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개막]

이천 용풍지 가물치루어 현장기

SNAKE HEAD ATTACK!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지난 5월 31일 용풍지로 가물치 취재에 나선 윤혁 씨가 호쾌한 캐스팅을 보여주고 있다.

▲라팔라 김태경 스탭이 가물치를 낚은 포인트.

낚시인들이 선 자리 바로 뒤에 무넘기가 있으며 제방에서 봤을 때 좌안 최하류다.

▲수면에서 큰 파장을 내며 끌려오는 프로그.

▲최근 들어 용풍지 연안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참개구리.

황소개구리가 많던 예전에는 거의 볼 수 없었지만 지금은 황소개구리가 더 보기 힘들다.

▲제방에서 촬영한 용풍지 연안.

우측에는 붕어낚시를 위한 좌대가 설치되어 있으며 가물치 포인트는 마름이 자라 있는 좌측 연안에 많다.

올해는 평년보다 기온이 더디게 상승해 연안낚시 조황이 늦게 확인되고 있다. 일조량이 길어 기온이 빨리 상승해야 모습을 드러내는 가물치낚시는 한 달 정도 시즌이 늦게 전개되었고 5월 말이 돼서야 입을 열기 시작했다.

지난 5월 31일, 경기도 평택에 거주하는 가물치낚시 전문가 윤혁 씨 그리고 라팔라에서 가물치낚시 필드테스터로 활동하고 있는 김태경 씨와 함께 이천 용풍지로 가물치낚시에 나섰다. 유료터로 운영되고 있는 용풍지는 수면적 10만평의 중형급 저수지로 이천 용풍지는 예전부터 가물치 자원이 풍부하기로 유명했다. 농번기에도 배수를 잘 하지 않아 가물치 마니아들이 자주 찾는다.

그런데 오전 9시에 현장에 도착하니 수위가 많이 내려간 것이 보였다. 관리인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최근에 가뭄이 계속되자 저수지 주변의 과수원에 물을 대느라 수위가 많이 내려갔다는 것이다. 물색이 꽤 맑았고 연안에는 마름이나 갈대가 자라지 않아서 과연 가물치를 낚을 수 있을까 걱정도 되는 상황이었다.

▲취재 당일 용풍지에서 75cm가 넘는 가물치를 낚은 김태경 씨.

▲지난 6월 7일 태안의 의항각지로 출조해 가물치를 낚은 윤혁 씨.

6월이 되자 경기도 남부권과 서해안 저수지에서 본격적으로 가물치 입질이 시작됨을 알려 왔다.

예년에 비해 시즌 한 달 늦게 시작돼

윤혁, 김태경 씨와 함께 향한 포인트는 용풍지 상류. 우선 수초 주변을 노렸다. 가물치는 수초 주변에 산란터를 만드는데 이곳엔 먹잇감도 풍부하기 때문에 주 공략지가 된다. ‘맹탕’에는 가물치가 거의 없다.

하지만 윤혁 씨는 지금처럼 갈수에 물색이 맑은 경우에는 수초를 공략해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

“가물치도 상황이 맞지 않으면 저수지 이곳저곳을 활발하게 돌아다닙니다. 연안의 수초대를 따라 움직이기도 하고 곧장 저수지 가운데로 가기도 하는데 주로 수심이 얕고 물색이 탁하며 수초나 수몰나무가 있는 곳에 많이 모입니다. 반대로 여름이 되어 수온이 올라가면 깊은 곳으로 들어가거나 나무그늘 아래로 숨는데 아무래도 오늘은 흩어진 가물치를 찾아서 여러 포인트를 둘러봐야 할 것 같습니다.”

윤혁 씨는 준비한 낚싯대에 흰색 프로그를 달고 듬성듬성 나있는 마름 주변을 노렸다. 그러자 마름 주변에서 파문이 일며 가물치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상황이 좋지 않았다. 가물치가 대놓고 자신의 몸을 드러내고 움직인다는 것은 먹이사냥을 할 의지가 없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취재 이튿날 용풍지에 재도전해서 80cm가 넘는 가물치를 낚은 김지수(김태경 씨의 둘째) 씨.

