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추천]

이것이 양수형 저수지의 위력

나주 선동지에서

손맛 가뭄 해결!

김현 아피스 인스트럭터

▲ 밤에 씨알 굵은 붕어로 손맛을 본 송귀섭 이사.

▲ 드론으로 촬영한 선동지.

▲ 밭 아래로 드러난 연안. 길고 넓게 육초가 자라 있다.

▲ 필자의 다대편성. 수심은 40~70cm가 나왔다.

▲ 선동지 아래로 연결된 수로. 수문을 닫아 수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호스로 물을 끌어올리고 있다.

호남권은 가뭄의 장기화로 저수지, 둠벙 등 담수형 낚시터들은 갈수 상태가 심해지고 있다. 갈수 상태가 지속된 붕어터들은 대부분 상류권에서 중류권까지 차츰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양상이다. 드러난 바닥은 금세 육초대가 자라 오르고 있는데 수위가 낮아질수록 잡어의 입질만 극성스럽고 씨알 굵은 붕어 입질을 받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던 중 7월 초에 반가운(?) 태풍 소식이 들려왔다. 호남권에 많은 양의 비가 내려주길 바라면서 지켜봤으나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한 채 지나가버렸다. 태풍의 상황을 보고 출조에 나서려 했으나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7월 19일 낚시를 떠났다.

제방 수심 4m에 이르는 계곡지

한낮 무더위를 피해 광주에서 오후 늦게 출발, 40여 분 도로를 달려 나주시 봉황면 철천리에 있는 선동지를 찾았다. 선동지는 4500여 평의 계곡형 저수지로 토종과 떡붕어를 비롯해 잉어, 가물치, 동자개 등이 서식하고 있으며 현장 미끼로 새우와 각시붕어가 채집된다. 낚이는 붕어 씨알은 18~27cm가 주종이고 월척 이상 4짜급 대물 붕어까지 손맛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크지 않은 면적이지만 만수 시 제방 주변의 수심이 4m 이상으로 깊은 것이 특징인데 갈수 땐 영산강에서 물을 끌어올리는 양수형저수지다.

진입로는 상류, 중류, 제방 3곳에 있다. 중류의 진입로는 잡풀로 덮여 있고 제방과 상류 진입로는 도로 포장이 되어 있으나 폭이 좁아 차량 두 대가 오갈 수 없다. 특히 상류 진입로는 사유지여서 주인의 허락을 받고 출입해야 한다.

필자는 상류로 진입해서 연안을 따라 제방까지 둘러봤다. 상류에서 제방까지의 연안은 바닥을 보이고 있는 상태로 육초가 공간을 메우고 있어 낚시할 수 있는 자리가 제법 많고 포인트 여건도 좋아 보였다. 수심은 상류가 70cm~1m 정도 나왔고 마름이 듬성듬성 형성되어 있었으며 제방 무넘기에는 큰 호스를 통해 많은 물이 유입되고 있었다.

동행출조한 아피스 송귀섭 이사는 새물이 유입되는 것을 보고 오름수위 호황을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새물 유입으로 인한 오름수위 특수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짧은 시간에 폭우가 쏟아져 급속히 물이 불어나는 자연적 조건이 있으며 나머지 하나는 인위적인 조건으로 서서히 물이 차오르면서 넓게 포인트가 형성되는 것이다. 선동지는 양수형저수지로 후자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 “어서 오시게~” 밤에 씨알 굵은 붕어를 낚아 손맛을 보고 있는 송귀섭 이사.

▲ 낚시자리에서 채집한 참붕어, 각시붕어, 새우.

▲ 제방 무넘기에 호스를 놓아 물이 끌어올리고 있다.

▲ 제방 주변에 형성된 육초와 마름수초.

연이은 월척 입질에 4짜 붕어까지 덜컥

필자와 송귀섭 이사는 상류권 버드나무 아래에 나란히 포인트를 정했다. 연안 가까운 수심 40~70cm 구간에 길고 짧은 대를 편성했다. 필자는 낮에 넣은 채집망에서 새우와 각시붕어를 꺼내 미끼로 사용했다. 옥수수 미끼도 병행해서 사용했으며 송귀섭 이사는 새우와 떡밥을 미끼로 꿰어 찌를 세웠다.

해가 지기 전부터 붕어 입질이 이어졌다. 새우 미끼에 18~21cm 붕어가 주로 낚였다.

채집된 새우의 양이 많아 미끼를 새우로 모두 바꾸었다. 송귀섭 이사도 주로 새우에 입질을 받았고 떡밥에는 아주 잔 씨알의 붕어가 극성을 부렸다.

이른 저녁을 먹기 전 서서히 오르는 수위를 감안하여 자리를 조금씩 뒤로 이동했다. 찌불을 밝히면서 붕어의 입질은 줄어들었으나 낚이는 씨알은 굵어졌다. 나란히 앉은 송귀섭 이사와 주거니 받거니 늦은 밤까지 붕어 입질을 받았다.

자정 무렵엔 송귀섭 이사가 턱걸이 월척을 낚은 후 33cm 월척을 연달아 낚아냈다. 그리고 나도 곧바로 입질을 받았는데 오후부터 밤까지 느껴보지 못한 묵직한 손맛이 느껴졌다.

저항하는 붕어를 안전하게 유도하여 낚아내는 순간 송귀섭 이사가 “4짜 붕어다”라고 소리쳤다. 계측자에 올려보니 딱 40cm였다. 그리고 들뜬 마음이 가라앉기도 전에 준척 붕어의 입질이 이어졌다.

현장 채집한 새우가 최고의 미끼

새벽녘엔 차오르는 수위로 인해 다시 한 번 자리를 뒤쪽으로 옮기고 아침까지 쉼 없이 찌불을 응시했다. 밤새 70cm 정도 수위가 오른 이른 아침에는 잔 씨알의 붕어가 극성을 부리면서 간헐적으로 준척급 붕어의 입질이 이어졌다.

강한 햇볕이 내리쬐기 전에 짧은 아침 낚시를 마치고 철수 준비를 했다. 이번 조행에서 확인한 사실은 낚이는 씨알 중 월척에 못 미치는 붕어의 체형과 체고는 예전에 비해 훨씬 좋아졌으나 씨알이 굵을수록 체형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러 미끼를 사용해 봤으나 새우가 씨알과 조과 면에서 유리했고 떡밥은 잔챙이 붕어와 잡어의 성화로 불리했다.

8월 초 현재 호남권은 극심한 갈수 상태로 말라가는 저수지와 둠벙이 나날이 늘고 있다. 그래서 유명한 포인트라도 조황 파악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럴 땐 선동지처럼 양수형저수지를 찾아 수위가 오를 때를 노린다면 아쉽지 않을 손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 선동지 아래로 펼쳐진 논. 이곳으로 물을 공급한다.

▲ 다른 곳에 비해 체고가 조금 낮은 선동지 4짜 붕어.

▲ 중류권 진입로. 잡풀이 무성하게 자라 있어 진입이 불가능하다.

▲ 필자가 낚은 4짜 붕어를 방생하고 있다.

내비 주소 봉황면 철천리 829(제방 진입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