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현장]

제주 여름갈치

연일 쿨러 만땅 조황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대장 쿨러 두 개가 넘쳤습니다.”

파워피싱에서 갈치 낚시 고수로 통하는 제주 낚시인 ‘백사장(닉네임)’님이 갈치가 가득찬 대장 쿨러 두 개를 보여주고 있다.

두벌채비로 쉴 새 없이 낚았으며 이것 외에도 미처 담지 못한 갈치가 더 있다.

지난 6월 25일, 타스코피싱 연구소 김덕한 대표와 타스코피싱 김성담 회원과 함께 제주 동부두에서 갈치 배낚시 취재에 나섰다. 원래부터 갈치를 나갈 목적은 아니었고 미리 준비했던 돌돔낚시가 취소되면서 갈치와 한치 중 고민하다가 갈치를 나가게 되었다. 당시 제주에는 갈치와 한치가 한창 조황경쟁을 벌이고 있었는데 갈치 쪽이 조금 더 우세하다고 판단해 갈치 취재를 결정했다.

▲제주 도두항에서 출항을 준비하고 있는 파워피싱1호.

▲해가 진 후 환하게 주변을 밝히는 집어등.

▲1번 자리에 선 낚시인의 첫 조과.

5마리 중 4지급 갈치가 두어 마리 섞여서 올라왔다.

▲멀리 제주시를 마주하고 갈치낚시에 여념이 없는 낚시인들.

낚시자리마다 두벌채비 기본, 한치낚시 병행

25일 오후 4시. 제주시 도두항에는 출항을 준비하는 낚시인들로 붐볐고 일기예보와는 달리 날씨는 화창했다. 갈치낚시 전용선 파워피싱1호를 타고 출항, 약 30분 정도 애월 방면으로 이동하다가 물돛을 내렸다. 제주로 갈치낚시를 처음 온 서울의 낚시인들은 ‘겨우 이정도 밖에 나가지 않냐’며 의아해 했지만 도착한 포인트는 수심이 90m가 넘는 깊은 곳이었다.

최근 제주도의 갈치낚싯배는 대부분 14명 정도만 예약을 받기 때문에 낚시할 공간이 넓은 것이 특징이다. 자리의 간격이 2m 이상으로 아주 널찍해서 어느 자리를 선택하든 두벌채비(일명 투카)를 사용할 수 있으며 큰 아이스박스를 놓아도 불편함이 없다.

실제로 출조한 당일에는 제주 현지낚시인들이 대부분 두벌채비를 사용했고, 더 좋은 점이라면 자리가 넓기 때문에 한치낚시를 병행해도 되는것이다. 김덕한 씨와 김광철 씨는 갈치낚싯대를 편 후 따로 받침대를 설치해 오모리그 한치 장비를 함께 펴고 갈치와 한치를 함께 노렸다.

▲1번 자리에서 4지급 갈치를 여러 마리 낚은 김원해 씨.

▲기자와 함께 갈치낚시 취재에 나선 김덕한(좌), 김성담 씨가 씨알 굵은 갈치를 보여주고 있다.

▲김원해 씨가 바람이 부는 상황에서도 쉴 틈 없이 갈치를 올리고 있다.

▲인천에서 온 부부 낚시인.

남편은 낚싯대 두 대로 채비를 올리면 부인이 바늘에서 갈치를 떼 아이스박스에 담았다.

▲맨 뒷자리에서 두벌채비를 사용한 ‘백사장’님은 자정이 지나자 아이스박스가 넘쳐 빈 바구니에 갈치를 담기 시작했다.

10개 바늘에 갈치 줄줄이

여름이라 해가 길었다. 오후 4시에 출항했지만 포인트에 도착한 후 해가 지는 오후 8시까지는 4시간이나 걸렸다. 여름은 가을보다 상대적으로 밤이 짧다. 해도 일찍 뜨기 때문에 낚시시간이 생각보다 짧으므로 그만큼 낚시에 집중해야 한다.

오후 8시가 지나 본격적인 낚시가 시작되었지만 갈치의 입질이 전혀 없었다. 한치도 입질무. 파워1호 김광수 선장은 곧바로 물돛을 걷고 포인트를 이동, 제주 함덕 방향으로 30분정도 더 달리더니 다시 물돛을 내렸다. 그때 시각이 오후 9시30분.

