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충주호 목벌리

장어터에서 붕어터로 환골탈태

이영규 기자

충주호 목벌낚시터가 알짜 붕어터로 뜨고 있다. 충주호 최하류 목벌동에 있는 목벌낚시터는 그간 장어낚시터로 유명했으나 작년부터 신형 좌대를 신설하고, 붕어터에 맞게 좌대를 배치하는 등의 노력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그간 목벌낚시터가 붕어낚시보다 장어낚시터로 알려진 것은 최하류라는 지리적 여건 때문이었다. 수심 깊은 계곡형이고 돌이 많은 지형이다보니 붕어낚시보다는 장어, 쏘가리낚시에 적합하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실제로 그간 목벌낚시터를 찾는 낚시인의 대다수는 장어낚시인 또는 가족 단위 낚시인들이었다.

그러나 작년에 낚시터를 인수한 서용훈 씨의 노력으로 만 1년 만에 낚시터의 성격이 확 바뀌었다. 서용훈 씨는 골 중류의 급심지대에 집중 배치했던 좌대들을 붕어낚시에 알맞은 완경사 지대로 옮겼고 수위에 따라 붕어가 올라붙을만한 곳에 수시로 좌대를 이동 배치하면서 꾸준한 조황을 일궈내고 있다. 아울러 붕어낚시터로 환골탈태하기 위해 장어릴낚시인들은 받지 않고 오로지 붕어 대낚시인만 받고 있는 상황이다.

▲장어낚시터에서 붕어낚시터로 변신한 충주호 목벌낚시터 전경.

우측에 있는 인공 수초섬과 좀더 상류에 있는 인공산란장이 붕어들의 안식처가 되주고 있다.

인공산란장, 수중섬이 붕어 은신처 역할

서용훈 씨의 노력은 가뭄이 특히 심했던 지난 6월경 빛을 발했다. 충주 호 중상류권 좌대낚시터들이 낮아진 수위로 고전하고 있을 때 평균 수 심이 깊게 유지되는 목벌낚시터에서는 꾸준한 월척 조황이 이어진 것이다(충주호가 저수위로 고전했던 4~5월에도 수심 깊은 목벌낚시터에서 는 꾸준한 조황이 이어졌다).

취재일 목벌낚시터를 함께 찾은 서울의 윤창석 씨는 “최하류는 수심이 너무 깊어 불리하다는 건 단순한 생각이다. 수심이 깊으면 얕은 곳으로 좌대를 배치하면 된다. 그 결과 갈수가 심했던 6월에도 목벌낚시터에는 많은 양의 월척과 4짜붕어가 낚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취재일 목벌낚시터의 최상류에 놓인 좌대의 수심은 평균 2~3m 수준이었다. 반면 여타 중상류권 낚시터 좌대들은 수심이 나오 지 않아 고전했고 좌대를 계속 깊은 곳으로 이동하느라 제대로 된 낚시가 어려웠다.

목벌낚시터가 올해 좋은 붕어 조황을 보이는 이유 중 또 다른 이유로 약 5년 전 설치한 인공산란장이 꼽히고 있다. 인공산란장은 붕어들이 산란도 하지만 은폐물이 많지 않은 목벌낚시터 붕어들의 은신처가 되고 있다는 게 단골들의 얘기다. 인공산란장에서 하류 방향 300m 지점에는 인공수초섬이 하나 있다. 이곳은 수심이 너무 깊어 산란터는 못되지만 물속에 거대한 그늘을 형성해 붕어들이 안정적으로 머무는 효과를 내고 있다.

▲지난 7월 초 상류권 좌대에서 낚인 4짜 붕어를 보여주는 낚시인들.

▲지난 6월 17일 본류권 좌대에서 올라온 조과.

4짜와 월척 등이 고루 낚였다.

▲충주호 목벌낚시터 관리인 서용훈 씨.

갈수 상태였던 4~6월 조황은 군계일학

그런 효과 때문일까? 지난 6월 한 달간 목벌낚시터의 붕어 조황은 말 그대로 군계일학이었다. 배터에서 가까운 최상류 연안에 배치한 좌대 에서는 매일 마릿수 월척이 올라왔고 적잖은 4짜도 출몰했다.

6월 17일에 출조한 서울의 김정훈 씨는 골 중류권에 배치한 좌대에서 최대 41cm 포함 35, 36cm 월척 2마리 외에 중치급 포함 총 12마리를 올리기도 했다. 당시 김정훈 씨는 뒤늦게 좌대를 예약한 까닭에 상류에 서 먼 좌대를 탔다. 이 자리는 깊은 골에 있던 붕어들이 상류로 올라붙는 길목이라 ‘모 아니면 도’ 식의 포인트였는데 의외의 대박 조황을 만 날 수 있었다. 김정훈 씨는 붕어 외에 새우 미끼로 굵은 뱀장어까지 올리는 행운을 맛봤다.

한편 7월 들어 장맛비 영향으로 수위가 급격히 오르면서 오히려 붕어 조황이 다소 부진해졌다는 게 서용훈 씨의 설명이다. 아무래도 완경사 보다는 급경사지대가 많은 목벌낚시터의 특징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수위가 안정되거나 다시 급격히 갈수위로 낮아진다면 상황이 또 어떻게 바뀔지는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분명한 사실은, 수위가 낮아져 마땅히 갈 곳이 없을 때 목벌낚시터는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다가올 피서 시즌을 전후해 목벌낚시터가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내비에 목벌낚시터를 입력하면 쉽게 안내받을 수 있다.

▲목벌리 인공수초섬 설치 취지를 설명하는 안내문.

▲취재에 동행한 군계일학 성제현 대표가 채비를 던져넣고 있다.

▲수중턱 부근에 자리한 수상좌대.

▲취재 당시 갈수위의 목벌낚시터. 7월 중순 현재는 수위가 크게 올랐다.

▲새우 미끼로 올라온 메기를 보여주는 조성제 씨.

▲서울에서 온 윤창석 씨가 밤낚시 조과를 보여주고 있다.

문의 010-6663-7382(충주호 목벌낚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