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캉스낚시터]

이곳이 낚캠성지

삼천포 신향마을과 남일대해수욕장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드론으로 촬영한 삼천포 신향마을(좌)과 남일대해수욕장.

좌측에 보이는 작은 포구가 신향마을 포구며 바로 앞 방파제와 갯바위에서 캠핑과 낚시(테트라포드는 진입금지)를 즐길 수 있다.

멀리 보이는 남일대해수욕장은 지난 7월 8일에 정식 개장해 많은 피서객이 방문하고 있다.

▲남일대해수욕장

▲신향마을 포구와 방파제

▲신향마을 포구.

여러 척의 낚싯배가 주변 낚시터로 출조한다.

여름에는 누구나 시원한 바다나 계곡에서 캠핑낚시를 즐기는 것을 바랄 것이다. 하지만 흔히 ‘낚캠성지’라고 불리는 곳들은 성수기에 많은 인파로 몸살을 앓기 마련. 한적한 곳. 그러나 낚시도 할 만한 곳을 찾는다면 삼천포(현 사천시)의 신향마을과 남일대해수욕장을 추천한다.

삼천포는 사천시로 행정명이 바뀐 지 오래되었지만 현지인을 비롯해 경남 사람들은 여전히 삼천포로 부르고 있다. 삼천포 신항이 그렇고 삼천포여객선터미널과 삼천포버스터미널도 옛날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삼천포라는 지명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삼천포는 천혜의 관광지다. 남해도와 연결되는 삼천포대교는 경남에서도 손에 꼽히는 야경으로 유명하며 갯바위는 마치 제주도의 주상절리와 울릉도의 코끼리바위처럼 형상이 특이해 매일 관광유람선이 오가고 있다. 최근에는 초양도와 삼천포를 잇는 케이블카가 들어서서 관광객을 모으고 있으며 삼천포는 마을 연안 전체가 낚시터라고 할 정도로 곳곳에 낚시터가 있다.

많은 자랑거리가 있지만 그중 으뜸을 꼽으라면 누가 뭐래도 남일대해수욕장이다. 남일대해수욕장은 신라의 문신이자 학자인 고운 최치원이 해변의 아름답고 운치 있는 모습에 감탄하여 ‘남일대(南逸臺)’라는 이름을 하사했다고 한다. 남일대는 ‘남쪽의 편안한 전망대’를 뜻한다.

▲호쾌한 원투낚시 캐스팅을 보여주는 정용민 씨.

인생집어등, 인생기포기 대표다.

▲삼천포의 유명한 코끼리바위(공암) 주변을 돌고 있는 유람선.

뒤에 보이는 건물은 삼천포화력발전소.

쓰레기 분리수거통부터 준비하는 모습 인상적

지난 7월 2일 오후 2시, 편광선글라스 머시따(muccitta)스탭들과 회원들과 함께 삼천포 향촌마을로 캠핑낚시를 떠났다. 회원들은 삼천포, 고성, 사천에 거주하는 낚시인들로 머시따 스탭으로 인연을 맺고 매월 혹은 매주 삼천포 일대에서 캠핑낚시를 즐기고 있다고 한다. 매 계절마다 캠핑낚시의 분위기가 다르고 조과도 다르기 때문에 수시로 모임을 가진다고.

처음에는 장소를 삼천포 초양도나 늑도방파제로 잡았다가 향촌마을로 바꾸었다. 조과는 초양도나 늑도가 낫지만 너무 더웠기에(촬영 전날 회원들이 사전 답사를 했다) 조과를 포기하고 편안함을 택한 것이다. 향촌방파제는 경상남도 항만관리시설과에서 계속되는 쓰레기 문제로 테트라포드 출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주변 갯바위와 내항에서 낚시를 할 수 있고, 오후 3시가 지나면 방파제 뒷산으로 해가 넘어가며 방파제로 그늘이 지는 덕분에 편안하게 오후를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그리고 바로 맞은편에 남일대해수욕장이 있어서 해수욕이나 물놀이를 원한다면 언제든지 갈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머시따 회원들은 방파제 맨 끝에 갯바위와 연결된 자리에 큰 사이즈의 캐노피를 설치했다. 캐노피가 너무 커서 갯바위로통하는 통로를 완전히 막아버리는 게 아닌가 했지만 방파제 옆 갯바위를 통해 얼마든지 진입할 수 있었다.

캠핑낚시에 아주 능숙한 낚시인들답게 캐노피를 설치 후 가장 먼저 준비한 것이 분리수거통. 타는 쓰레기는 쓰레기봉투에 담고 병, 캔류는 박스에 따로 분리해 별로도 폐기한다.

남은 음식물이 소량이면 바다에 버리지만 되도록 음식물이 남게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며 조리한 음식이 많이 남을 땐집에 가져가서 버린다고 했다. 머시따 회원들처럼 미리 쓰레기통을 준비해 분리수거를 하고 남은 쓰레기를 어떻게 치울지 미리 생각한다면 낚시터 쓰레기 문제로 몸살을 앓을 일은 없을 듯했다.

▲“해초와 제이제이가 올라왔습니다!” 팀머시따 박정훈 회원이 원투낚시로 돌팍망둑과 해초를 올렸다.

▲방파제 맨 끝 그늘이 들어오는 자리에 대형 캐노피를 설치했다.

▲제트스키 물놀이를 즐기는 피서객들.

▲내항에서 원투낚시로 보리멸을 낚은 팀머시따 황덕규 회원.