놀라운 광경은 낚시인들이 채비를 내리자마자 시작되었다. 이날 갈치 출조를 처음 나온 김성담 씨가 낚싯바늘 10개에 모두 갈치를 걸어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배 전체가 순식간에 갈치낚시 조업장으로 바뀌었다. 인천과 김포에서 온 부부 두 쌍은 두 대의 낚싯대를 준비했지만 갈치가 워낙 빨리 많이 입질을 한 탓(?)에 남편은 채비를 올리고 부인은 바늘에서 갈치를 떼어내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제주 현지인들은 노련한 실력으로 두벌채비를 운영해 놀라운 조과를 올렸다. 일반적으로 제주에서는 기둥줄 간격 2.5m에 가짓줄을 2m로 길게 쓰기 때문에 초보라면 8단이나 10단채비를 쓰는 것이 보통인데, 제주 현지인들은 기본 12단채비를 두 개씩 사용해 쉬지 않고 갈치를 낚아냈다. 그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아이스박스에 갈치를 담을 틈도 없이 바구니에 가득 갈치를 담아놓으면 사무장이 그것을 보고 아이스박스에 대신 담아주기도 했다.

파워피싱1호 맨 뒷자리에는 제주도에서도 소문난 실력자인 홍성준 씨가 자리를 잡았는데, 밤 9시30분에 포인트를 옮겨 낚시를 시작한 후 두 시간 만에 대장쿨러 하나를 가득 채웠고 넘친 갈치는 바구니로 던져지는 신세가 되었다. 얼른 사무장이 여분의 아이스박스를 가져와서 갈치를 담았는데, 그 속도가 가히 조업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빨랐다.

▲깔쌈한의 포장 상태.

▲한치채비를 완성한 모습.

갈치·삼치·한치 모두 OK

범용 편대 채비 ‘깔쌈한’

타스코피싱이 출시한 ‘깔쌈한’은 갈치, 삼치, 한치낚시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범용 편대채비다. 편대에 10~40호 봉돌을 달아 채비를 연결하면 오모리그와 똑같은 형태로 채비를 구성할 수 있다. 편대에 봉돌을 달고 목줄을 연결하고 에기를 달면 한치용 오모리그가 되며 에기 대신 웜을 달면 갈치채비가 된다. 메탈지그나 큰 웜을 달면 삼치나 작은 부시리, 방어도 노릴수 있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다. 따라서 제주나 남해에서 갈치배낚시를 나갈 때 이채비를 준비하면 메인 낚싯대 외에 여분으로 갈치를 노릴 수도 있고 한치를 노릴 수도 있어서 편리하다.

▲새벽 4시. 철수할 무렵 승선한 모든 낚시인들이 아이스박스에 갈치를 가득 채우고 기념 촬영을 했다.

낚은 갈치는 낚싯배가 항으로 가는 중에 개인 스티로폼 박스에 옮겨 담은 후 택배나 항공화물로 부친다.

▲새벽 4시. 철수할 무렵 승선한 모든 낚시인들이 아이스박스에 갈치를 가득 채우고 기념 촬영을 했다.

낚은 갈치는 낚싯배가 항으로 가는 중에 개인 스티로폼 박스에 옮겨 담은 후 택배나 항공화물로 부친다.

▲새벽 4시. 철수할 무렵 승선한 모든 낚시인들이 아이스박스에 갈치를 가득 채우고 기념 촬영을 했다.

낚은 갈치는 낚싯배가 항으로 가는 중에 개인 스티로폼 박스에 옮겨 담은 후 택배나 항공화물로 부친다.

▲새벽 4시. 철수할 무렵 승선한 모든 낚시인들이 아이스박스에 갈치를 가득 채우고 기념 촬영을 했다.

낚은 갈치는 낚싯배가 항으로 가는 중에 개인 스티로폼 박스에 옮겨 담은 후 택배나 항공화물로 부친다.

▲낚시 중에 올라온 한치.

갈치가 많아서 그런지 한치 조황은 좋지 않았다.

