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현장]

김해 청곡지

폭우처럼 밤새 쏟아진 준월척들

정국원 객원기자, 로즈피싱 밴드 운영자, 피닉스 영업이사

장마가 오락가락 하던 지난 7월 26일. 대다수 경남권 저수지는 수량이 부족해 출조지 선정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일주일 전 답사한 김해 청곡지로 출조지를 잡았다. 3천평 규모의 준계곡지인 이곳은 90% 수준의 수위를 기록 중이었다. 상류에서 물이 조금씩 흘려 내려오는 영향으로 생각됐는데 그 덕에 새물찬스도 기대됐다.

나는 팀원들보다 하루 이른 금요일 밤에 청곡지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마침 FTV의 ‘그것만이 내 세상’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이인호 씨도 낚시를 하고 있었다. 첫날인 금요일은 붕어 입질 시간대와 미끼 파악만 한 후 일찌감치 잠을 잤다.

토요일 새벽에 일어나 회사로 출근한 후 오후 3시경 다시 저수지로 향했다. 가는 도중 로즈피싱 회원으로부터 ‘물이 없어 갈 곳이 없다’는 전화가 걸려와 모두 청곡지로 오라고 말했다. 오후 4시쯤 다른 회원들도 모두 도착해 대편성을 시작하였다.

마름 때문에 놓친 3마리의 대물

필자는 낮부터 낚시에 열중했는데 의외로 낮에도 입질이 활발하게 들어왔다. 씨알도 중치급부터 월척급까지 다양했다. 미끼는 옥수수. 필자의 예상대로 낮에도 새물찬스 효과가 나타나는 듯했다. 회원들도 대편성 도중 입질을 받고 있는지 곳곳에서 챔질 소리가 시원하게 들려왔다.

필자가 청곡지를 처음 찾은 시기는 14년 전이다. 그때는 토종 물고기만 서식했으나 이후 블루길이 들어오는 바람에 발길을 끊었다. 현지인 말로는 5년 전 배수 시설 교체 작업을 위해 물을 모두 뺀 후 전 구간에 걸쳐 준설공사를 했다고 한다. 그 이후 상류부터 중류까지의 수심이 비슷해진 것 같았다. 공사 이후 블루길은 모두 사라진 듯했으나 배스가 유입됐는데 어떻게 유입됐는지 자초지종은 알 수 없었다.

오후 5시쯤 회원들과 본부석에 모여 저녁식사를 마친 후 각자 자리로 돌아가 밤낚시를 시작했다. 그러나 밤 10시까지 로즈피싱 회원은 물론 다른 조우회 회원들도 입질 한 번 받질 못했다. 상류에서 너무 많은 물이 유입되고 있는 것이 문제로 보였다.

원인 분석을 위해 한창 머리를 굴리던 밤 11시 무렵. 챔질과 동시에 손 쓸 수도 없을 만큼 강력한 입질이 들어왔다. 그러나 두 번이나 마름 속에 붕어가 처박히는 상황을 맞았다. ‘고기가 움직이기는 움직이는구나’ 싶었다.

자정을 넘어서자 입질은 전혀 없었다. 또 야식 시간을 가지며 준비해온 음식을 모두 맛있게 먹은 뒤 새벽낚시를 이어갔다. 낚시를 시작한지 30여 분이 지나 또 한 번 큰 입질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에도 순식간에 마름 속으로 처박는 바람에 세 번의 대물 입질을 모두 놓치고 말았다.

분명 4짜 이상이었는데…. 다른 저수지와 달리 이곳 붕어들의 힘은 유독 대단했다.

최대어는 36cm, 필자 혼자서만 월척 8마리 낚아

새벽 4시가 되자 일기예보대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빗줄기가 점차 굵어지고 양도 늘어날 즈음 갑자기 소나기 입질이 들어왔다. 29cm급과 월척 붕어가 올라온 이후 정신이 없을 정도로 입질이 쏟아졌다. 낚은 붕어보다 놓친 붕어가 더 많을 정도였다. 그 와중에도 폭우가 계속 쏟아졌지만 엄청난 폭우 속에서도 붕어 입질은 끊이지 않았고 입질은 날이 밝을 때까지 지속됐다.

해가 완전히 떠오른 뒤 낚시를 잠시 멈추고 조과를 확인할 겸 회원들 자리로 가보았다. 대부분 29cm 내외였지만 소나기 입질을 받았다고 말했다. 모두 모처럼 맛본 우중 호황에 기뻐했다.

낚시를 마친 후 본부석에 모여 계측을 하고 있는데 양수호 회원과 하두원 회원이 월척을 들고 나타났다. 다른 회원 중에서도 월척을 낚은 사람이 있는 듯했으나 대를 걷으며 모두 방류했다고 한다. 할 수 없이 필자가 낚은 붕어와 두 회원이 올린 붕어로 사진 촬영을 한 후 모두 방류했다. 제일 큰 씨알은 문태완 회원이 올린 36cm 붕어였다. 필자는 월척 8수 외에 중치급 포함 25마리 정도를 낚았다.

청곡지에는 배스가 서식하고 있어 대물만 있을 것 같지만 의외로 27cm부터 월척급들이 잘 낚이는 것으로 보아 붕어 개체수가 풍부한 것으로 추정됐다. 참고로 청곡지는 깔끔하게 유지되는 곳이므로 낚시 후 주변 정리는 필수다. 아울러 주차공간이 없기 때문에 짐은 제방 앞에 내린 후 차량은 초입의 공동주차장에 해야한다.

내비 주소 진례면 송정리 442

▲ 제방에서 바라본 김해 청곡지.

▲ 하두원 회원이 필자 맞은편 포인트에서 붕어를 낚아내고 있다.

▲ 뜰채에 담긴 월척.

▲ 취재일 월척을 타작한 하두원(왼쪽), 양수호 회원.

▲ 월척이 잔뜩 담긴 살림망을 보여주는 필자.

▲ 낚싯대 편성과 동시에 월척을 타작한 천대욱 회원.

▲ 정자에 모여 아침식사를 즐기고 있는 로즈피싱 밴드 회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