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_조홍식의 로드 컴포넌트]

릴시트 3 최근 경향

감도냐 편안함이냐 조작성이냐

조홍식 루어낚시 100문 1000답 저자

▲스켈레톤(skeleton) 릴시트.

릴의 다리를 고정하는 부품만 있고 중간은 블랭크가 들어나게 만든 형태다.

▲‘블랭크 터치 타입(blank touch type)’ 릴시트는 손가락이나 손바닥이 닿는 위치에 구멍을 뚫어 릴시트 속을 통과하고 있는 블랭크에 직접 접촉하도록 만들어 감도를 높인 릴시트다.

▲‘블랭크 터치 타입(blank touch type)’ 릴시트는 손가락이나 손바닥이 닿는 위치에 구멍을 뚫어 릴시트 속을 통과하고 있는 블랭크에 직접 접촉하도록 만들어 감도를 높인 릴시트다.

루어낚시용 낚싯대의 릴시트는 릴을 고정하는 역할에서 그치지 않고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데, 최신 릴시트에서는 크게 두가지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중 하나는 기능성 우선 릴시트, 물고기의 입질을 아주 민감하게 느낄 수 있도록 고안된 형태의 릴시트이다. 또 하나는 쾌적함 우선 릴시트, 앵글러가 손으로 쥐기 편하고 장시간 낚시를 해도 불편함이 없도록 고안된 릴시트이다.

이러한 릴시트를 연구·개발하는 곳은 실제로 후지공업(富士工業) 밖에는 없고 전 세계 대부분의 낚싯대 메이커에서 생산하는 낚싯대 중 중간 가격대 이상의 제품에는 십중팔구 후지공업의 릴시트를 사용하고 있으니 그 우수성을 증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파밍 서포트 시스템(PSS, palming support system)’의 릴시트는, 구형 릴시트(TCS 모델)과 달리 트리거의 설계를 변형해 사용하기 편안함을 우선시하는 릴시트다.

▲다양한 기능과 형태의 베이트케스팅릴이 개발됨에 따라 이에 맞춰 등장한 ‘파밍 트리거 시스템(PTS, palming trigger system)’을 갖춘 릴시트.

▲트롤링에 사용되는 릴시트.

강력한 부하를 견딜 수 있도록 알루미늄합금 소재로 만들어지고 있다.

블랭크터치타입과 파밍서포트시스템

먼저, 기능성 우선 릴시트라고 한다면 토너먼트, 특히 배스 토너먼트가 활성화되면서 여기에 참가하는 프로선수들의 요구에 응해 감촉이라던가 진동 전달기능이 우선시 되는 블랭크 터치타입(blank touch type)’ 릴시트의 등장으로 대표된다. 아예 릴의 다리를 고정하는 부분만 남겨 놓아 블랭크를 드러내게 하던가(스켈레톤 방식), 파이프 타입의 릴시트의 외형을 설계하면서 손가락이나 손바닥이 닿는 위치에 구멍을 뚫어 릴시트 속을 통과하고 있는 로드 블랭크에 직접 접촉하도록 만든 모델이다.

이렇게 만들어서 릴시트 표면이 아닌 속 알맹이, 블랭크에 사람의 피부가 직접 닿아 미약한 입질을 더 쉽게 파악한다거나 수중에서 봉돌이 스쳐오는 바닥의 감촉을 조금이라도 더 최대한 감지할 수 있다는 원리이다.

또 한 가지는, 쾌적성 우선 릴시트인데 주로 지깅 낚싯대라든가 경량급 배낚시용 낚싯대와 같이 오랫동안 낚싯대를 쥐고 힘을 써야 하는 낚싯대에 부착해 편하게 쥘 수 있도록 만든 ‘파밍서포트 시스템(PSS, palming support system)’ 디자인의 릴시트다. 마찬가지로 파이프 타입 릴시트이지만, 인간공학적인 설계로 편하게 잡을 수 있게, 또한 힘을 줘도 미끄러지지 않고 오래 붙잡고 있을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대표적으로 전통적인 형태의 트리거(trigger)를 각도, 위치, 길이를 과감하게 변경, 사람이 낚싯대를 쥐었을 때의 손바닥 모양에 맞춰놓았다.

▲트롤링용 금속제 릴시트.

리어그립과 일체화되어 하네스나 파이팅체어에 세팅할 수 있게 만들어 지기도 한다.

