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6월 1일
전국지방선거에 등장한 낚시공약들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지난 6월 1일 치러진 전국지방선거에서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낚시공약들이 많이 나왔다.
낚시인 유권자가 정책 대상의 중심이 되어 당락에 영향을 미친 첫 전국지방선거라 할 만하다.
이번 전국지방선거(이하 지선)에서 낚시공약이 대거 등장한 배경엔 올해 초 치러진 대선의 영향이 크다.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은 최초로 ‘낚시여가 특별구역 추진’을 대통령 공약으로 내세웠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도 낚시인 편의와 권익을 보장하는 내용의 낚시공약을 발표했다. 사단법인 한국낚시협회는 23개 낚시단체를 대표하여 양 대선후보 캠프 측과 낚시정책협약을 맺었다. 한국낚시협회와 낚시금지대책회의 이번 지선에서도 낚시인을 대상으로 ‘6.1 지방선거 낚시인투표 캠페인’을 벌였으며 낚시정책을 원하는 후보에겐 정책제안서를 보내는 등 친낚시정책 유치활동을 이어나갔다.
이에 이번 지선에 발표된 낚시공약을 모아 보았다. 당선 여부와 상관없이 당선인, 후보, 예비후보들의 낚시공약만을 취합한 것으로 당선된 후보는 후보 명칭을 뺐다.
지역발전 위한 생활밀착형 공약으로 ‘낚시’ 부각
▲한국낚시협회가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에게 제안한 대구스포츠레저산업
정책 제안서 중 일부.
홍준표 대구광역시장
한국낚시협회 정책 제안,
금호강 르네상스사업에 낚시 포함시켜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대구 동구의 안심습지, 북구 하중도(금호꽃섬), 달성군 디아크 등 금호강의 주요 지점을 방문한 자리의 언론사 인터뷰에서 ‘금호강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공약을 밝힌 바 있다. ‘금호강 르네상스’는 홍 시장이 대구광역시장 후보 경선에 출마하면서 제시한 7대 비전 중 하나로 대구를 통과하는 금호강 43km 전체 구간에 대해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고수부지를 정비하고 수위 유지를 위한 보를 설치하는 등 개발을 통해 ‘금호강이슈 100리 물길’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말한다. 더불어 금호강에서 수상스키, 요트, 조정 등의 수상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강변에서 캠핑을 하면서 낚시와 수영으로 여가를 보내는 시민들을 위한 금호강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홍 시장의 낚시공약은 한국낚시협회의 낚시정책 제안을 통해 이뤄졌다.
김오영 한국낚시협회 회장은 홍준표 캠프 측에 금호강 낚시금지구역을 재검토하고 하중도를 관리형 낚시공원과 시민캠핑장으로 조성하는 내용의 ‘대구스포츠레저산업정책’을 제안한 바 있다.
▲대전광역시장 이장우 당선인의 낚시공약.
대전지역의 낚시금지구역 해제를 적극 검토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장우 대전광역시장
낚시금지대책회의 정책 제안,
‘낚시금지구역 해제 적극 검토’ 반영 공약 발표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이장우 대전광역시장은 윤석열 정부의 문화, 예술, 체육강국 만들기 정책 동참을 토대로 대전시민들에게 12개 공약을 제시했다. 공약엔 대전을 노잼도시에서 탈피시키고 대한민국 중심 생활체육타운으로 육성하는 정책이 포함됐다. 공약의 세부 내용에는 ‘낚시공원 및 행사추진’과 ‘낚시금지구역 해제 적극 검토’가 들어있으며 ‘낚시전문교육+실습+캠핑 공간 조성 추진’을 수행사업으로 정했다.
이장우 시장은 대전은 바다가 없지만 큰 면적의 강과 저수지를 가지고있으며 서울·경기와 전남경북을 동시에 연결하는 교통요충도시이기때문에 낚시공원을 추진하면 대전시민뿐 아니라 타지에서도 낚시인들이 유입될 수 있고 지역경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낚시금지대책회의 송병주 위원은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후보 양 측에 낚시정책을 제안했고 이 후보가 이를 공약에 반영했다.
이충우 여주시장
남한강변 친환경 낚시터 추진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하여 당선된 이충우 여주시장은 친낚시정책이 포함된 7대 핵심 공약을 발표했다. 7대 공약 중 ‘건강한 명품 힐링 관광도시 여주’에는 남한강변 친환경 낚시터 운영을 추진하고 강천면과 산북면에 산림휴양시설을 조성해 신륵사 주변을 재정비, 국민관광지 그 이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 시장은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여주를 체계적으로 역사, 문화, 관광이 어우러지는 명품 도농복합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그 내용에 친환경 낚시터 추진과 관광지 개발을 포함시킨 것이다. 여주시는 남한강이 시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박범서 가평군수 후보
자라섬 관광객 유치 위해 낚시대회 개최
무소속으로 출마한 박범서 가평군수 후보는 가평읍 중심상권을 살리기 위해 ‘자라섬 재즈 축제와 세계군인 축제, 다문화 가정의 축제, 낚시대회 개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가평은 자라섬 일대가 이미 유명한 관광지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중심상권이 침체된 상태다. 많은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자라섬을 방문하도록 만들기 위한 관광객 유치 정책의 하나로 낚시대회 개최 계획을 세운 것이다.