▲타스코피싱 김덕한 씨가 아이스박스에 담긴 갈치를 보여주고 있다.

평균 씨알 3.5~4지

씨알도 대단했다. 초여름에는 2~3지 갈치가 붙어서 낚시인들을 힘들게 하는 일이 잦지만 출조한 당일에는 최하 3.5지가 올라왔다.

3.5~4지가 10마리씩 물면 제주 현지인들도 낚싯대를 뽑아 올리기 힘들어서 쩔쩔 매는 수준으로 무거웠다. 하지만 10개의 바늘에 갈치가 모두 물면 바구니 하나쯤은 금방 채웠기 때문에 힘든 줄을 몰랐다.

낚시하는 요령은 따로 없었다. 선상이 지시하는 대로 움직이면 됐다.

처음에는 갈치를 피워 올리기 위해 수심 50~60m를 노리다가 갈치가 반응하기 시작하면 수심 30m에 채비를 고정해 운영한다. 미끼는 오직 꽁치만 쓰고 다른 생미끼는 일체 금지. 그렇게 해야 갈치 어군이 오래 유지되고 기타 잡어나 잔챙이 갈치가 붙지 않는다고 했다.

새벽 3시가 되니 1등 조과를 달리는 현지 낚시인은 이미 대장쿨러 두개를 넘어 또 갈치를 바구니에 담고 있었다. 얼음의 양을 줄이기 위해 아이스박스에 해수를 붓고 갈치를 눌러 담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스박스가 터져 나갈 것 같았다.

기자와 함께 출조한 김성담 씨는 이번에 첫 출조임에도 불구하고 대장쿨러를 하나 가득 채우는 실력을 보였다. 이미 돌돔낚시, 벵에돔낚시에 익숙한 터라 금방 갈치낚시를 익히고 마릿수 조과를 올린 것.

철수는 오전 4시30분에 시작했다. 대장쿨러에 넣어 빙장한 갈치를 개인 스티로폼 박스에 옮겨 담고 포장을 하니 도두항이 보였다. 항에 도착한 직후 낚시인들은 포장한 스티로폼 박스를 택배나 항공으로 부치고 아침식사를 했다.

7월 한 달은 갈치 금어기

8월 1일부터 한치와 병행해 출조

7월은 갈치 금어기다. 그래서 일반 낚시인들의 출조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다소 제약이 있다. 우선 금어기 때는 모슬포에서 조업선을 타고 나가 갈치낚시를 할 수 있으며 낚은 갈치일부는 어판장에 내놓아야 한다. 제주도 북부연근해에서는 조업과 출조가 모두 금지되기 때문에 7월 31일까지는 한치낚시로 대부분 전향하며 갈치 출조를 원하는 낚시인이라면 조업을 하러 나갈 수 있다. 8월 1일, 정확히는 7월 31일 자정부터 갈치낚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정상 출조는 7월 31일에 한치낚시를 병행한 갈치낚시로 다시 시작한다.

▲바늘과 낚싯줄을 묶은 자리에 축광 튜브 대신 무광튜브를 씌운 채비.

야간에 대물 입질에 유리하다고 한다.

대물 갈치 TIP

축광튜브 대신 무광튜브

제주에서 갈치배낚시를 해보면 채비가 대부분 어구와 흡사하다는 것을 알 수있다. 제주 현지인들 역시 어부 방식을 그대로 따라하기 때문에 제주로 갈치배낚시 출조를 간다면 그들의 방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갈치채비를 보면 가지바늘에 집어를 위해 축광튜브가 달려 있는데 낚시 초반에는 축광튜브가 좋지만 후반에 대물을 노릴 때는 잔챙이가 빨리 붙어서 좋지 않다고 한다. 제주 현지인들은 축광튜브가 달린 바늘이 떨어지면 무광튜브가 달린 바늘로 교체해주는데 그렇게 하면 4지 이상 큰 갈치가 잘 붙는다고 한다.

처음에는 축광튜브로 마릿수 조과를 올리다가 가지바늘이 끊어지면 무광튜브로 교체하는 것이 핵심이다.

출조문의 010-3070-8831(제주 타스코피싱), 파워피싱1호 010-5402-50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