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추천]

괴산 창산지

추억 속 꽝터가 4짜터로 변신

김철규 객원기자, 호봉레저, 탑레저, 태흥 필드스탭

지난 7월 26일은 조우들과 충주호 출조가 예정돼 있었다. 그런데 출조일 아침에 피싱티비 ‘어락’ 진행자인 류홍상(혹부리) 씨가 지금 괴산에 대물이 나오는 핫한 소류지가 있다는 소식이 알려 왔다.

카톡을 통해 받은 사진에는 부들이 잘 형성된 포인트와 멋진 4짜 붕어 2마리가 담겨 있었다. 류홍상 씨는 지인으로부터 정보를 얻어 촬영차 들어 왔는데 낚아낸 두 마리의 4짜 붕어 외에 세 번의 입질을 더 받았지만 목줄과 바늘이 터지며 놓치고 말았다는 것이다. 대단한 하룻밤이었다며 다른 곳으로 가지 말고 그곳으로 오라며 재촉했다.

류홍상 씨로부터 건네받은 주소는 낯이 익었다. 알고 보니 이전에 이미 여러 번 출조했던 창산지(요골지)였고 겨울에도 얼음낚시를 위해 자주 찾던 곳이었다. 창산지는 약 6천평 규모의 평지형 저수지다. 오래전 배스가 유입되며 터가 센 곳으로 알려져 있다. 처음 배스가 유입된 몇 년 후에 월척급 붕어들이 마릿수로 나온 적이 있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입질 한 번 받기 힘든 한방터가 되어버렸다.

▲ 드론으로 촬영한 괴산 창산지. 아담한 규모의 소류지다.

밤낚시에 올린 첫 붕어가 41cm

동출자 홍순진(연대장) 씨를 음성에서 만나 점심식사를 마치고 저수지에 도착하니 이미 도착해 있던 친구 박희설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필자는 최상류 류홍상 씨가 낚시했던 곳으로 들어가 보았다. 누군가 가져다 놓은 널빤지가 있어 좌대를 편성하기에도 좋아 보였다.

바로 짐을 챙겨 포인트로 향하는데 34도의 무더위가 극성을 부리는 중복 날이라 몇 번의 왕래만으로 땀범벅이 됐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좌대를 편성하고 텐트를 올렸다.

미끼로는 옥수수어분글루텐을 단단하게 반죽해 썼다. 정량보다 물을 적게 넣으면 단단하게 반죽되는데 물에 들어가면 바로 풀어지므로 다루기 편하다. 필자는 늘 그렇게 반죽을 한다.

제방을 건너 무넘기 쪽에서부터 중류권으로 몇 자리가 있지만 농막인 듯한 집이 한 채 있고 그 앞으로는 과수원이어서 진입하기 어려웠다. 산짐승을 막기 위해 설치한 전류가 흐르는 울타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제방권을 포함해도 포인트가 몇 자리 나오지 않는 곳이다.

자리를 잡은 뒤 관문낚시 사장님에게 창산지에 대한 최신 정보를 물어보니 낮에는 입질 보기 힘들고 밤낚시와 오전낚시에 입질이 자주 온다고 알려주신다. 아울러 이곳은 앵천리보에서 물을 끌어 들이는 양수형저수지라는 것, 미끼는 옥수수와 옥수수어분글루텐이 잘 먹히고 5짜 붕어까지 나온 곳이라고 한다.

필자 오른쪽에 친구 희설이 앉았고 건너편에 홍순진 씨가 앉았다. 오후 6시에 저녁식사를 위해 모두 모여 포인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자리로 돌아왔다. 서서히 해가 지며 케미를 준비할 무렵인 오후 7시40분쯤, 정면에 있던 4.2칸 대의 찌가 거의 몸통까지 올라와 서 있었다. 뒤늦게 챔질하니 빈 바늘만 날아왔다.

아쉬운 입질이 지나가고 밤 9시10분이 지나갈 즈음 왼쪽에서 두 번째에 편성한 3.4칸 대의 찌가 서서히 솟아오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챔질하니 낚싯줄이 우는 소리를 낸다. 대물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녀석이 강하게 저항하며 옆 부들을 감았지만 부들이 몇 가닥 없어 이내 풀리며 뜰채에 담을 수 있었다.

뜰채에 담긴 붕어는 한눈에 봐도 4짜로 황금색을 띤 대물 붕어였다. 계측자에 오른 붕어는 41cm였다. 첫 붕어가 이른 저녁시간에 나오면서 일행들 모두 집중하며 낚시에 임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더 이상의 입질은 들어오지 않았다.

▲ 필자의 친구 희설도 허리급 붕어로 손맛을 봤다.

배수만 안 하면 월척 행진 지속될 듯

밤이 깊어가던 자정 무렵, 중앙의 찌 하나가 솟아올랐고 챔질하니 빈 채비만 날아왔다. 그런데 덜컥하는 느낌도 없었는데 목줄 바늘 위가 끊어져 있었다. 이후 잠시 잠을 청하던 중 새벽 4시경 추위에 잠이 깼고 이왕 일어난 김에 다시 낚시를 시작하기로 했다.

미끼를 갈아주고 얼마 지나지 않은 새벽 4시30분에 왼쪽 3.8칸 대의찌가 솟아올랐다. 이번에는 무사히 챔질에 성공했고 저항하는 녀석을 뜰채에 곱게 담을 수 있었다. 이 붕어는 4짜에서 조금 모자라는 39cm의 황금빛 대물 붕어였다.

이후 날이 밝으며 또 다시 왼쪽 3.4칸 대의 찌가 솟아올랐다. 정확한 타이밍에 챔질했다고 생각했지만 이번에도 빈 채비만 날아왔다. 채비를 살펴보니 이번 역시 덜컥하는 느낌도 없었는데 봉돌 아래의 원줄이 터져 있었다. 이렇게 총 5번 입질을 받았지만 2번 성공으로 대물 붕어 2마리를 만날 수 있었다. 첫날 낚시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둘째 날은 오후 7시30분부터 밤낚시에 돌입했다. 하지만 밤새 찌가 10cm나 솟아있을 정도로 배수가 이뤄진 탓에 조황은 저조했다. 건너편의 홍순진 씨만 초저녁에 36cm의 붕어를 잡아 체면 유지를 했을 뿐이다. 필자는 다른 일이 있어 오전 일찍 철수를 했다. 다음날 남아있던 조우들에게 전화를 하니 하루를 더 머물고서야 그날 밤 홍순직 씨가 41.5 39.5 39.5 39 38cm 등 모두 5수의 대물 붕어를 잡았다고 알려왔다. 대단한 조과였다.

이곳 창신지는 포인트가 많지 않으며 쓰레기도 별로 없는 청정지역인 듯 보였다. 내 쓰레기는 물론 주변 쓰레기도 내가 치운다는 마음으로 출조를 하면 좋을 것이다. 요즘 한창 수확기인 상류권의 복숭아밭 주변으로는 접근하지 않는 것이 좋다.

내비 주소 불정면 탑촌리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