이차영 괴산군수 후보
낚시산업융복합센터 건립과 전국낚시대회축제 개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이차영 괴산군수 후보는 낚시산업융복합센터 건립과 전국낚시대회축제를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충북지역은 예전부터 지자체 주최의 낚시대회가 많이 치러진 곳이다. 이후보는 유세에서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행사가 거의 열리지 않았지만 방역지침이 완화되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낚시행사를 유치해 괴산으로 낚시인들이 발걸음을 옮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낚시산업 융복합센터를 건립해 낚시가 지역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만들겠다며 낚시인 유권자 표심을 공략했다.
최기봉 거창군수 예비후보
군내 강과 호수 개발해 ‘글램핑 및 낚시구역조성사업’ 추진
국민의힘 최기봉 거창군수 예비후보는 ‘힐링이 있는 체육·관광’을 6번째 주요 공략으로 내세웠다. 세부 내용에는 ‘하늘빛 호수공원 조성사업’, ‘테마형 수변 친수공간사업’, ‘글램핑 및 낚시구역조성사업’ 등이 있다. 거창군 내 강과 호수를 개발해 주변을 친수공간으로 개발하고 낚시구역을 조성해 군민과 주변지역민들에게 힐링을 할 수 있는 장소로 군을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거창군은 인근 합천호를 비롯해 수면적이 큰 대형 댐과 호수가 있고 일부사업은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이기도 해서 주목을 받았다.
▲여수시장 권오봉 예비후보는 여수에 전국 최초로 낚시 전용부두를
건립한다는 낚시공약을 내걸었다.
권오봉 여수시장 예비후보
전 여수시장, 전국 최초 낚시 전용부두 건립 공약
전 여수시장인 권오봉 더불어민주당 여수시장 예비후보는 ‘낚시 인구 천만시대에 발맞춰 전국 최초 낚시 전용부두를 건립하겠다’는 지역맞춤 공약을 발표했다. 여수는 사시사철 낚시가 가능한 곳으로 전국에서 150만명 이상이 해양관광을 위해 여수를 방문하고 있다. 권 예비후보는 “이제 낚시는 취미를 넘어 산업으로 양성되어 지역민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필요성이 있다”고 공약 취지를 밝혔다.
주요 사업은 낚시전용부두 건립이다. 여수항에는 낚시 전용부두가 없어서 낚싯배와 일반 어선이 주차, 소음 등을 문제로 마찰을 빚어왔다. 이에 전용부두 건립을 통해 낚싯배 산업을 양성화하고 낚시를 본격적인 레저산업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제안했다. 정책엔 낚시 전용부두 인근에 낚시공원을 조성하고 해양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부각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보강하여 무분별한 낚시로 인한 환경오염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유재목 충북도의원
경북 안동댐 활용 벤치마킹해 대청호 낚시관광객 유치
옥천군의회 의장을 지내고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유재목 의원은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대청댐 활용’에 대한 공약을 발표했다. 이 공약엔 상수도보호구역과 수변구역의 구분으로 제한이 많지만 대청호를 지역경제 활성화의 원천자원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충청북도의회에 불합리한 조례가 없는지 살펴서 개정하고, 중앙정부에 관광활성화 등을 제안해 이용 확대를 건의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익스트림스포츠와 낚시등 전국의 레저활동인구를 충북으로 유치하고 나아가 특정분야 외국 동호인들까지 유치할 수 있는 사업을 민간기업이나 단체들이 추진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례 등을 제정과 개정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재목 의원은 경북 안동을 예로 들며 “경북은 안동댐을 활용해 오래전부터 전국의 경제력 있는 동호인들을 혹한기를 제외하고는 1년 내내 활용해 주민들의 소득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안동뿐 아니라 이웃나라의 모범 사례들을 전문가들의 조언 등을 구해 벤치마킹해 대청댐을 활용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김원찬 제주특별자치도 한경·추자면 도의원 후보
추자도 낚시금지구역 및 기간지정 완화 등 공약
제주시 한경·추자면 선거구에 출마한 국민의힘 김원찬 후보는 직접 추자도를 찾아 상·하추자 지역주민들과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은 후 ‘제주도 본섬에 비해 비싼 유류비 문제 해결’, ‘낚시금지구역 및 기간지정 완화 등 지역 자율권 보장’, ‘어선 BTL사업’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특히 낚시업에 대해선 최근 추자도 내 낚시금지구역 확산이 이슈가 되었는데, 주민들은 낚시금지는 지자체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자율에 맡기고 낚시금지기간도 완화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 후보는 추자도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그 내용을 공약에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