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_양수형지 붕어낚시]

테크닉

일반 저수지와 다른

낚시 변수들

이영규 기자

양수형지는 외부로부터 물을 끌어오는 특성상 기존에 있던 물과 많은 면에서 성질이 다르다.

이로 인해 서식하는 잡어가 다르고 낚시 여건도 변화를 맞게 된다.

양수형지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변수들을 체크해본다.

▲ 다양한 붕어낚시 미끼들. 양수형지에 어떤 잡어가 서식하느냐를 잘 따져 미끼를 선택해야 한다.

▲ 양수형지에서 자주 낚이는 살치. 강과 하천에서 유입된 경우가 많다.

보통 양수형지라고 하면 강에서 물을 퍼 올리기 때문에 강준치, 끄리 같은 강고기가 많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역에 따라 유입 어종의 종류에는 차이가 크다.

일례로 같은 낙동강 물을 양수하는 경북 의성권 저수지의 경우, 서부 쪽 저수지들은 다인면에 있는 양서양수장을 통해 각 저수지로 물을 공급한다. 주로 다인평야와 안계평야에 있는 저수지들로서 이 일대 저수지에서는 강준치와 끄리가 많이 발견되는 게 특징이다. 대표적인 곳이 한동지, 효천지, 개천지, 홍현지 등이다. 의외로 이들 저수지에서는 배스와 블루길은 많지 않다.

그와 달리 낙단보의 생송양수장에서 물을 퍼 올려 공급받는 의성군 단북면 일대 저수지에서는 토종 잡어보다는 배스가 많이 유입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의성IC낚시 대표 한갑수 씨는 “같은 낙동강 물을 수원으로 삼고 있지만 저수지마다 유입되는 물고기의 종류가 다른 것은 특이한 현상이다. 아마도 양수장으로 취수된 물이 거치는 수로에 어떤 고기가 많이 서식하느냐에 따라 유입 어종이 달라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닷고기가 유입되는 경우도 많아

충남 서산의 대표적 양수형지인 모월지(양대리지)는 도로변 배수로를 통해 물이 유입되는데 이곳은 배스 외에 다른 잡어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비바붕어 운영자 박현철 씨는 “양대리지로는 천수만 간월호의 물이 유입된다. 간월호에는 배스가 많이 서식하고 강준치나 끄리 같은 잡어는 없는 편이다. 그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양대리지는 하루에 한 번 입질받기도 힘든 터 센 낚시터로 정평이 난 곳이다. 간혹 낚이는 블루길도 해질녘이나 동틀 무렵에 잠깐 미끼를 건들 뿐 그 외의 시간대에는 거의 움직임을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다.

토종 잡어가 드문 경우는 군산 옥실지와 부곡지도 상황은 비슷하다. 가끔 잔 씨알의 강준치가 모습을 보일 뿐 토종 잡어보다는 배스 자원이 훨씬 많은 편이다. 주 수원지인 금강에 강준치가 많이 서식하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경우이다.

의외의 바닷고기가 유입되는 경우도 있다. 전남 고흥군에 있는 내봉지가 대표적인 케이스로 수원은 방조제를 사이에 두고 바다와 접해있는 분매수로다. 그래서 내봉지에서는 전어, 숭어, 망둥어 같은 고기들이 낚인다. 간혹 씨알 굵은 숭어를 걸고 4짜 붕어로 착각하는 해프닝도 종종 발생한다는 게 객원기자 김중석 씨의 설명이다.

과거에는 토종터였으나 양수로 인해 외래어종이 퍼진 곳도 부지기수다. 나주호에서 물을 끌어들이는 나주 송림지가 대표적이며 고흥 매곡지도 인근 죽암수로에서 유입된 배스와 블루길 때문에 토종터에서 한방터로 바뀐 곳이다.

고수의 한 수

어분 계열 떡밥은 피해야

한갑수 의성IC낚시 대표

양수형지는 인근 강과 수로에서 물이 유입되는 만큼 잡어의 종류도 다양하다. 배스, 블루길은 기본이며 강준치, 끄리, 살치 등도 유입된다. 요즘은 외래종인 배스, 블루길에 대비해 옥수수를 많이 쓰지만 토종 잡어는 옥수수로도 퇴치가 곤란할 정도로 낚시를 피곤하게 만든다.

