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추천]

4짜 낚이는 캠핑낚시터

음성 육령지

이영규 기자

충북 음성군 금왕읍 육령리에 있는 육령지(금석저수지)가 장마 특수로 인기상승 중이다. 만수면적 12만3천평의 육령지는 전형적인 계곡지로 봄철 산란기와 장마철 오름수위 때 호황을 맞는다. 올해는 장마가 길어지면서 오름수위 피크도 덩달아 연장되고 있다.

▲ 팔묜의 낚시 다녀온 이바구 1500회 기념 친선낚시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이택상(왼쪽, 두루붕) 씨와 진행을 맡은 장동열(장구라) 씨가 밤낚시에 올라온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육령지는 20여 년간 유료터로 운영되다가 5년 전 유료터 영업이 종료되면서 자연지로 돌아선 곳이다. 국내 역대 2위 붕어 기록인 60cm 붕어가 1985년도에 낚인 곳으로 유명하며 배스가 유입된 후로는 음성을 대표하는 4짜터로 명성을 날려 왔다.

육령지는 의외로 유료터 영업이 종료된 후에도 약 2년간은 대물 낚시인들의 출입이 잦지는 않았다. 종전 관리인이 조만간 유료터 영업을 재개할 방침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라고. 그러나 낚시터 주변 주민들과 얽힌 ‘민원’ 문제가 해결되지 못함에 따라 유료터 재개는 어려워졌다는 게 단골 낚시인들의 얘기다.

아무튼 최근 5년 사이 최고 호황은 올해 봄 산란기 때 일궈졌다. 최상류 다리가 있는 버드나무 군락을 중심으로 말 그대로 4짜 붕어와 월척이 쏟아졌다. 최상류보다 폭발력은 약간 떨어졌지만 우안 두 골의 상류에서도 대물이 낚여 장박 낚시인들로 북적댔던 봄 시즌이었다.

두 번째 피크는 지난 장마 때로 7월 중순경 오름수위가 시작되자 또 다시 4짜 행진이 이어졌다.

그러나 최상류와 각 골 상류에서 폭발한 오름수위 특수는 일주일을 채 넘기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그 이유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육령지가 전형적인 계곡지이기 때문이다. 최상류와 우안 두 골의 상류를 제외하곤 거의 전 연안이 급경사를 이룬다. 따라서 깊은 수심의 수압에 적응돼 있던 붕어들이 새물 냄새를 맡고 연안으로 몰렸다가도 길어야 일주일이면 원래 은신처로 되돌아가기 때문이다.

낚시광 ‘팔묜’의 1500회 조행기 기념 출조지로 낙점

지난 7월 중순, 유료터 영업이 끝난 후의 육령지 붕어낚시가 궁금해 취재 일정을 잡아보려던 중 때마침 일산에 사는 이영호 씨로부터 반가운 연락이 왔다. 이영호 씨와 함께 카카오톡 단톡방의 ‘레전트팀’의 일원으로 활동 중인 권석구 씨의 1500회 조행기를 기념하는 행사가 육령지에서 열리니 취재를 부탁해온 것이다. 공식 행사 명칭은 ‘팔묜의 낚시 다녀온 이바구 1500회 기념 친선 낚시대회’이다.

인터넷 낚시사랑에서 ‘팔묜’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권석구 씨는 매번 출조가 있을 때마다 낚시사랑의 노지 조행기란에 사진과 글을 올렸고, 이번 육령지 출조가 1500회 출조였다.

기간은 2009년 5월 13일부터 2022년 7월 22일까지로 약 13년간이다. 기록에 의하면 1박2일 출조가 약 80%, 당일 출조가 20% 정도에 해당했는데, 계산기를 두들겨 평균을 내보니 한 달 기준 20일 이상을 낚시터에 있었다는 계산이 나왔다.

낚시인 중에는 1년에 300일 이상 낚시터에 나가있다고 자랑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지만 실제로는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과장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권석구 씨의 조행기는 낚시사랑 노지 조행기에 사진과 글로 ‘박제’돼 있어 신빙성이 100%였다. 권석구 씨의 1500회 조행기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틀어 전무후무한 기록이라는 게 이영호 씨의 설명이다. 마침 이날 행사는 낚시대회까지 병행하다보니 최근 조황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행사날인 7월 23일에 육령지에 도착하자 최고 명당인 상류부터 각 골까지 낚시인들로 꽉 차 빈자리가 없었다. 며칠 간 내린 장대비로 이미 수위는 만수였고 그 바람에 포인트는 더욱 줄어든 느낌이었다. 우안에 있는 두 개의 골 최상류는 육초와 버드나무가 잠겨 환상적인 포인트를 형성하고 있었다. 포인트 여건이 어찌나 멋지던지 찌만 섰다하면 쭈욱 쭈욱 올릴 것 같은 착시현상이 나타날 정도였다.

