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캉스 특집_피서 캠핑낚시터를 찾아라]

홍천 도미지

무공해 청정터에서 천렵낚시

김철규 객원기자, 호봉레저, 탑레저, 태흥 필드스탭

▲드론으로 촬영한 홍천 도미지.

오염원이 없는 청정 계곡지다.

▲도미지 상류에서 흘러드는 계곡물.

더위를 식히기에 그만이다.

▲박창규 씨가 즉석에서 만든 튀김.

두릅, 산초 잎은 물론 민물새우와 잡고기들을 두루 넣고 튀겨 맛이 좋았다.

요즘처럼 푹푹 찌는 여름 날씨에는 시원한 낚시터를 찾기 마련이다. 상류에서 맑은 물이 흘러내리고, 햇빛을 피할 그늘이 있으며, 그런대로 손맛 볼만한 붕어가 나와 주는 곳이라면 최고의 출조지가 될 것이다.

그런 곳을 수소문하다가 춘천에 사는 친구 박희설로부터 한 소류지를 소개 받았다. 강원도 홍천군 서면 두미리의 산속 계곡을 막아 생겨난 두미지라는 신생 저수지로 팔봉산유원지와 고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을 만큼 접근성이 좋았다.

두미지는 지난 2009년 12월에 준공했으며 수면적은 9천평 정도로 아담한 청정 계곡지다. 제방 길이는 177m, 높이는 23.3m에 23만톤의 농업용수를 저장할 수 있는 규모다. 인근 두릉산 깊은 계곡에서 물이 흘러들기 때문에 가뭄이 심하던 6월 초에도 상류권으로 물길이 끊이지 않았다. 상류에 민가는 물론 어떤 건축물도 없을 정도로 숲이 우거져있었고 오염원도 전혀 없어 인상적이었다.

▲도미지의 밤낚시.

강원도답게 밤이 되자 서늘한 기온이 유지됐다.

▲나무그늘 밑에 만든 본부석.

▲채집망으로 잡은 민물새우.

준공 13년차의 계곡 토종터

지난 6월 22일, 긴 가뭄 끝에 홍천 지역에100mm 이상의 많은 비가 내렸다. 그 덕에 저수지마다 오름수위가 진행되었고 마침 비도 그친 뒤라 6월 24일에 출조길에 올랐다. 동행인은 박희설과 박창규(자유낚시인) 씨. 박창규 씨는 이미 2주 전에 이곳을 다녀왔다고 했다.

오후 2시경 저수지 제방에 도착해 보니 어디선가 본 듯한 낯설지 않은 저수지였다. 당시에는 잘 몰랐으나 나중에 귀가해 조행수첩을 살펴보니 10년 전인 2012년 12월에 얼음낚시를 했던 기록이 남아 있었다. 그 당시 수심이 엄청 깊다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경사가 급한 계곡지인 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당시 만난 현지인이 “이 저수지는 생긴 지 얼마 안 돼 붕어가 없다”고 말한 기억이 났다.

사실 그때는 준공한 지 3년밖에 안된 곳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고, 낚시인이 오는 걸 싫어하는 현지민의 거짓말 정도로 판단하고 낚시했는데 2시간 낚시에 버들치만 20여 수 낚은 기억이 났다.

그 당시를 기억하며 상류로 올라가 보니 건너편에 먼저 온 일행들이 보였다. 산속으로 난험한 길로 접어들자 맑은 물이 다리 밑으로 흐르는 계곡이 나왔다. 조금 더 들어가니 또다른 계곡이 길을 막고 있었다. 다행히 수량이 적어 조심조심 건너 50m쯤 이동해 일행과 합류했다. 큰 나무들이 병풍처럼 자리하고 있어 종일 해가 들지 않는 곳이었다.

반겨주는 일행과 인사를 나누고 포인트를 정하기 위해 물가로 내려갔다. 급경사로 이어지기에 조심해서 내려가는데 지금은 그나마 낚시자리가 나오지만 만수가 되면 상류권 몇 곳을 빼곤 앉을 자리가 없어 보였다.

▲상류 새물유입구에 자리를 잡은 박창규(자유낚시인) 씨.

▲저수지 주변에서 채취한 나물과 민물새우 등을 넣고 만든 튀김 반죽.

▲잡고기와 민물새우 등을 넣고 끓인 매운탕.

