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캉스 특집_피서 캠핑낚시터를 찾아라]

함안 이령지

경치는 만점, 오름수위만 기다린다

정국원 객원기자, 로즈피싱 밴드 운영자, 피닉스 영업이사

장마철이라 새물찬스를 기대하고 있었건만 비 소식이 또 뒤로 밀리던 지난 7월 2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도 출조에 올랐다. 오늘은 로즈피싱클럽 내 달빛붕어조우회의 정기출조일. 애초 장소는 함안군에 있는 삼발지였으나 금요일 저녁 선발대가 먼저 가본 결과 이미 다른 조우회가 자리를 잡은 상태였다.

고민 끝에 선발대로 도착한 이용태 회원에게 함안군 칠북면 이령리에 있는 이령지(미령저수지)로 급히 가보라고 하였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시원한 나무 그늘 밑에서 쉴 수 있는 낚시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령지는 수면적 6천평 규모의 아담한 계곡지로 특히 장마 때 수량이 풍부해지면 최상류 물골에서 시원한 계곡물이 내려온다. 낮에는 이곳에서 등목을 하며 더위를 식힐 수 있어 더욱 좋은 곳이다. 매년 여름 피서낚시터 문의가 오면 이령지를 1순위로 알려주고있다.

그러나 한 시간 후 걸려온 전화 내용에 따르면 현지 여건은 썩 좋지 않아 보였다, 수량이 20% 밖에 안되는 갈수 상태라는 것. 그러나 다행히 10명 정도가 앉을 자리는 나온다고 하여 정출 장소로 확정했다.

원래 이곳은 평소 만수 때는 새우 갓낚시에 준척과 월척급이 잘 낚이며 옥수수 미끼에도 씨알 좋은 붕어가 낚이는 곳이다. 또한 희나리와 떡붕어도 서식하는 곳이라 중층낚시인들이 자주 출조해 손맛을 톡톡히 보는 곳이다.

▲제방에서 바라본 함안 이령지.

수량이 20%가량만 남은 상태로 오름수위 때 상류를 중심으로 호황이 예상된다.

피서터 문의 오면 1순위로 추천하던 곳

토요일 오후에 근무를 마치고 오후 2시쯤 저수지에 도착하니 회원들 모두 도착하여 낮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마침 필자가 도착하기 몇 시간 전 이용태 회원이 4짜급 한 수를 걸었다가 떠내려 온 그물에 채비가 걸려 결국 놓쳤다고 한다. 놓친 고기가 크다고 했던가… 이용태 회원은 5짜는 안 넘고 5짜 턱걸이쯤 되어 보인다고 말했다.

오후 5시에 일찍 본부석에 모여 저녁식사를 하면서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아쉬움을 술 한 잔을 나누며 풀었다. 식사 도중 필자는 회원들에게 이곳 저수지에 대해 알려주었다. 10여 년 전 이곳에서 천지어인 회원들이 4짜급 여러 수와 월척급 붕어를 많은 낚은 곳이라는 얘기에 모두 기대에 찬 눈빛이었다.

오후 7시경 저녁식사를 모두 마치고 각자 낚시 자리로 향하였다. 어둠이 서서히 내릴 쯤 저수지 전역이 케미 불빛으로 수가 놓여졌다. 그리고 30분 정도 지나자 곳곳에서 챔질 소리가 연신 들려왔다. 그런데 모두 아쉬운 한숨만 내쉰다. 대부분 15~18cm급이었기 때문이다.

밤이 깊어질 쯤 필자에게도 연신 입질이 들어와 힘껏 챔질을 하였다.

물 밖으로 끄집어 내어보니 22cm급 정도 되는 중치급 붕어였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밤 11시가 되어 야식을 먹었다. 모두 잔챙이만 낚인다고 투덜댔다. 갈수기라도 수위가 안정되면 대물급이 잘 낚이지만 연이은 폭염에 물이 뜨겁게 달아 오른 상태라 큰 놈들의 움직임이 없는 듯했다. 거기에 복병인 달마저 훤하게 비추고 있으니….

▲제방에 자리를 잡은 낚시인.

갈수기 때는 노려볼만한 포인트다.

▲가물어서 드러난 상류권.

오름수위 때 명당이다.

▲취재일 올라온 붕어들.

모두 방류했다.

▲취재에 동행한 달빛붕어조우회 회원들의 기념촬영.

최상류 새물유입구가 최고의 캠낚터

자정 무렵 야식 시간을 끝내고 회원들 모두 새벽낚시에 큰 기대를 걸고 각자 낚시 자리로 돌아가 낚시를 시작했다. 입질은 계속됐으나 역시나 씨알은 고만고만해 실망스러웠다. 그러던 중 새벽 2시쯤에는 생각지도 못한 악재가 시작됐다. 또 배수가 시작 된 것이다. 엎친 데 겹친 격인 악재 속에서 회원들 모두 열심히 밤을 새며 낚시를 마쳤다.

오전 8시까지 열심히 낚시해보았으나 햇살이 뜨거워져 더 이상은 낚시가 불가능해 낚시를 마치기로 했다. 낚싯대를 모두 접고 각자 낚은 붕어를 들고 본부석에 모여 계측을 하였다.

기록은 초라했다. 그 많은 붕어 중에서도 22cm급 이상이 나오지 않은것이다. 이날은 18cm 이상급부터 계측하기로 했는데 그 결과 22cm급 두 수를 낚은 필자가 운 좋게 1등을 차지해 상품권을 획득했다. 필자의 낚시 인생 중 가장 인상적인 날이었다. 시상식을 마친 회원들은 저수지 전역을 돌며 쓰레기 수거한 뒤 정출 행사를 마쳤다.

조금은 아쉬움이 남은 하룻밤 낚시였지만 앞으로 오름수위가 돼 수위를 회복하면 예전의 명성을 되찾는 것은 시간 문제다. 특히 수위가 오를 때 최상류와 좌우 중류권을 공략하면 분명히 월척급 이상으로 대박을 맞을 것이다. 특히 새물이 내려오는 최상류 물골자리는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기에도 좋아 가족 캠핑낚시터로도 그만이다.

내비 주소 칠북면 이령리 86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