하지만 밤낚시 결과 의외로 조황은 썩 좋지 못했다. 전날 두 번째 골에서 만난 음성의 김덕수 씨로부터 “수위가 막 불던 일주일 전에 폭발적인 오름수위 특수가 있었고 지금한 호황이 한풀 꺾인 상황이다”라는 말을 들었는데 그의 말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그나마 마릿수 조황이 나온 곳은 지속적으로 새물이 유입되는 최상류 다리 앞 수몰버드나무지대였다. 물속까지 들어가 수초제거 작업을 마친 낚시사랑 피닉스클럽 회원 권대명 씨만이 20마리 가까운 붕어를 낚았다. 그러나 이마저도 행사 이틀 전에 올린 조과로, 행사 당일 밤낚시 조황은 전날의 10분의 1로 뚝 떨어졌다. 하필 행사 날은 오름수위 특수의 막차였던 것이다.

▲ 낚시사랑 노지 조행기 란에 1500회 조행기 기록을 세운 권석구 씨. 약 13년에 걸친 대기록이다.

▲ 권석구(오른쪽에서 두 번째) 씨가 낚시사랑 충남지부 회원들이 준비한 기념 케이크를 들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 물이 맑고 수심이 깊은 육령지. 사진은 우안 중류권으로 피서낚시객들이 주로 찾는다.

▲ 주차공간이 넓은 우안 두 번째 골. 상류에 포인트가 많다.

▲ 팔묜의 낚시 다녀온 이바구 1500회 기념 친선낚시대회 기획자이자 대회장인 레전트팀 이영호(일산꾼) 씨가 내빈들에게 행사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 행사 전날 밤낚시로 20마리가 넘는 붕어를 낚아 손맛을 본 피닉스팀 권대명 회원. 친선낚시대회에서 3등을 차지했다.

▲ 행사장에 모인 참가자들. 인터넷 낚시사랑에서 활동 중인 동호인들과 초청인사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 본부석에서 단체로 식사를 즐기는 동호인들.

▲ 내빈으로 참석한 성제현 씨가 행사 참가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주차공간, 그늘 풍부해 캠낚터로도 최고

조황은 부진했던 반면 행사에 초청받아 육령지를 찾은 낚시인들은 운영진의 행사장 선정은 신의 한 수였다고 입을 모았다.

60명에 달하는 낚시인이 참석했음에도 어떤 혼잡도 없이 행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원동력은 육령지가 갖고 있는 넓은 주차 공간과 많은 포인트, 각 골마다 나무그늘이 우거져 캠핑낚시를 즐기기 좋은 여건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육령지는 최상류 새물유입구 부근을 제외하곤 하류부터 상류에 이르는 우안의 각 골마다 나무 그늘이 무성하다. 각 포인트 뒤편마다 널찍한 주차공간까지 자리하고 있다. 자리만 잘 잡으면 종일 햇볕이 들지 않는 캠낚 명당이 즐비해 가족과 주말낚시를 즐기러 온 낚시인들도 많이 볼 수 있다. 이런 여건들은 유료터로 관리될 당시 조성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육령지 붕어낚시는 어떤 식으로 전개될 것인가. 이번 행사의 진행과 더불어 장소 선정을 최종 결정한 장동열(닉네임 장구라) 씨는 늦가을을 올해의 마지막 4짜 찬스로 예상했다. 장동열 씨의 전망이다.

“올해는 장마가 8월 중순까지 이어지고 있어 여름 오름수위 피크가 종료됐다고 보기는 아직 어렵습니다. 아무튼 여름 호황이 끝나면 10월 무렵 가을 특수가 찾아오는데 이때가 굵직굵직한 씨알을 만날 수 있는 찬스입니다. 마릿수는 장마철보다 떨어지지만 보통 걸었다하면 허리급이고 사짜 붕어를 만난 확률도 높습니다. 매년 추석을 전후해 가을 피크가 시작되는데 그때 수위가 약간 내려가면서 포인트도 많이 나와 낚시 여건은 더욱 좋아집니다.”

내비 주소 금왕읍 육령리 509(행사장 인근 첫 번째 골)

▲ 친선낚시대회에 참가해 2위를 차지한 윤창석 씨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 친선낚시대회 상위 입상자들이 상품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1등 이택상 씨에게는 군계일학 굿바디 히트 낚싯대 세트, 2등 윤창석 씨에게는 호봉레저의 최고급 낚시텐트, 3등 권대명 씨에게는 동일레저의 나이스 자립발판이 상품으로 주어졌다.

▲ 육령지 무넘기로 물이 넘치고 있다.

▲ 팔묜의 낚시 다녀온 이바구 1500회 기념 친선낚시대회 참가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 행사 기간 중 육령지에서 낚인 월척 붕어들.

▲ 행운상 상품으로 등장한 동일레저의 전투좌대.

▲ 육령지 먹방이마을 주민들이 설치한 환경보호 팻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