갈수와 맑은 물색의 악재를 극복하라

그래서 작전을 바꾸었다. 윤혁 씨와 나는 관리소가 있는 제방 주변을 노리기로 했고 김태경 씨는 제방좌안(좌대 맞은편 연안)을 노리기로 했다. 가물치가 어디로 이동할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함께 다니는 것보단 흩어져서 여러 곳을 노리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 결정한 것이다.

관리소 주변으로 이동하니 수초 양이 적은데다 수초대가 대부분 저수지 중앙에 있어서 포인트까지 루어를 날리기 힘들었다. 가물치 포인트라고 할 만한 자리가 겨우 한 군데 있었는데 이미 다른 가물치낚시인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하지만 입질이 없었는지 이내 낚시인이 자리를 옮겼고 프로그의 컬러를 바꾸며 한 곳을 집중 공략했다.

흰색 프로그를 던지니 듬성하게 자라있는 수초를 주변에 ‘퍽’하는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그리고 주변으로 퍼지는 파문. 순간 수초 사이에서 ‘퍽’하는 소리가 들리며 입질이 왔다.

소리가 들리자마자 윤혁 씨가 힘차게 챔질.

하지만 설 걸렸는지 프로그만 우리 쪽으로 날아오고 가물치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때 반대편 연안으로 이동한 김태경 씨에게서 전화가 왔다. 70cm가 넘는 가물치를 히트했다는 것이다. 얼른 관리실에 부탁해 배를 타고 반대편 연안으로 이동하니 분한 듯 숨을 헐떡이고 있는 가물치가 연안에 누워있는 것을 확인했다. 김태경 씨는 “입질이 예민할 줄 알았는데 이 녀석은 아주 시원하게 프로그를 가져갔습니다”라고 말했다.

▲용풍지 가물치 출조를 함께한 낚시인들.

좌측부터 윤혁, 김태경, 김지용, 김종관 씨.

지용 씨는 김태경 씨의 큰아들이며 종관 씨는 김태경 씨의 동생이다.

황성 동방지와 태안의 항각지가 유망하다

오전에는 한 마리를 낚고 현장에서 철수한 뒤 점심식사를 하고 다시 용풍지를 찾았다. 하지만 해가 있는 오후 내내 입질은 없었다. 해가 질 무렵이 돼서야 바라던 입질을 받을 수 있었다. 윤혁 씨가 관리소 주변 포인트에서 오전에 헛챔질한 ‘그 녀석(?)’을 잡는 데 성공했다. 또 김태경 씨의 큰 아들 경희 군은 상류에서 80cm 가물치를 낚았다. 모두 뿔뿔이 흩어져서 낚시를 하는 바람에 가물치를 끌어내는 박진감 넘치는 모습을 볼 순 없었지만 용풍지에 본격적인 가물치 시즌이 시작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윤혁 씨는 “이제 곧 용풍지 가물치는 산란을 시작하고 연안 수초 주변에 알자리를 만들 것입니다. 그때는 가물치낚시인들이 낚시를 잠시 쉬고 산란이 완전히 마친 6월 말부터 다시 시즌을 시작합니다. 만약 용풍지의 조황이 좋지 않다면 태안의 의항각지나 화성에 있는 동방지로 갈 것을 추천합니다”라고 말했다.

동방지나 의항각지는 지난 6월 7일에 윤혁 씨와 김태경 씨가 가물치 조과를 확인했으며 특히 의항각지에서 마릿수 조과가 가능하다고 하니 1박2일 일정으로 용풍지와 의항각지를 함께 탐사하는 것도 추천한다.

이천 용풍지의 가물치 루어낚시 입어료는 2만원이다.

내비 검색 용풍저수지

현지문의 용풍지 관리소 031-642-3447(관리실)