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터]

완도 청학지

큰비 뒤 오름수위 특수 1순위터

김현 아피스 인스트럭터

▲지난 5월 20일 청학지 첫 출조에서 밤에 중류 콧부리에서 밤낚시를 한 정진수 씨가 직접 낚은 38cm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5월 20일 첫 출조 때 청학지의 수위.

배수 초기이며 마을 앞 골자리의 수심은 70cm 정도를 유지했다.

지난겨울부터 이어진 가뭄이 장기화되어 전남 일대는 저수지, 수로, 둠벙 등이 모두 극심한 갈수 상태를 맞고 있다. 상류는 이미 바닥을 완전히 드러내고 육초대가 자라는 등 저수률이 50%에도 못 미치는 곳들이 많다.

이런 시기에 낚시인들은 더위와 모기를 피해 제일 먼저 찾는 곳이 산 속 깊은 곳에 있는 계곡지다. 계곡지는 수심이 깊어 만수에는 연안에서 낚시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좋지 않고 수온의 차도 커서 대를 드릴울 수 있는 시간이 짧다. 그런 계곡지에서 낚시하기 적절한 시기가 바로 농사철 배수기와 갈수기다.

지난 5월에 배수를 시작한 후 극심한 갈수 상태까지 지켜보면서 어디로 갈지 고민을 하다가 완도 고금면의 고금도에 있는 청학지(청용저수지)를 찾았다. 청학지는 올해 세 번째 출조하는 곳으로 지난 5월부터 배수와 갈수의 변화를 모두 지켜본 곳이기에 유망터로 소개하고자 한다.

▲첫 출조 때 청학지 중류에서 낚시한 유상수 씨가 밤에 낚은 37cm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5월 20일 첫 출조 때 배수가 진행되는 상황이라 일부 회원들은 제방에 자리를 잡았다.

▲6월 16일 두 번째 출조 때 촬영한 청학지.

마을 앞 골자리가 바닥을 완전히 드러냈다.

▲6월 16일의 청학지 상류.

상류권 전체가 바닥을 드러냈다.

배수 초기인 5월 20일 32~38cm 8수

청학지는 고금도 연륙교인 고금대교가 2007년 6월 개통되면서 낚시인들의 발길이 늘어난 곳이다. 저수지 진입로 좌우로 고금도 특산물인 유자가 가로수처럼 늘어서 있고 그 아래 약 3만평의 수심 깊은 계곡지가 자리 잡고 있다. 제방에서 상류를 바라봤을 때 상류 좌우에 그리고 좌측 중류에 골자리가 형성돼 있다.

잔 씨알보다는 월척급 이상 대물 붕어가 주로 낚이고 챔질 시 바로 옆으로 끄는 힘이 인상적이다. 외래어종이 없고 붕어를 비롯해 잉어, 향어, 장어 등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고 새우가 채집이 된다. 하절기엔 상류를 중심으로 마름이 수면을 빼곡히 덮고, 수중에는 말풀이 무성하게 자란다. 만수 시 상류가 1.5~2m 수심을 유지하고 녹조 현상이 잦다.

이런 여건의 청학지 첫 출조는 배수 초기인 5월 20일 호남골붕어 회원들과 다녀왔다. 상류는 1m 내외, 제방은 3~4m 수심을 유지했고 배수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출조한 인원의 일부는 중류 콧부리, 일부는 제방, 필자는 무넘기 옆 산자락에 자리를 잡고 옥수수, 글루텐, 새우미끼를 사용하여 초저녁에서 밤, 아침시간에 걸쳐 32~38cm 8수 외80cm 대형 잉어를 낚았다. 다양한 미끼에 입질을 했고 제방보다는 중류 콧부리가 조황이 돋보였다. 잡어 입질은 간헐적이었고 극성스럽지 않았다.

▲6월 24일 마지막 출조.

필자가 옅은 안개가 낀 이른 아침에 낚은 36cm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수심 약 80cm의 중류 콧부리에서 4칸 이상 긴 대 위주로 대를 폈다.