▲ ‘링 후드(ring hood)’ 타입의 릴시트.

요즘은 찾아보기 힘들다.

베이트캐스팅릴용 릴시트 트리거의 변화

배스낚시에서 피네스피싱이 인기를 끌고 작고 가벼운 루어를사용해도 백래시같은 트러블이 잘 발생하지 않는, 사용하기 편리한 기능을 두루 갖춘 소형 베이트캐스팅릴이 생산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배스낚시에 주로 사용되던 베이트캐스팅릴은사용 폭이 점차 넓어져서 이제는 계류의 산천어낚시에까지 사용하는 게 유행으로 아주 가벼운 스풀이 장치된 계류낚시 전용소형 베이트캐스팅릴도 발매되고 있다.

이런 유행에 맞춰 릴시트의 형태도 한 단계 더 진화한 모습의 최신 모델이 등장했는데, ‘파밍 트리거 시스템(PTS,palming trigger system)’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릴시트이다. 이 릴시트는 폭은 넓히고 납작하게 만들었는데, 특히 트리거의 형태와 길이(크기)에 눈에 띄는 변화를 주었다.

베이트캐스팅릴용 릴시트에는 필연적으로 방아쇠 모양의 트리거가 튀어나와 있다. 이는 과거의 권총형 손잡이라고 부르던 ‘캐스팅 핸들(6월호 기사 참조)’에서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전통적인 특징인데, 이 트리거의 크기를 아주 작게 만들어 소형로프로필(low profile) 베이트캐스팅릴을 장치하고 손에 쥐었을 때 파지감이 좋아 낚싯대 조작성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도록 배려한 모델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양해지는 릴의 크기와 모양에 따라 더 편리한 릴시트를 맞출 수 있다는 의미다.

▲‘테네시 핸들(Tennessee handle)’.

릴을 단순히 테이프로 고정한 형태이지만, 프로선수가 선택하는 데는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규격 외의 릴시트와 테네시 핸들

스피닝, 베이트캐스팅을 막론하고 파이프 타입 릴시트가 대세인 요즘에도 다른 형태의 릴시트를 고집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트롤링용 금속(알루미늄합금 소재) 릴시트인데,합성수지로 만든 파이프 릴시트의 한계를 넘어가는 낚시용으로, 모든 낚시 중에서 가장 강한 부하가 걸리는 낚시용 릴시트라고 말할 수 있다.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릴시트 자체만이아니라 리어그립과 일체화되어 하네스나 파이팅체어에 세팅할 수 있는 형태도 있다. 이건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므로 논외로 하겠다.

그 밖의 릴시트라고 한다면, 일단, ‘링 후드(ring hood)’ 방식 릴시트가 있다. 요즘은 흔히 보기 어렵지만 아주 간단한 형태로 그저 릴의 다리를 금속이나 합성수지 링으로 끼워서 고정한다. 보통 울트라라이트 낚시용인데, 당연히 덜렁거리거나 빠지기 쉬운 단점이 있다.

또 하나 거론할만한 것은, 미국의 배스 토너먼트 참가 선수들이 선택하곤 하는 ‘테네시 핸들(Tennessee handle)’이다.

스피닝 태클에 국한되는 형태인데, 낚싯대에 릴시트가 아예 없고 릴을 낚싯대에 직접 테이프로 감아 고정한 형태를 말한다.

단순히 비닐 테이프로만 릴의 다리를 감아 고정할 수 있지만, 그 위로 테니스라켓 그립에 감는 테이프 형태의 ‘오버 그립’을 감아서 자신의 손 크기에 맞추고 손바닥에 짝 달라붙도록 만들어서 사용한다.

이번 기사 서두 내용 중에서 블랭크 터치 타입의 릴시트가 토너먼트에 참가하는 프로선수들에 의해 등장했다고 말했지만, 더러는 감도보다는 자신의 손에 맞춤하게 더 편하게 낚싯대를 쥐고 속전속결로 토너먼트에 임하기도 하는 게 아닐지? 동양인보다 확실히 손 크기가 큰 서양인들에게 있어서 기존의 릴시트 굵기가 맞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이걸 실용적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막 사용하는 것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지극히 미국적인 스타일이자 프로의 선택이란 느낌이 든다.

자료협조 후지공업(富士工業, FUJI COGYO CO.,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