상류 다리 밑으로 흐르는 맑은 물

상류에 자리를 잡자 일행들이 짐을 날라준 덕분에 바로 좌대를 편성할 수 있었다. 오름수위에 대비해 좌대를 높이 설치하고 텐트를 올려 잠자리까지 확보하였다. 이어서 대편성을 시작하였는데 2.8칸 대는 채비가 골자리 위에 올라탔는지 1.5m의 수심이었고 3.0칸대 이상은 골자리에 떨어진 듯 3m권의 수심을 보였다.

옥수수를 미끼로 달아 첫 캐스팅을 하자 찌가 서기도 전에 뭔가가 달려들며 찌를 가만 두지않았다. 오르내리는 입질에 챔질하면 빈 바늘만 올라왔고 옥수수도 빈 껍질만 남아있거나 아예 깔끔히 따먹혀 빈 바늘만 남았다. 결국 미끼 다는 것을 포기하고 일단 대편성만 하기로 했다.

나보다 먼저 도착해 있던 박창규 씨도 낚시는 포기했는지 자리에서 벗어나 새우망 담그기에 바빴다. 조금 전 도착해 대편성을 마친 정석현 씨도 몇 번 채비를 던져 보더니 이내 낚시를 포기하였다. 친구 박희설도 잡어들의 성화에 낚시를 할 수 없다며 그늘을 찾아 휴식을 취했다.

저녁 무렵까지 쉬고 새우망을 살피니 낮 시간임에도 돌고기, 동사리, 갈겨니 등의 잡어와 함께 새우도 꽤나 많이 들어가 있었다. 뜰채로도 10여 마리씩 잡혔는데 대부분이 미끼로 쓰기에는 약간 작았고 미끼용으로 쓸만한 놈은 몇 마리 되지 않았다. 그것을 달아 찌를 세워보았으나 잡고기 성화는 여전했다. 아무튼 자생 새우가 많은 것으로 보아 아직 외래어종은 유입되지 않은 듯했다.

▲도미지에서 올라온 토종붕어.

▲박창규 씨가 도미지에서 올라온 붕어의 평균 씨알을 보여주고 있다.

계곡물에 목욕하고 잡고기 튀김까지

낮에는 푹 쉬고 계곡물에 목욕까지 하면서 놀다가 본격적으로 밤낚시에 돌입했다. 초저녁까지는 잡고기의 성화가 여전 했지만 밤이 깊어지자 뜸해졌고 그제야 제대로 찌를 세울 수 있었다.

밤 11시가 지날 때 쯤 옆자리의 정석현 씨가 붕어를 낚았다며 들고 오셨다. 그러나 아쉽게도 볼 품 없이 마른 7치짜리였다. 이어서 한마리를 더 낚았는데 이번에는 6치라며 사진을 찍다가 자동방생이 되었다고 한다. 필자도 그무렵 첫 입질을 받았지만 역시 7치 정도의 잔챙이였다. 멀리 앉아 있던 친구 박희설은 새우 미끼에 동자개만 몇 마리 낚았다고 알려왔다.

늦은 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새벽 4시에 다시 아침낚시를 이어가 보았다. 첫 미끼를 투척하고 두 번째 미끼를 던지려는데 찌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챔질하니 두 번째 올라온 붕어는 20cm의 6치급. 그마저 날이 밝으면서 다시 잡고기 성화가 시작돼 모두 낚시를 포기하고 말았다.

이날 박창규 씨는 밤새 넣어둔 새우망에 잡힌 새우와 잡고기들로 튀김 요리를 해 일행들에게 맛난 간식거리를 제공했다. 주변에서 채집한 두릅의 연한 잎과 산초잎 그리고 새우와 잡어들을 잘 반죽해 식용유에 튀겨내니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진미였다. 저녁에는 잡고기와 새우, 양파와 감자 대파 등을 넣고 끓인 매운탕에 국수를 넣어서 한소끔 더 끓이니 이 또한 어디서도 즐기기 어려운 천렵놀이였다.

비록 원하는 굵은 붕어는 만나지 못했지만 무더위가 이어지는 한여름에는 낚시보다는 쉴수 있는 그늘과 씻을 수 있는 계곡물이 있는곳이 특급 출조지이며 이곳이 바로 그런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미지는 쓰레기 하나 없는 청정 지역이므로 찾는 분들 모두 자기가 가지고 온 쓰레기는 자기가 치운다는 생각으로 출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비 주소 서면 두미리 산 7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