▲6월 24일 마지막 출조 때 촬영한 청학지 제방.

제방 초입 모퉁이까지 바닥이 완전히 드러났다.

▲6월 24일 마지막 출조 때 중상류 모습.

거의 전역이 바닥을 드러냈다.

▲마지막 출조 때 낚시한 포인트.

낮은 저수율로 제방 가까운 하류에서만 낚시가 가능했다.

6월 16일 두 번째 출조에서 41cm!

두 번째 출조는 갈수 상태로 접어드는 6월 16일에 홀로 나섰다. 바람이 강하고 비가 올 듯 잔뜩 흐린 날씨. 상류는 바닥을 완전히 드러냈고 중류부터 낚시가 가능할 정도로 수위가 낮았다. 엷은 녹조의 물색으로 80cm 정도 수심을 유지하는 중류 골자리에 자리를 잡고 주로 4칸 대이상 긴 대로 편성했다. 미끼는 채집된 새우를 사용했다.

밤 9시경에 강한 바람과 함께 한차례 소나기가 지나간 이후 곧바로 입질을 받아 41cm 대물 붕어를 낚았다. 그 후 긴장과 흥분 속에 집중했으나 동자개 입질만 이어지더니 자정을 넘기고 20cm 내외의 붕어만 간헐적으로 입질했다. 이날은 배수가 잠시 멈춘 상황으로 기대감이 높았으나 그 이상의 조과를 얻지 못하고 따가운 햇살 아래 철수했다.

세 번째 출조는 극심한 갈수상태를 보인 6월 24일에 평소 가깝게 지내는 지인들과 함께 찾았다. 상류부터 중류까지 완전히 바닥을 드러냈고 하류에서만 낚시가 가능 할 정도로 낮은 저수율을 보였다.

필자는 하류에 드러난 돌섬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고 동행한 지인들은 제방에 대를 편성했다. 필자가 자리한 곳은 돌섬과 돌섬 사이 물골자리로 수심은 약 2m, 그 외 포인트는 80cm~1m 수심을 유지했다.

새우를 미끼로 꿰어 찌를 세우고 초저녁 시간과 늦은 밤 시간에 월척 붕어 36cm, 37cm를 낚았다. 하지만 곧 새우를 비롯한 동자개, 피라미 등이 밤새 극성을 부렸다. 흐린 날씨의 아침에 입질을 기대했으나 아무런 입질을 받지 못했다.

▲필자가 6월 24일에 낚은 36cm 월척 붕어.

체고가 높고 힘이 좋아서 강한 채비를 사용했다.

▲광주 낚시인 박안종 씨가 마지막 출조인 6월 24일에 해가 지기 직전 제방에서 37cm 월척 붕어를 낚았다.

6월 24일 저수위 상황에서 36, 37cm 월척 붕어

배수기에서 갈수기까지 세 차례 출조해 수심 차를 두고 낚시를 해본 결과 배수 초기에 붕어 조황이 가장 좋았고 저수율이 떨어질수록 조과가 떨어졌다. 갈수 때는 소위 ‘물 반 고기 반’이라 표현하지만 실제 붕어보다는 잡어의 입질이 활발했다. 수위가 낮아질수록 잡어의 입질이 심해서 미끼 운용의 변화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특히 마지막 출조 땐 배수가 멈춘 상황으로 내심 대박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이곳 청학지만의 결과인지 다른 계곡지도 동일한 환경에서 비슷할지는 추후 출조를 통해 알아볼 계획이다. 곧 가뭄의 끝을 알리는 장마와 태풍의 소식이 들려온다. 이제는 폭발적인 오름수위 특수를 위한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일 시기다. 필자의 경우 1순위 출조지가 계곡지다. 청학지도 메마른 땅에 단비가 내리면 위축됐던 붕어들이 활발한 움직임과 왕성한 먹이 활동으로 호황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내비 주소 고금면 청용리 39-1(제방 초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