내가 주로 출조하는 경북 의성 서부 지역은 낙동강계 수계에서 유입된 토종 잡어들이 많다. 낚시를 가장 피곤하게 만드는 잡어는 강준치다. 이 녀석은 미끼를 가리지 않고 달려는데 지렁이와 새우 같은 생미끼는 아예 사용이 어렵고 옥수수도 견디기 어렵다. 마치 붕어가 입질하듯 찌를 쑥쑥 올려 낚시인들을 골탕 먹인다. 그 외에 끄리, 살치 같은 잡어도 낚시를 피곤하게 만드는 녀석들이다. 따라서 이런 곳에서는 잡어의 후각을 자극하지 않는 미끼를 쓰는 것이 좋다.

일단 떡밥의 경우 어분 성분이 없는 제품을 추천한다. 동물성 미끼는 물속에서 잡어의 후각을 강하게 자극하기 때문이다. 집어제도 기왕이면 떡밥보다는 겉보리를 뿌려주는 게 유리하며 미끼도 겉보리를 여러 알 바늘에 꿰어야 잡어 성화를 피할 수 있다.

낚시 시간대의 경우, 낮에는 잡어 성화가 너무 심하기 때문에 밤낚시를 추천한다. 해가 떨어지면 확실히 입질이 뜸한 편이다. 이렇게 토종 잡어 성화가 심한 곳에서는 보통 밤 11시까지 낚시하다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새벽 4시부터 동틀 때까지만 낚시를 하고 있다.

양수 때는 용존산소 풍부해 찌 떠오름 주의해야

성제현 군계일학 대표

여름철 양수형지에서 자주 발견되는 현상이 찌와 원줄에 기포가 붙는 현상이다. 외부로부터 신선한 새물이 계속 공급되면서 물속에 용존산소가 풍부해지는 것이 원인이다. 이 경우 채비의 부력이 강해지면서 마치 입질마냥 찌가 서서히 솟는 현상이 발생하곤 한다. 채비가 가벼워지다 보니 바람에 밀려 약간 흐르기도 하는데 이 모습을 보고 대류가 생겼다고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수년 전, 양수형저수지인 예천 죽안지에서 방송촬영을 하던 상황이 좋은 예다. 당시는 한쪽에서는 유입수가 들어오고 제방을 통해서는 들어온 만큼의 물이 빠져나갔는데, 그만큼 물 순환이 원활해 산소공급도 풍부한 상황이었다. 보통은 더위가 한창인 6, 7, 8월에 이런 현상이 잦지만 물 순환이 좋은 죽안지는 5월부터도 같은 현상이 생겨났다.

이런 현상을 없애기 위해서는 찌와 원줄에 붙은 기포를 없애줘야 한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채비 안착 후 낚싯대를 살짝 들어 짧고 빠르게 당겨주는 것이다. 이러면 기포가 떨어지면서 찌가 원래 높이로 안정 된다.

미끼를 자주 갈아주는 것도 방법이다. 떡밥을 쓴다면 찌가 솟을 때마다 떡밥이 떨어진 것으로 간주해 즉각 새 떡밥으로 갈아주는 것이다.

위의 두 방법이 귀찮다면? 채비를 약간 무겁게 찌맞춤하는 방법도 추천할만하다. 스냅도래나 봉돌에 쇠링을 추가해 채비 떠오름 현상을 막는 것이다. 이때는 채비 떠오름 현상이 강한 일부 낚싯대에만 쇠링을 채울 게 아니라 편성한 낚싯대에 모두 쇠링을 채우는 게 좋다. 그렇지 않으면 낚시에 정신이 팔려 나중에 어떤 낚싯대를 새로 찌맞춤했는지 구별이 어렵기 때문이다.

기포로 인한 채비 떠오름 현상은 주로 낮에 발생하며 밤 10시면 거의 사라진다. 다만 심한 날은 밤 12시까지도 영향을 미칠 때도 있다.

▲ 찌와 원줄에 기포가 생겨 찌맞춤이 가벼워지면 쇠링을 추가해 찌맞춤을 무겁게 만드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