알이 급격히 잘아지는 현상에 가려 초여름 씨알 피크가 묻힌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갯바위 출조는 물때와 날씨를 크게 가리기 때문에 출조일이 많지 않다. 반면 배낚시는 주의보만 아니면 거의 출조하는데, 이 배낚시 조과를 기준으로 시즌 온오프를 결정하는 데서 오는 오류가 아닐까 추측된다. 즉 7월로 접어들면 타이라바에 올라오는 참돔 씨알이 30~40cm로 급격히 잘아지게 되는데 이 현상을 보고 갯바위 씨알도 잘아진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취재일 무렵 군산 연도권 참돔타이라바에 올라온 참돔 씨알은 30~50cm가 주류였고 마릿수도 적었다.
화사도권 갯바위 참돔낚시는 초가을에 또 한 번 씨알 피크가 찾아오지만 무더위가 한창인 7~8월에도 꾸준한 조과가 이어질지는 모를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날 촬영팀은 8월 중순에 또 한 번 화사도로 출조해보기로 했다.
출조문의 041-952-0411(홍원항바다낚시)
▲ 바다에서 바라본 대화사도 서쪽 끝바리.
▲ 참돔낚시 때 사용한 엔에스의 알바트로스 VIP 로드.
▲ 홍경일 씨가 대화사도 직벽 포인트에서 초썰물에 올린 3마리의 참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