▲아빠(박정훈)와 함께 바다로 나온 채원(용산초 3학년)이와 지우(삼천포어린이집 7세)가 갯바위에서 낚은 물고기로 장난을 치고 있다.

▲“이게 볼락이래요!” 내항에서 민장대로 볼락을 낚은 이연승(노산초 5학년), 이언희(노산초 2학년) 남매.

작은 물고기에 신이 난 아이들

캐노피를 설치한 후엔 바로 옆 갯바위에서 원투낚시와 루어낚시를 시작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찜통더위가 우리를 급습했다. 장마가 끝난 직후 전국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렸는데 하필 이날은 바람 한 점 불지 않아 가만히 서있어도 온몸에 땀이 줄줄 흐르는 고통을 맛봐야 했다. 실제로 7~8월에 캠핑낚시를 하려면 장소를 잘 잡아야 한다. 그늘이 없거나 바람이 불지 않는 곳이라면 낚시는 커녕 캠핑을 하기도 벅찰정도로 더우므로 이 점을 잘 감안해 장소를 정해야 한다. 다행히 향촌마을에는 바로 앞에 남일대해수욕장이 있어서 금방 차를 타고 가 더위를 식힐 수 있었다.

찜통 같은 무더위다보니 낚이는 고기라곤 돌팍망둑(일명 좆쟁이)과 작은 보리멸, 복어 등이 전부였다. 하지만 아빠(머시따 박정훈 회원)와 함께 갯바위로 나온 채원이와 지우는 작은 고기를 보자 즐거워하며 서로 낚시를 배우겠다고 낚싯대를 들고 나섰다. 결과는 작은 쥐노래미와 복어가 끝이었지만 채원이와 지우는 해가 지기 전까지 낚은 물고기를 자랑하며 캠핑장 주변을 뛰어다녔다.

해가 지기 전에 회원들이 준비한 돼지불고기로 늦은 점심을 먹은 후 시원한 그늘에서 땀을 식혔다. 해가 진 뒤에는 내항에서 볼락 루어낚시와 원투낚시를 했는데, 작은 보리멸과 볼락이 낚였다. 회원들은 “지금은 조과가 보잘 것 없지만 8월이 되면 낚을 것이 훨씬 많아집니다. 문어, 갑오징어가 나오고 가을에는 볼락과 무늬오징어도 잘 낚입니다. 찌낚시에 감성돔과 숭어도 잘 물어요”라고 말했다.

▲팀머시따 회원들이 각자 준비해온 안주로 상을 차리고 건배를 하고 있다.

회원들끼리 친분이 두터워 매주 혹은 매월 바다에서 만나 캠핑과 낚시를 즐긴다고 한다.

▲방파제 한켠에 근사하게 세운 캐노피.

주변인의 통행에 불편을 끼치지 않게 통로를 확보하고 설치했다.

▲캔, 병, 일반쓰레기를 분리해 주변 정리를 깔끔하게 했다.

▲문어숙회(좌)와 무늬오징어 튀김.

▲갯바위에서 낚시를 즐기는 팀머시따 회원들.

▲저녁에 먹은 돼지불고기.

▲무더위에 비지땀을 흘리며 음식을 만든 이경식(좌) 씨와 문영일(머시따 편광선글라스 대표) 씨.

깊은 밤은 남자들의 세계

볼락을 낚다가 조과가 시들해지자 회원들은 다음 코스로 안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많은 양의 고기를 준비했지만 야간에도 식지 않는 더위에 고기 파티는 취소. 대신 문어, 무늬오징어,편육 등으로 상을 마련했다. 문어는 작년에 삼천포에서 낚은 것을 냉동한 것이고, 무늬오징어는 최근 출조 때 낚은 것을공수했다. 편육은 고성에 사는 회원이 준비해온 것이다.

저녁이 되자 네 가족이 모인 캐노피 안은 사람으로 가득했다. 어디서 준비했는지 선풍기가 등장해 한줄기 바람을 선사했고, 블루투스 스피커에선 음악이 흘러나오며 제법 운치있는 밤 분위기를 연출했다.

밤이 되자 아빠, 엄마를 따라 나온 어린이들은 엄마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고 자정 무렵에는 오롯이 남자들의 세계가 펼쳐졌다. 술과 입담, 다음 출조지는 어디로 할 것인지로 이야기꽃을 피우며 그렇게 밤은 깊어 갔다.

회원들은 각자 텐트와 차에서 1박을 한 후 아침에 주변 정리를 깔끔하게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더위에 사람도 많은데 바캉스가 더 피곤하지 않냐”고 이경식 회원에게 물으니 “땡볕에 등산 다니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게 뭐가 힘들겠습니까. 물고기와 사람들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라고 말했다.

향촌마을 방파제에서 캠핑낚시를 한다면 특별히 주의할 것은 없다. 단, 방파제 테트라포드는 항시 CCTV로 감시하며 출입을 금지하고 있으니 낚시는 갯바위와 내항에서만 한다.

8월이 되면 항 주변과 갯바위로 무늬오징어까지 들어올 정도로 조황도 좋은 곳이며, 주차장과 화장실이 있어서 큰 불편함이 없다. 텐트는 갯바위에 설치해도 좋고 주차장의 널찍한 공간에 해도 된다. 남일대해수욕장에는 유료 샤워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각종 수상레저도 즐길 수 있다. 먹거리로는 조개구이가 유명하며 가격도 큰 것이 6만원으로 타 지역에 비해 저렴하다.

내비 주소 사천시 향촌동 678-1

취재협조 편광선글라스 팀머시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